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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연애>
김정환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에는 막걸리처럼 연인이 아쉽다 사실 꼭 막걸리가 아니라도 동동주 같이 곡주기만 하면 된다 아니 하다못해 소주라도 좋겠다 그렇게, 기억하기 힘든 이름을 가진 술집에 마주 앉아 흘러내리는 세상을 바라보다 불현듯 여관으로 스며들어 최후의 섹스를 하고 싶다 그 한 모금의 공존과 하룻밤의 꿈으로 이 세상과 60 몇 억 쯤 된다고 하는 인류를 구하고 싶다.
비가 내린다 따박따박대는 비가 멈추지 않는다 그 비를 맞은 육신이나마 부지하고 있음이 다행인 것을 나는 나의 연인에게 나직하게 고백했다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무너짐을 바라보는 연인 뭉개지는 세상의 눈동자에 어떤 표정이 비칠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연인이 있으면 좋겠다 나는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어느새 빗물이 되어버린 나의 혀를 씹어 마셨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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