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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7일. 미야코노조-휴가 선파크(반갑다 충전기야)

by 통합메일 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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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6일 토요일


오전 5시 30분



어제 일찍 잤더니 엄청 일찍 일어나버렸다.



오늘은 미야자키를 지나서 휴가까지 가는 게 목표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노베오카까지 가는 것


할 수 있을까?


날씨가 좋을 때 진로를 빼놓지 않으면 비가 오는 날씨에 무리를 해야 한다.



다행히 어제의 날씨와는 달리 이제 더이상 비는 오지 않을 모양이다.



이틀 동안 정든 나의 할렘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조용하고..


나답지 않게 정말 힐링을 잘 했다.



이틀 동안 노숙을 한 것 치고는 몰골이 그래도 봐줄만하다.



왼쪽의 건물이 화장실이고


오른쪽이 내가 머무른 오두막



맑은 날씨에 그러고보면 참 아름다운 곳이다.





미야자키까지는 이렇게 간다.


강줄기가 은근히 많고..


산이 많다.




그래도 구글 맵으로 지형도를 보면..


큐슈 허리춤에 있는 이 어마어마한 산맥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이다.








아침해가 빛나는~~~~~~~~~~~~~~



나쁜 길이 아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따금 또 휠에서 촉이 올라온다.



볕이 뜨겁다.




짧은 터널을 하나 넘는다.


이때가 8시..


굉장히 일찍 출발했더니 벌써 상당히 달려왔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달렸던 것 같다.


자전거 도로가 끊어지면 반대편으로 건너가서 달리고..


어지간하면 어느 한쪽에는 자전거 도로가 있었다.



'아야'라는 지명이 있는 모양이다.


미야자키/노베오카는 400m 앞에서 우회전



9시


미치노에키(휴게소) 표지판을 만났다.


그래 저기서 아침을 먹자.


그러고보니 벌써 3시간 넘게 달렸다.


진도가 빠르니 매우 기분이 좋다.



고가도로를 지나가고 다리 아래로 마을이 있고 그 너머로 학교가 보인다.



일본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이 나에게


"다이가쿠세이?"(대학생?)이냐고 물어볼 때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벌써 나이가 32인데.. 양심에 손을 얹고 대학생이라고는 못하겠고..


백수라고 하기는 싫고, 대학 조교라고 하자니 이미 퇴사했고,


에라 모르겠다 시험 붙었으니 중학교 선생이라고 하자 싶어서


"쥬우각고우 센세이데스"라고 하면


다들 "니가?"라는 표정으로 너 제대로 말한 거 맞냐고 되물어오곤 했는데


그 사정을 설명하는 게 좀 힘들었다.


'발령대기'라는 개념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600m 짜리 터널을 지난다.


자전거 통행로가 있었던 것 같다.


600m를 아장아장 걸음마로 넘으려면 미친다.



굿모닝 미치노에키



유부초밥으로 아침을 먹는데 왜이렇게 목이 메이냐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변을 보려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다시 출발하려고 자전거 짐을 점검하는데


웃는 낯의 할머니가 다가오셨다.


먼저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 떄문에 나도 반가워서 대화를 했는데


알고보니 '여호와의 증인' 포교하시는 중 ㅋ




원체 인상이 물렁물렁하게 보이는지


살아오면서 각종 사기꾼이며 ㅋ 하나님의 교회, 대순진리회, 여호와의증인 등등 즐비하게 겪었드랬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동영상을 보여주시는데 뭔가 급 피곤해져서


한국에 돌아가서 꼭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드디어 휴가가 표시된 표지판을 만났다.



이 터널을 지나서 고가도로 때문에 마을길로 우회해서 지나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꼐서 커다란 개를 끌고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고 계셨다.




개가 무섭기도 하고 해서 (개는 자전거를 보고 달려드는 개와 그렇지 않은 개로 구분된다)


벽 쪽에 바짝 붙어 그 아주머니가 지나가길 기다리니 그 아주머니도 미안했는지 멀찍이 떨어져서 지나가셨다.


지나가면서 웃는 목소리로 "큐슈잇슈데스까~?" (큐슈일주인가요?)라고 물으시길래


그렇다고 하니 "스고이 간빠떼~"하셨다.


