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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파리의 해탈

by 통합메일 201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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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해탈>

 

김정환

 

도서관 열람실에서 내가 손사래 쳐서 날려 보내고, 그녀가 다시 스매시해서 내 콧잔등에 영면하게 된 이 파리는 전생에 큐피드나 뭐 그런 존재였을까 그 큐피드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파리로 환생했으며 얼마나 더 선업을 쌓아야 다시 신들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그녀는?옷깃이 스치는 것은 몇 만 번의 인연이라는데 파리를 주고받은 인연은 대체 무슨 인연을 핑퐁 거리며 살아온 것일까 놀라운 속도로 날아가는 내 시선을 피해 황급히 은폐, 엄폐하는 그녀는 마치 죽은 듯 조용하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파리는 어느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제 날개에 묻은 내 콧잔등의 개기름을 정성스럽게 닦아내고 있었다 아 해탈이여 열반이여 그 눈부신 후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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