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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마지막 눈

by 통합메일 2013.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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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눈>

 

김정환

 

슬슬 마지막 눈이 내릴 때가 됐구나.

 

깜빡깜박.

 

엎드림 위로 쌓임이 예약되어 있다.

 

그리고는 밤과 불투명 유리창과 채 쌓이지도 못하고 창을 적시는 헤드라이트를 꿀꺽꿀꺽 삼킨다 어깨가 깨진 까치 까마귀가 돋아난다 무릎이 잘린 도시에는 레드카펫 대신 진흙의 소리가 깔린다 바야흐로 전야제다 문을 열면 입을 벌린 냄새가 서있다 뒷걸음질 치다 넘어진 나를 날카로운 추억으로 난도질한다 알고 보니 구석기 시대에 유행하던 뗀석기다 최소한 간석기나 비파형동검은 기대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까마귀들이 영혼을 쪼아 먹기 위해 기어온다 뱀보다도 느리다 기다리는 건 귀찮은 일이다 까마귀도 까치도 봄도 여름도 가을도 다음 첫 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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