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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본격 복음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 감상

by 통합메일 201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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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지 않았다 (2015)

God's Not Dead 
6
감독
해롤드 크롱크
출연
케빈 소르보, 쉐인 하퍼, 트리샤 라파쉬, 코리 올리버, 하딜 싯투
정보
드라마 | 미국 | 113 분 | 2015-04-16
글쓴이 평점  



나는 흔히 언급되는 모태신앙으로 분류될 수 있는 유형의 인간이다.


모태신앙이란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이미 믿음의 자식으로 


태어나 성장할 것으로 계획된 인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는 또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 데,


그 계획과 기대에 부응하여 독실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고,


부응하지 못하고 신을 부정하거나 끊임없는 의심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아무래도 철저히 후자에 속한다.




이것이 단순히 흔한 교회혐오주의자들의 논지대로


일부 교회가 보여주는 세속적인 일탈과 부정을 목격한 결과라면


차라리 얘기가 간단해지겠는데




많은 경우에는 어릴 적부터 접해온 교리 그 자체에 대한 무수한 의문들


논리적 비약, 모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상당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되고 적잖이 기대를 했다.


과거에 인터넷 상에서 떠돌던 '미국 대학 교수와 학생의 신 존재 증명  논쟁'을 


실사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던 것이다.





마는,


매우 실망적이었던 것은,


기독교 재단에서 제작한 건가 의심이 들 정도로..


내용이 다분히.. 선악의 잣대가 치우쳐 있으며.....


신 없이는 확고한 도덕적 잣대를 확립할 인간의 능력을 부정함으로써 결정적인 패착을 이루었다.





무슬림 가족까지 등장시켜 그 집 딸이 기독교로 개종한 내용을 보여줄 때는..


이건 종교적 차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끔찍했다.


물론 이쯤 되면 이 영화에서 말하는 신이라는 것이


그냥 절대자라든지 섭리로서의 신이 아니라,


명확히 히브리의 신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가 있게 되면서


영화를 관람하기가 매우 괴로워지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창조론과 진화론을 두고 과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주인공의 논변은


제법 흥미롭게 지켜볼만 했다.


우주 창조의 근원과 관련해서는 순환논변을 통해서 신앙이나 과학이나 공통적인 난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고,


진화론과 관련해서는 지구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인류 진화까지 걸린 시간을 따져보면 그것은 거의


순간적인 창조로 간주해도 무방할 정도의 눈깜짝할 시간이었다고 하고 있는데


아무리 순간적인 것으로 간주하려 한다고 해도


흙을 빚어서 아담을 만드는 시간에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그래도 성경을 비유적(신천지 용어라 무섭 ㅋ)인 표현으로 받아들인다면 융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야 할 철학교수는


별다른 논리적 반박도 못하고 그저


"엄마를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하나님은 우리 엄마를 살려주지 않았어!"라고


우스꽝스럽게 외칠 뿐이고...............






극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수업 부분에서


주인공의 교수에게 "당신은 하나님을 증오하나요?"라고 물을 때는...


뒤에 이어질 내용이 너무나도 뻔하게 예측이 되어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도덕적 절대성이 성립될 수 없다고 열변을 토하는 장면에서는


실로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주인공(제작자)는 신~절대적 존재가 명확히 명령함으로써만


인간에게 절대적인 도덕적 의무가 성립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인간의 존재를 관찰하고 그 존재들이 맺어내는 관계를 고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리 도덕적 절대성을 논리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철학자가 대체 몇 명인가?


물론, 논리적 유추에 따른 결함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격을 받을만한 약점이 생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히 신의 명령이라는 것에만 의존하기에는


인간이 가진 사고력이 지나치게 아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기에


나는 굳이 이 영화에서 악역을 자처하는 (매우 무능해보이는) 철학교수에게 감정이입한다.





가만 보면 내가 느끼는 모순의 핵심은,


신과 이 세상의 연결고리가 과연 존재하는가이다.


나에게 있어서 신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현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혹은 인격체라기 보다는 그저 하나의 섭리로 받아들이거나.


Good God이 존재한다면 세상은 좀 더 완벽하고 좋아져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악'에 대해서는 중세 천년 암흑기 동안 조명설이니 자유의지설이니 하는 것들로 수없이 쉴드가 쳐진 일이니 굳이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하찮은 인간인 나의 머리로도, 아직 세상은 좀 더 완벽해지고 더 나아질 여지가 차고 넘친다.


신은 나보다 더 내다보고 완벽한 존재임에 분명할진대,


대관절 어떤 의도가 있었기에 우리가 계층적 분명함을 끊임없이 확인할 수밖에 없도록


세상을 이리도 불완전하고 불행복하게 방치하는가?


(아마 나의 이러한 자문마저도 어쩌면 신의 섭리와 계획 안에서 노는 걸지도 모르겠다만)





그리 한다면 그것은 현세 기복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사후를 준비하기 위한 경배의 대상


(이럼 너무 사후보험 같은 느낌이 강해지나;;;;;; 그럼 언제부터 가입해야 하는 건데?!ㄷㄷㄷㄷㄷ)


혹은 존재의 섭리로서의 경외의 대상


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듯 하며,


인격체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그것이 오롯이 기독교인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바


'하나님'이라는 용어보다는 '신'이라는 용어를 애써 사용하려 한다.






이러다가도 3년에 한 번 정도 가위에 눌릴 때면 나도 모르게 주기도문을 외우는 김정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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