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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개인적으로

by 통합메일 201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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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시대에, 사회는, 군중은, 너 나 할 것 없이 말한다. “개인적으로”라고..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누구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취향에의 존중이 가져다주는 모종의 자유를 가지고 사실은 그 누군가의 취향과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망각하는 존재들이다.


잘 나가는 배우는 몰락했다. 영화란 무엇인가.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본질적인 질문이 그를 조른다.


<명량> 영화의 제목은 명량이다. 배우의 이름은 <최민식>이다. 쓰레기 같은 영화의 허수아비가 되고 꼭두각시가 되어 부역을 해야 했던 그는 결국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다. 관객들의 열광은 그리고 매스컴의 치장은 그의 죄책감과 회의를 더더욱 가속시켰다.


결국 그는 판을 엎어버린다. 배신자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위에서 꽃을 피웠다.


사회와 군중은 개인적으로 하나가 되었다. 나의 배알을 꼴리게 하는 것은 단순한 군중심리가 아니다. 그것은 위선이자 모순에 대한 것이다.


개인적 취향을 말하면서 보편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그러한 위장을 통하여 자신의 알량한 취향만큼은 끝까지 온전히 보호받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나 역시 이 가열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누구보다 비난과 비판에 능한 인간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런 행동방식을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부조화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세상에는 분명히 취향의 높고 낮음이 있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지다.


<무식에의 의지>라 할 수 있는데 사회학의 노동이론과 맞닿은 것도 같다. 이러한 의지는 생각보다 무척 수월하게 결집되며, 그 경우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결과를 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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