목소리가 참 아름다운 분이셨다.



이제서야 이런 게 좀 보인다.


자전거 도로가 끝나니 반대편 길을 이용하라는 것



11시에 미야자키에 입성했다.


횡단보도는 없지만,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는 있다.



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었던 미야자키다.



오히려 도시가 이렇게 차선이 많다.


대단히 혼잡하다.



여기서 북쪽으로 좌회전해서 올라간다.




왜 찍었는지 모르겠네..


저기 붙어있는 마스크 때문에 찍었던가




자전거 도로가 참 잘 되어 있다.


횡단보도에 저렇게 컬러풀하게 자전거 통행로 설치되어 있는 거 처음 본 듯



12mm 광각이 기량을 발휘했다.


이따금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를 스쳐지나갔다.



왜 이렇게 찍히 건지 모르겠다.


후보정 과정에서 뭔가 삑사리가 난 모양이다.



때로 이렇게 아래쪽 도로를 경유해서 다시 메인도로로 올라가야 하는 경유가 생긴다.


그래도 서쪽 보다는 이쪽이 달리기는 훨씬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인데..


그냥 날씨가 좋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벼가 잘 자라고 있구나..


어머니 말씀으로는 한국은 가뭄이 심해서 농사가 큰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이따금 횡단보도를 만나면 이 노란색 장치가 있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참 동안 뻘짓을 할 수도 있다.


누르면 '오맛찌구다사이'라는 글자가 뜬다.


경우에 따라 금방 바뀔 수도 있고 복불복..



따로 마련되어 있는 자전거 통행로


노면이 매우 우둘투둘해서 천천히 천천히..



아.. 이 길로 가면 바다구나..



오랜만에 바다를 만난 것 같아서 사진 찰칵!



라이딩을 할 떄는 때로 전방의 지형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니 확실히 큰 산은 안 보인다.


이 정도면 완전히 평지에 가깝다.



수 많은 자전거들이 앞서 지나간 길



오이타 174km

노베오카 62km

휴가 42km


현재시간 2시


휴가까지 갈 수 있을까?



4시 30분


네번째 스포크가 부러졌다.


어쩐지 느낌이 오더라니..


휴.. 스포크 고치면 한 50~60km 달릴 수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스포크 두 개 부러진 상태로 100km 가까이 달려보니..


예전처럼 크게 멘탈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유가 생겨서..


'오늘 토요일인데 문 연 가게 있겠어?

그냥 설렁설렁 가다가 보이면 고치자.'라고


생각할 정도.........


대체 무슨 깡인지





어 근데 이게 무슨 행운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별로 기대 안 하고 검색을 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지금 지나갈 마을에 자전거 가게가 딱 하나 버티고 있는 것이다.


가게 이름에 '사이쿠루'라는 단어가 들어간 걸 보니 수리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듯











호오.. 운수 좋은 날인가요?



그러고보니 자전거 사진은 오랜만에 찍어 보는 것 같구나.


자전거를 세울 때도 요령이 있는데..


잘못 세우면 앞바퀴가 휠 돌아가버리고 킥스탠드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단단한 지면 위에 앞뒤의 균형을 맞추어 세워두는 게 중요하다.


물론 10번 중에 2번은 실패해서 휠 돌아간다;;






벌써 89km를 탔다.


평속이 11 이상을 찍었으니 성공한 인생 아닌가


하하하하하


최고속 34km면 굉장히 빨랐다;;




오후 5시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 자전거 가게로 찾아갔다.


안경 쓴 내 또래의 청년이 사장인 것 같았다.


"부러졌다."라는 단어가 "오렛따"라는 걸 배웠다.


스포크 맞는 게 있을라나 모르겠다..라고 하길래


나는 무조건 "시루바모 다이죠부데스"(실버도 괜찮습니다.)라고 했다 ㅋㅋ 아는 말이 별로 없으니


그러고빈 스포크 뭉치를 뒤적뒤적거리더니 은색 스포크를 하나 보여주면서


"스텐데스모 다이죠부데스까?"라고 묻는다.


스뎅? 그럼 내 스포크는 뭐죠?


그런 "스치루"(Steel)이란다..


뭔 차이가 있냐고 물으니.. 좀 약하다고 했던 것 같다.


