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4일. 부산-청주(마지막회:생을 여행으로 만드는 일)

by 통합메일 2015. 7. 2.
반응형
  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 0일. 떠난다
  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 1일. 청주-상주(낙동강에 합류하다)
  3.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일. 상주-대구(어맹뿌의 4대강 자전거 종주길)
  4.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3일. 대구-창원(창원에서의 첫 캠핑)
  5.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4일. 창원-부산(부산 들어가기 왜 이렇게 힘드냐)
  6.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5일. 부산(응원군) 
  7.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6일. 부산-후쿠오카(뉴카멜리아호) 
  8.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7일. 후쿠오카-후루유온천(짜릿한 경험, 고마운 사람들) 
  9.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8일. 후루유 온천-오무타(일본에서의 첫 캠핑) 
  10.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9~10일. 오무타-아마쿠사(뱃놀이+첫 게스트하우스)
  1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1일. 아마쿠사-나가시마 대교(절경이 보이는 언덕위 캠핑)
  1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2일. 나가시마-사쓰마센다이(스포크가 부러지다)
  13.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3일. 사쓰마센다이-가고시마(우중라이딩)
  14.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4일. 가고시마-카노야(사타곶을 포기하다)
  15.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5~16일. 카노야-미야코노조(귀향의 시작)
  16.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7일. 미야코노조-휴가 선파크(반갑다 충전기야)
  17.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8~19일. 휴가-분고오노(휴식)
  18.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0일. 분고오노-벳푸(온천 보다는 배산임수)
  19.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1일. 벳푸-기타큐슈(11시간50분, 120Km, 뜻밖의 고쿠라)
  20.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2일. 기타큐슈-후쿠오카(다시 원점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
  2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3일. 후쿠오카-부산(조립은 분해의 역순)
  2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4일. 부산-청주(마지막회:생을 여행으로 만드는 일)












2015년 6월 13일



눈을 번쩍 떴다.


별로 어지른 것도 없기에 신경 쓸 것도 없고..


카운터에 키를 놓고.. (건강하세요 아저씨)






부산사상고속버스터미널에서 9시05분에 출발하는 차를 타기 위해서


넉넉하게 6시에 출발했다.




대티터널을 넘는다.



이미 한 번 넘어본 터널이라 어떤 걸 조심하면 되는지 알게 때문에 무리없이 넘었다.


여행하는 동안 내 운전 솜씨가 좋아진 것도 있겠지



그래도 마지막이니 인증



하단을 향해 돌아간다.


그날 너무 지쳐 힘들어하며 부산에 들어오던 날 밤이 생각났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이 쉽다.


여유가 있고, 참을성도 생겼고, 노련해졌다.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끝을 맺을지 알게 되었다랄까..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이리 큰가..


혹은 막연한 두려움이 그토록 위험했던 걸까



이런거 보면 인도턱은 한국이 차라리 더 나은 것도 같고..


일본은 일부러라도 도로턱을 완벽하게 없애지는 않는 느낌이었다.





하단까지 다 내려왔다.


여기서 강을 따라 우회전



강변 자전거 길을 타고 달리기로 했다.




여기서 그냥 아싸리 건너편 자전거길을 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


이쪽엔 건널목 신호등이 좀 있어서..



아이고 멀다..


자전거 도로에서 만난 아저씨 한 분이 어디 다녀오냐고 하시길래 일본 갔다 돌아가는 길이라니까 대단하다고 하셨다.




이 홈플러스 뒤에 터미널이 있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정확히 2시간 걸렸다.


한 15km 되는 모양이다.


속도계가 먹통이 되었으니.. 거리를 모르겠다.







한 켠에 자전거를 잘 세워두고 벤치에 앉아서 기다렸다.


표는 전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예매를 해둔 상태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하고 다니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듣자하니 이때 부산에도 크게 번졌다고 들었던 것도 같고..



버스 타는 곳으로 나가서..


찌푸린 인상의 기사님에게 타이밍 잘맞춰서 다가가..


군대 후임이 선임에게 보고하듯이 "기사님 차에 자전거 좀 싣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실으세요"라고 쿨하게 OK하셨다.


신속한 동작으로 짐을 분리하여 자전거도 싣고 짐도 싣고 그랬다.


좁은 젤 앞 짐칸에 쏙 들어가더라.



버스 입구에 있는 단말기에 스마트폰 QR 코드를 갖다대면 저렇게 탑승현황이 반영된다.





완전 신기






여행하는 동안 구글맵 애호가가 되었기 때문에


구글맵을 켜서 GPS를 찍으니 버스가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선산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청주 톨게이트 들어가는 타이밍에 놓치지 않고 찰칵!


한 3시간 걸리는 거 같다.



도착하자마자 역시 신속한 동작으로 자전거와 짐을 내렸다.


너무 잘하니까 기사님이 좋아하셨던 듯







아아.. 사랑해마지 않는 나의 청주


드디어 돌아왔구나..




휴우.. 조금만 더 가면 집이다.



배고 고파서 돼지국밥을 먹고 가기로 한다.


그러고보니 부산에서 돼지국밥 안 먹었네 ㅋ


뭐 맛은 아니깐



그지 같은 길도 내 고향 길이니 예쁘게 보이지.






여러분 청주입니다.



오 반가운 나의 집.


1시간 정도를 달려 집에 도착했다.


첫 여행도 아니었기에.. 떠들썩하게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어머니는 매실 따러 시골 가시고 ㅋ


좋다 이런 편안함이 좋다.


부담스러운 유난보다는 편안함이 좋다.







얼른 짐을 다 빼서 빨래부터 했다.


텐트는 다음날 빨고, 옷가지들과 패니어만 빨았는데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그 다음 샤워를 하고..




그리고 이제 뭘해야 하지..


내일은 어딜가지.


내일 날씨는 어떻지?


자전거는 또 어떻게 고치지?





그제야 나는 여행에서 돌아왔다.


끝없는 다음 목적지의 연속에서 벗어나.. 그 연속이 끝나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돌아옴'을 근본으로 하는 '여행'이라는 것은 끝이 난다.




20대에 떠난 여행들에서는 이런 공허함이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이런 공허함에 좀 더 능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얻는 일이었다.





여행은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목표가 있고,


좋은 길이든, 나쁜 길이든 그곳으로 가는 길만 있다면..


그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여행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일본보다 더 무덥게 느껴지는 조용한 우리집 침대에 누워


그 숱한 감촉과 재회했다.


앉거나 일어날 때 손으로 침대를 짚으면 손목이 너무 아팠다.






'그래도 살아돌아왔구나.'


웬일인지 피식..


그리고 참을 수 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

.

.

.



앞으로도


'언제나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

.


과연 내가 그렇게 살아갈 자격이 있는 존재일까?

.

.

.

.



참.....감사한 일이다...


눈물이 날만큼..

-끝-


<그동안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기를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행 중 만난 모든 소중한 인연, 크든 작든 도와주신 그 모든 호의에도>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