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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신을 만났다

by 통합메일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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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만났다


때로 
신을 만난다
신을 만났다
신은 늘 그곳에 있다
그가 오는 모습과
그가 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니
본적이 없으니
신은 늘 그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곳을 알지만
알지 않으며
알지 못하는
외줄 위에 나를 놓아둔 채로
이 생을 어루만져 왔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외줄이 무한의 우주로 확장되는 순간은
내가 온전한 나를 마주할 때라는 것이다
모든 것의 원인과 결과가
나라는 존재에로 수렴될 때
비로소 신은 드러나며
내가 곧 신이라는 것과
신이 곧 나라는 것을
부스러지는 입꼬리로
부여잡게 된다
시계 초침에 시선을 매단 채로
삶을 음미하는 때가 있었다
쪼개지는 순간이
영원히 회귀하고
회귀해도 좋을만한 것임을
문득 기억해내는 날에
뒤돌아보자
생이 하나의 거울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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