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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After christmas

by 통합메일 201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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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christmas>



비싸게 사소서
생이여
맹세컨대 나는
어느 한숨
함부로 내쉬지 않았소


태양이 트럼펫을 불던 시절에
어느 태권도 학원장은
크리스마스의 t를 강조했소


나는 그때 처음 묵음이라는 걸 알았소
찍히되 소리나지 않는 글자를 알았소
사귀되 기억되지 않는 인연을 알았소
노동자 없는 자본주의를 알았소
국민이 없는 민주주의를 알았소


물론 
나는 내가 묵음이 될 줄은,
묵음으로 태어난 인간이
나일 줄은 상상도 못 했소


얼굴 없는 거울 앞에
그래도 제딴엔 이렇게
소리 없이 온 몸으로 우는데



값을 치러주오 생이여
나는 이 화려한 하루 사이에
몇 번이고 부지런히
숨죽였던 묵음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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