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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드 사이클)

피수말수피 첫 경험(피반령,수리티재,말티재)

by 통합메일 2015.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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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며칠전 피수말수피 후기를 적지 않은 걸 깨닫고 이건 꼭 적어야겠다 싶어 서둘러 적어봅니다.


백수생활 종료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니


모든 의욕이 제로로 수렴되고, 이따금 오금이 저릴만큼 멘탈이 후달리는 와중에


이제 또 언제 원없이 자전거 타겠냐는 생각에 드디어 피수말수피라는 큰 뜻을 품었습니다.


원래는 혼자 가려고 했는데 정말 갑작스럽게 일행이 생겨버렸습니다.


짜잔 로드 메이트는 실피드 김일봉 형님입니다.




목요일 아침 10시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신 일봉 형과 장평교에서 랑데뷰하여 달렸습니다.


저는 항상 피반령 올라가기 전에 면사무소나 슈퍼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올라갔기 때문에


으레 그렇듯.. "형 아이스크림이나 드시고 가시죠~"라고 건의를 드렸는데


형께서는 어찌 피반령도 올라가지 않고 벌써부터 휴식을 논하느냐며 길을 재촉하셨고


그대로 피반령까지 쭉 올라가서.. (이때부터 뭔가 털린 듯) 휴식을 취했습니다.


1차 휴식


아침도 안 먹은터라 다행스럽게도 이모님한테 음료수랑 찐계란을 보급받고


코오롱 파워젤이랑 물을 마셔주니 제법 체력이 올라왔습니다.


형께서는 파워젤도 마다하시고 찐계란 하나만 섭취.


다 먹기가 무섭게 바로 내려가서 수리티재로 향합니다.


수리티재 올라가기 전에는 쉴 수 없겠구나 하는 걸 자연스럽게 깨달았지요.


수리티재가 처음은 아닌데.. 아마도 두번째 밖에 안 되는 거 같아서..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또 역시 피반령보다는 착했다는 느낌이고..


하여간 수리티재도 전파탑이 있어서 저기가 정상이겠거니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차 휴식


겔겔대며 올라가니 형께서는 조용히 양갱을 씹고 계셨습니다.


평지에서는 제법 달리는 데 어찌 업힐에선 힘을 쓰지 않느냐는 꾸중을 듣고


보은 내려가서 말티재 전에 물 보급을 하기로 했습니다.


보은 읍내까지는 무난했네요.


(라이딩 내내 끌어주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3차 휴식


보은 읍내 사거리에서 물 보급하고 칸쵸 한 봉지를 나눠 먹고 말티재 고고


말티재는 처음이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힘빠져서 클빠링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헤어핀 커브를 올라가는데.. 인코스 업힐 경사도가 가파르다 보니


그때가 고비입니다.


아웃코스는 그래도 그냥그냥 올라갈만 합니다.


재활겸 해서 이따금 쉬면서 사진도 찍으며 올라가는 형과


너무 힘들어서 깜짝 놀란 제가 그렇게 같이 올라갔습니다.


멈추면 다시 클릿 끼울 자신이 없어서 이를 악물고 호흡 가다듬으며 올라갔습니다.


엄살 아녜요 ㅠㅠ 진짜예요 ㅠㅠ 처음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힘들어요.


평지는 툭툭 밟으면 고만고만하게 따라가겠는데 업힐에서는 조금만 힘 줄라고 하면 울 것 같아요 ㅠㅠ



4차 휴식


말티재 정상에서 자전거에서 내리는데 왼쪽 허벅지에 쥐가 날랑말랑 했습니다.


스스로의 운동부족을 탓하며!!


두번째 파워젤을 흡입했습니다.


(파워젤 총 4개 가져갔는데 요긴했습니다.)


업힐도 힘든데 다운힐도 힘들더라고요.


새 타이어라 부담이 적어 다행이었는데


접지력 떨어지면 위험할 듯요.



5차 휴식







보은 읍내 김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5천원짜리 순대국밥인데 만족하셔서 좋았습니다.


보은 터미널 맞은편 골목 안에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부터 피반령 정상까지 그냥 한 방에 갔습니다.


전날 잠을 잘못 잔 게 올라오는지 수리티재 넘었을 때는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자전거 잠깐 세우고 허리 좀 펴고 피반령 올라갔습니다.


이건 진짜 잠깐 세운 거니 패스 ㅎ_ㅎ


6차 휴식


피반령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보은에서부터 여기까지 한 큐에 왔다는 게 저로선 믿어지지가 않고 ㅋ


저지가 땀으로 흥건한데 뭔가 제대로 된 땀이 아니라 식은땀 같은 느낌이..




마지막 업힐이다 보니 사력을 다 해서 어찌어찌 올라가니


데로사 오너께선 정자에 누워계셨습니다.



뭔가 놀라서 송아지 눈이 되어버림


저도 허리도 펼겸 벤치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는데


오한이.. 8월에 이런 추위라니..


빗방울이 떨어져서 그랬는가 봅니다.


형도 깜빡 잠이 드셨고, "형 일어나셔야죠."라고 깨우니


천천히 몸을 일으키시곤 "음.. 피곤하구나."라고 하셨습니다.


내려와서 분평동에서 콜라 슬러시를 사주셔서 감사히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하루 쉰 다음에 오늘 피반령 타보니까 확실히 수월하네요.


평소에 친구들 끌고 댕기면서 한계를 깨라고 말하곤 했는데


저도 스스로를 자신의 한계에 가뒀던 모양입니다.




업힐포자 달고 다니시느라 고생하신 일봉 형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여러분~ 피수말수피 하세요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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