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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의기소침지왕

by 통합메일 201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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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지왕


배경음악은 ‘야샤 하이페츠’


우울하다는 것으로 나의 상태를 묘사해보고자 한다. 나는 심히 슬픈 인간이 되었다. 음악이라도 들으니 그나마 살겠는 걸, 하는 기분이다. 오늘 나는 무슨 일을 했는가? 한가한 토요일이건만, 아니 금요일이건만 나는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분명히 등교할 때는 공부를 향한 나름대로의 포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를 못했다. 책 한 번 펼치지 못했다. 일이 있기는 했지만 일 핑계를 대기에는 지나치게 나태했던 것이 사실이다.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에게 애써 활발한 척 보여주는 것도 지친 모양이다. SNS에 썰을 풍기면 나는 그들과 지나치게 나이가 차이났고, 지나치게 멀었다. 어쩌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렇고 그런 것이다.


그나저나 정말로 우울하다. 집에 있을 땐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롭지가 않았는데 조교서의 삶은 참으로 적잖이 외롭다. 필요한 것을 술을 한 잔 기울이며 함께 늙어갈 인간인 것 같은데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인간이 생각보다 정말 없다. 행여나 조건을 만족하는 인간은 속이 너무 능구렁이 같은 것이다.


더불어 사랑할만한 사람도 없다는 생가이다. 어떻게 그렇게 없을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해보니 그것은, 사랑의 대상이 될 법한 이들이 하나 같이 모두 다 지극히 인간이라는 것이다. 예쁘고 노래를 잘 하고, 글도 좋아하는 인간은 없다. 나조차 그러하지를 못하지만 정말 잘 없다.


실로 사랑할 가치가 드문 세상이다.


2014.05.09. 밤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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