내가 미심쩍은 표정을 짓자 신경이 쓰였는지 계속 스포크 뭉치를 뒤적이는데..


그러다가 나에게 뭐라고 하는데 못 알아 듣겠어서 번역기를 들이대며 말해보라고 했더니





번역기가 의외로 잘 알아들었다.


"아아.. 와따시가?" (아..제가요?)


바로 그거라는 눈빛으로 웃으면서 그렇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장은 내 자전거 휠을 분리해서 부러진 스포크를 빼고..


나는 가게 문 앞에 쪼그려 앉아서 사장이 아까 보여준 스뎅 스포크랑 같은 길이의 스포크를 찾았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서 사장이 놀랐다. 이런데 재능이 있는 건가!





여기 사장은 또박또박이었지만 얼마인지 그냥 입으로 말해줘서 좀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 방에 알아들었다. "센고햐꾸엔" (1500엔)



<자전거를 고치는 동안 태양광 충전기를 깔아 놓고 계속 충전을 했다.>


이틀 노숙을 했더니 정말 배터리가 모자랐다.



오후 6시


너무 쉽게 자전거를 고쳐서 기분이 이상하다.


모름지기 수리란 뺀찌를 한 3번은 맞고 고쳐야 제 맛인 법인데..


빠르게 해가 떨어진다.


오늘 휴가 도착한다면 나에게 호텔이라는 상을 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구글맵에서 camping으로 검색을 하면 캠핑장이 많이 나온다.>


바다를 바다보고 있는 저 휴가 선 파크 오토 캠핑장에 갈 생각이다.


아 저기 히가시라는 단어가 보이는 김에 방위 어휘를 짚고 가자.


동: 히가시

서: 니시

남: 미나미

북: 키타


슬램덩크에 나오는 북산은 '키타야마'가 되겠구나.




오이타 148km

노베오카 38km



달리면서 찍은 컷


오 이 사진 마음에 드네



여기도 불상이 저렇게 붉은 옷을 입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뒤에 보이는 건 약국인 모양




작은 집에 작은 캠핑카가 들어가 있다.


어떻게 집어 넣었을까 궁금했는데 지나가면서 보니 의외로 마당이 넓직하고 다른 차들도 몇 대 더 있었다.



해는 저무는데 나는 언제 도착하나요오



오.. 휴가 미치노에키가 2.5km 밖에 안 남았네!?!?!?!?




기상천외한 표지판을 만났다.


표지판에 사진을 넣었어.


스고이





뭔가 이쪽은 일출로 유명한 곳인가 보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추암이나 촛대바위 같이..





참고로 내가 살면서 봤던 가장 아름다운 일출은..


울산 일산해수욕장이다.


후배랑 같이 술 마시고 해변에서 수다 떨면서 날밤을 까다가 좀 정신이 이상한 상태가 되어


잠이 들었던 건지 그때 마침 술이 깼던 건지 모르겠는데..


눈 앞에 펼쳐진, 하늘이 불타는 듯한 색깔의 하늘을 보고..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영화 찍어도 될 것 같은 정말 아름다운 어촌 도시



거의 다 왔다는 삘이 강하게 든다.






어 근데 가다가 자전거 도로가 날 이상한 곳으로 데려 간다.


높은 다리에서.. 아까 본 그 어촌 마을로 나를 다이렉트로 끌고 감 ㅋ


이런 길은 또 처음임..


다운힐을 하면 곧 업힐을 해야 할 게 뻔해서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길이 너무 재밌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내려갔다.












요래요래 가라고 안내판이 있었다.


요래요래 고쿠도쥬고로 돌아가시라



그리고 드디어 만난 휴가 미치노에키


시간은 7시




아까 그 어촌마을 다음 블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로 앞이다.



휴가 산 파쿠, 라고 써있다.



이거요?


여기서 캠핑을 해볼까 생각을 1% 정도 했는데


완전히 국도변이라 무리무리




미치노에키 영업 시간도 끝났고.. 좀 쉴까 해서.. 화장실도 갔다가 벤치에 앉아 있는데..


휴게소 뒤쪽에서 뭔가를 숨겨서 나오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눈이 마주쳐 버려서 버릇대로 목례를 했는데..


