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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사산

by 통합메일 201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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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산

김정환

자 여기 단어 두 개

그리움이 그립다

기억해본다

세수를 하다가 사진첩 생각이 났다

언젠간 고향의 옹달샘을 찾듯 잠시 돌아올지도 모를 이들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는 그들의 눈동자에서

말간 손이 뻗어 나오리라

박제된 시간을 더듬으리라

나는 용기 내어 그리움을 잉태한 인간이다

세면대 위로 뚝뚝 떨어지는 추억을 노려보는 인간이다

당신도 한 방울의 그리움을 품었는가

환멸의 정상에 올랐을 때 문득 혼자일까 두려워

불현듯 창을 열고 허공을 젓고 싶다

내 그리움이 아니라고내가 원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알잖아

사귀지 않아도

서로의 망각을 나눠먹은 이들은

언젠간 같은 얼굴로

똑같은 그리움을 사산하는 법이라는 걸

이 글엔 그리움도 상징도 아무것도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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