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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단상

by 통합메일 201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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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 노란리본처럼 꼴보기 싫은 게 있나 싶다. 기적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는 이미지들이.. 사고 발생 3~4일 째부터 갖은 플픽(프사)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5~6일 째부터 노란리본을 프로필사진으로 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쯤 되면 그건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냥 유행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다. 기적도 기적 나름이다.


개인적으로 내심 세월호 참사는 적잖은 아픔이지만, 이 사회가 얼마나 빨리 잊는 주체인지 알기에 유난 떨고 싶지 않다 . 바라옵기는, 이번 사건이 국민들로 하여금 합리적 애국심을 갖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나는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는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는 나의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옳다. 물론 현실은 정반대이고, 그렇게 정반대로 생각하는 인간들이 상당하다. 오히려 국민이 국가의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인상이고, 필요 없는 국민, 중요치 않은 국민이라면 별 아까움 없이 버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는다.


활발한 국민들의 봉사정신을 칭찬하는 언론과 그것을 보며 흐뭇해 하는 국민들을 보며 이 나라는 글렀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TV에 나온 아저씨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했지만, 나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민족의 오지랖 정신은 인정하되, 그러한 민족이 국가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면 그런 역할을 국민이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인데, 국가는 그런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민들은 그런 역할을 국가보다는 국민에게 기대하고 있다. 끼리끼리 잘 논다는 인상이다.


신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복신앙은 정말 할짓이 못 되고, 해선 안된다는 신념이 더욱 확고해졌다.

혹은 신에 대한 정의를 달리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드는 것. 다시 말해서 신은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생각처럼 그렇게 절대적인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혹은 그냥 아름다운 섭리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현실이 이러할까. 그저 사람의 마음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섭리가 '신'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만재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최선일까. 아니 그것을 감히 '최선'이라고 할 수는 있는 것일까?


긴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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