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말 즈음..
검경의 카카오톡 검열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정부가 반정부세력에 대한 수사를 위하여 국민 메신저라고 까지 불리우는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을 한다는 의혹
사실이야 어떻든 간에 네티즌은 불타올랐다
그리고 이제 대안 메신저를 찾기 시작했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외면하고 구글을 선택하는 것처럼
해외 메신저로 갈아타자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의 결과 선택을 받은 것이 바로
telegram이다.
문자, 사진, 문서 등을 암호화해서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암호화라는 말이 참으로 인상깊게 다가온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맥, 윈도우 버전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카카오톡 윈도우 버전 만큼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다.
구글플레이에 적힌 한국인들의 리뷰를 보면 확실히 정부의 검열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손꼽히는 국내 커뮤니티 SLRclub에서 텔레그램으로 검색을 한 결과이다.
20페이지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런저런 커뮤니티에서 하도 텔레그램을 외쳐대길래..
보다보다 지쳐서 (사실 유난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번 깔아봤다.
위 그림처럼..
일단 대화는 없고..
우상단 메뉴버튼 눌러서
contacts 들어가보면 자신의 주소록에 있는 전화번호 중에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이렇게 말이다.
나의 경우
10명 정도 있던 것 같다.
나의 인맥 중에서 텔레그램을 설치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사회적 의식(좌우회색불문), IT소양, 소신
등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마지막에 쓰인 소신이라는 것은 다분히 가치중립적인 언어이니
혹 텔레그램 깔았다고 스스로를 소신있는 이라고 '자부'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소신이 어떤 소신인지가 중요한 거지 그냥 소신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란 말이다.
사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아서 김이 새버렸다.
내가 보기에..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을 대신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언어
현재 텔레그램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English를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일본어나 중국어에 능통하면 그걸 써도 될 것이고.
물론 인터페이스에 국한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모든 세대가 텔레그램이라는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문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50대 이상의 사용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아, 그러고보니 이 부분은 한글패치로 해결이 가능할 것 같다.
더불어, 현재 마켓에는 한글버전과 영문오리지널버전이 따로 있는데
이 두 개가 서로 개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으니 유념하도록 하자
2.진입장벽(익숙함과 낯섦)
현재 카카오톡에 익숙해져 있는 이 상황 자체가 또 하나의 장벽이 된다.
특유의 색감과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사용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이상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쉽사리 놓지 못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에는 어렵게 겨우 익숙해진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다른 것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상당한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것이 뻔하다.
또한 카카오톡이라는 메인저는 이미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념형으로 자리 잡아 버린 느낌이 있다.
이를테면 그것이 지나치게 우리에게 익숙해짐에 따라서
카카오톡으로 통일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스마트폰 메신저라는 것은 의당 카카오톡과 같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무의식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카카오톡과는 다분히 상이한 디자인을 지닌 텔레그램이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 할 것이다.
3.필요성의 불감
또 다른 문제는
지금 몇몇 사람들로 하여금 카카오톡을 버리고 텔레그램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동인이라 할 수 있는
정부의 검열로 인한 정보보안 취약성의 문제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러한 소식 자체를 접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접한다 하더라도 믿지 않을 수도 있으며
믿는다 하더라도 그 심각성의 정도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심각성의 정도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메신저를 바꿔야 할 정도의 심각성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언급한 것만 해도 몇 번의 장벽을 넘었는가
답답하다 생각하겠지만
혹자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잘못을 하지 않으면 검열당하는 게 뭐가 두려운가?
자유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적절한 사고는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의 오류를 지적하고자 하는 인간이라면
그와 같은 사고 역시도 엄연히 이 사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4.기술적인 문제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아니 뭐 사실 '기술적'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것이지만..
이 땅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못하는 인구가 상당하는 점과 관련되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이 사실 나의 어머니나 아버지와 많은 관련이 있다
나의 아버지는 아직도 피처폰을 사용하고 계시고
나의 어머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긴 하지만 그리 잘 활용하진 못하신다
이를테면 어플리케이션 같은 것들을 스스로 설치하는 것에 서툴다
물론 내가 설치해 주면 된다
하지만 귀찮다
설로 만나서 대화하기도 힘든 실정에
애써 만난 자리에서 어플리케이션이나 깔아 주고 있는 모습은 상상하기가 힘들다
세상에 많은 효자들이
부모님께 스마트폰을 사드리고
몇 시간 공을 들여 초기 세팅을 해서 쥐어드리면
하루가 멀다하고 지우고 꼬여서 도와드리게 된다
하지만 점점 귀찮아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기술적인 문제가 그렇다
5.타이밍
카카오톡은 단순히 그 디자인이나 성능적인 측면만 가지고 업계를 통일한 것은 아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엄연히 메신저 어플들의 춘추전국시대를 제패한 존재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하기까지는 춘추전국시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춘추전국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태평성대라고 하는 게 어울릴 것이다
전국을 평정한 진시황의 경우 그 치세가 길지는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일말의 의문이 남기는 한다
그 당시의 사람들도 진나라가 영성하리라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으로서는
몇몇 사용자들이 그토록 텔레그램을 부르짖는다고 해서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의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기엔 이미 체제가 단단하게 고착되어버렸다
친구들, 가족들, 업무용으로
카카오톡은 이제 우리들의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결론은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의 이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을 바꿀만한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나야만 한다는 게 될 것 같다
자 기다려 보자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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