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대용형이 다녀갔고, 경희와의 통화

by 통합메일 2015. 4. 20.
반응형

대용형이 다녀갔고, 경희와의 통화


대용형이 다녀갔다. 오전에 갑자기 방문을 하겠다고 전화를 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스마트폰 스카이프 영상통화 사기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까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그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냥 뭐 시시콜콜한 음담패설이나 하다가 끝마쳤다. 일단, 특강자료를 받으러 왔다는 구실을 내세웠지만 어째 그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며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더 의미있게 다가온 사건은 경희와의 통화였다. 그녀는 학습에 대하여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흠 그러고보니 아마 그녀도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가이 든다. 나야 뭐 아예 지나버린 인간인 것일까.


이래저래.. 그녀가 고백하는 불안이 나에게 스며들었다. 사실 아직 반바퀴도 돌리지 못한 인간이 알량하고 변변찮은 직업을 믿고 여유를 부리고 있는 꼴이라니 말이다. 반성이라는 말조차도 과분할 정도의 불안과 수치심이 엄습했다. 공부에의 충동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까지나 충동인 이상 그것은 역시 잡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순수지학을 지향하게 되면 지지부진하게 될 것임을 안다. 진부하지만 결국에는 중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욕구는 공부에의 동기부여가 되는 동시에 잡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순수지학을 추구하되 그것에 매몰되어서는 또 안 될 것이다.


술마시고 그녀와 나눈 이야기들이 망각되어 버린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술 마시고 그녀에게 전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아가 그것은 술 자체를 자제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어머니께서 우스갯소리로 상속 거부를 천명했다. 그것 참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현실이 되는 상상을 하니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일이다.


그 대화를 통해서 내 동생은 역시 멍청한 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돈을 버니 자연스레 작가에의 뜻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낀다.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 마음은 대체 얼마나 병이 든 것인가.


2014.07.14. 22:00

반응형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굿바이 4월 the 잔인한  (0) 2015.04.20
그러고보면 때로는 로맨스  (0) 2015.04.20
원재 돌잔치  (0) 2015.04.20
마음의 문을 닫는 일  (0) 2015.04.20
권태 혹은 겁  (0) 2015.04.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