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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메탈리스트 빅토르 안, 안현수가 흔드는 러시아 국기

by 통합메일 2014.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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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동메달' 안현수, 8년만에 올림픽 메달..이한빈 6위



2014년 2월 10일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빅토리 안, 러시아로 귀화한 대한민국의 쇼트트랙 스타 안현수가 동메달을 땄다. 이 결승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이한빈은 6위에 그쳤다.


올림픽 전부터 안현수는 세간의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을 버렸다는 질타와, 그럴만한 사연에 공감이 간다는 감정이 묘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는 인상이고,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여론은 안현수에게로 기울었다. 아직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그 때문에 귀화까지 감행하게 된 그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지만,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고, 짐작이 확신이 되면서 그에 대한 동정은 응원으로 자라났다.




TV중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이한빈을 응원하다, 안현수를 응원하다, 이한빈이 메달권에서 영영 멀어지고 세 명의 선수가 결승선에 이르기까지의 그 몇 초 동안 중계진도, 나도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응원했다.


금메달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동메달이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 선수가 뒤쳐진 순간, 국민들은 자유를 얻었다. 국적의 사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마음 놓고 안현수를 응원할 수 있는 자유를 말이다. 만일 이한빈이 끝까지 메달권에서 안현수와 경쟁했더라면 국민들은 끊임없이 알 수 없는 감정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아마 그랬다면 많은 국민들은 국민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게 이한빈을 응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때까지 대한민국 쇼트트랙을 욕하고 안현수를 응원하던 국민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어떤 의무감이나 죄책감 같은 것 때문에..

하지만 그런 자유는 오래 가지 않았다.


사진판독을 통해 은메달인지 동메달인지 결정되기도 전에 그는 러시아 국기를 등에 짊어졌다.


러시아 국기를 휘감은 그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 나는 가슴 한 켠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상하게도 손기정이 생각났다. 손기정과 달리 안현수는 본인의 의사로 러시아 국적을 선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손기정이 생각났다. 그의 모습이, 그의 마음이 어딘지 모르게 손기정의 그것과 많이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믿음이 들었다.


오지랖일지도 모른다는, 감정팔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것은 엄연히 외면할 수 없는 감정이다. 믿음이다. 


자신의 꿈과 조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요구에 직면했을 때, 전자를 택한 그를 나는 함부로 비난할 수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존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고, 그런 생각의 연장선 위에서 그의 심정을 어렴풋하게나마 더듬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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