그리고 인사를 한 김에 여기 캠핑장이 있지 않느냐고 길을 여쭈었는데.. 말이 잘 통하진 않은 듯..


그냥 그렇게 대화를 끝내려는데.. 내 눈치를 살피시더니.. 조금 경계하시는 눈빛으로..


"타베루?"하면서 생선도시락을 내미셨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프던 차인데.. 휴게소도 문을 닫아서 난감하던 차에 정말 감사감사.


무려 5천원짜리 도시락이다.


돈을 드리면 먹을 수 있냐고 여쭈니, 돈은 필요 없다고 한다.


아마도 휴게소에서 유통기한 지난 도시락을 가지고 나오신 모양이다.


유통기한 확인하라고 손으로 짚어주셨다.


감사하다고 넙죽 인사를 드리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쉬크하게 사라지셨다.











환타를 뽑아서 같이 먹었다.


살짝 비린 맛이 있었지만 맛있었다.







자 이제 캠핑장을 찾아 가야 하는데..


분명히 코앞인 것 같기는 하다..


휴게소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자마자 캠핑장 표지판이 좌회전을 알렸다.


구글맵에서는 분명히 쭉 더 직진하라고 하고 있는데.. 의심스러웠지만.. 아무튼 좌회전을 했다.


그런 다음에 한 500m 정도 들어갔던 것 같다.


날은 또 어둑어둑해지고.. 뭐가 이렇게 깊나 싶어서(길은 좋았다.) 엊그제 미야코노조 캠핑장 생각이 또 리플레이 되고 ㅋ


그러닥 맞은편에서 걸어나오는 중년의 부부가 있어서 말을 여쭸다.




"아노 스미마셍, 고꼬니와 캰핑구와 아리마스까?"


두번째에 알아들으시고는 있다고 있다고 쭉 가라고 하셔서 너무 좋아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니


"강꼬꾸징데스까?"라고 물으시길래


"하이 강꼬꾸데스~~~~~~!!!!"라고 반갑게 대답하고 콧노래를 불러 캠핑장에 입성


(내가 너무 좋아해서 그 분들도 웃으심)


(진짜 거기서 조금만 더 오면 됐다.)




들어가자마자 한바퀴 정찰을 했다.


아까 그 중년부부 이외에도 두~세 팀 정도 더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이 가족단위


관리인은 이미 퇴근하고 없다.


처음에는 모기가 싫어서 그냥 보도블록이 깔린 주차스팟 위에 텐트를 쳤는데..


사진에 있는 저 기둥에서 전기를 쓸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얼른 저 옆으로 옮겼다.




파란색 : 관리실

빨간색 : 화장실

노란색 : 내 텐트

연두색 : 설겆이 장소


나머지 집들은 펜션 같은 느낌의 건물이었다.


다 좋은데 딱히 샤워할 곳이 보이질 않아서.. 그냥 화장실에서 최대한 머리 감고..상체에 물 좀 바르고


텐트로 돌아와서 예전처럼 물티슈 샤워를 했다.


물티슈 챙겨가길 잘 했다. 초반엔 쓸 일이 없었는데 후반에 캠핑 자주하면서 요긴했다.




오늘 하루 일본에 와서 드디어 100km 넘게 달렸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 만족


이 정도면.. 한국에서 가벼운 자전거로 200km 달린 수준이랄까.. 아침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달렸다.


다만 손목이 아작난 느낌이 강해서 또 걱정이다.


내일 잘 달릴 수 있을지 걱정.


사타구니도 어김없이 쓸려서 걱정.





그래도 그냥 가장 좋은 것은 전기를 쓸 수 있다는 점.


몰랐는데.. 캠핑장에 있는 기묘하게 생긴 콘센트에 돼지코를 끼우면 그냥 전기를 쓸 수 있다.


어제 묵었던 미야코노조 캠핑장에서도 그런 콘센트가 있었는데..


어차피 비가 와서 끼워볼 엄두는 못냈지만..


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간 배도 부르고, 누우니 편하고, 전기도 바로 옆에 있고..


참 좋다.


아직 후쿠오카로 돌아가려면 상당히 먼 거리가 남았지만..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책 같은 건 펼칠 생각도 못하고


내일 달릴 루트를 점검하고 이어폰을 꽂고 잠이 들었다.


내일은 오이타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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