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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시라는 것2

by 통합메일 201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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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것2


시라는 것에 대한 또다른 영감.


어디에서 얻었는지는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를 않는 것이지만, 이것은 그것이 지향하고 단 의도할만하여 결국에는 그 어딘가에서 만족하게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그냥 잔잔하게 나의 감정을 서술하기 뭣했던 것이 시작이 아니었을까. 아름답지도 않고, 너무나 투박한 솔직함에 오히려 오해와 비웃음이 되기 쉬운 이야기들을 자르고.. 다른 빛깔의 단어를 입혀서 조합해내던 것이 시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가이 든다.


그러고보니 저기에 시의 숲에서 헤메이고 늪에 빠져 허우적이는 이가 보인다. 내심 신나게 비웃고 보니 그것은 거울에 비친 나다.


그에게는 차라리 나라는 존재를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다. 그냥 알량한 추억과 자부심을 가지고 실컷 배알이 꼴리는 삶을 살아가는 게 좋았을 것이다. 비굴한 사람이 될지언정 비참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비참해지고 말았다. 쓰지 못한 것들과 쓰지 못한 것들을 맡으며 때로 하루를 헤멨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 타협을 했을 것이다. 비참의 길을 거슬러 비굴한 고향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에 대하여 나름의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것은 죄책감은 아니다. 그것은 다만 나의 감정에 솔직하게 나의 의지에 의해서만 허용될 수 있는, 나의 의욕에 의해서만 용의될 수 있는, 일말의 선의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나의 멱살을 잡으려는 순간 마음은 닫힘을 의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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