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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축시2

[결혼식축시]오래된 술집 오래된 술집 어디 갈까 하다가 머뭇거리는 걸음 끝에 마지못해 밀어젖힌 유리문 저편으로 그리움 담을 그릇이 태어난다 때로 그것은 보잉 737 언젠가 한 번은 스쳤을지도 모르는 이들과, 돌아갈 수 없어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들을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며 우리의 이야기는 거짓말처럼 이륙하곤 했다 어디까지 날아갈까 이제는 땅 딛고 살고 싶어 낡은 엔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우리는 숱하게 또 비행했다 그러다 때로는 담배 끝에서 흘러나오는 구름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도 이런 술집과 함께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일이 아닐까 여기서 바라보는 뭇 풍경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염없이 불투명한 1초 뒤와 주머니 속에 구겨 넣은 고민들과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서러움, 끝내 사랑할 수 없던 사람들까지 마지막 비.. 2013. 12. 12.
[결혼식 축시]잘 늙을 수 있을까 땅이 도처에 봄을 뿜어 올린다기억해 이 순간우리의 생에 깊이 팰 운명의 전환점을몇 번이고 쓰다듬어질 우리의 모습을 이렇듯 특별한 하루의 꼬리를 물며물끄럼한 시선, 봄의 그림자를 낚고당신이 담긴 눈동자에 부연 떨림이 일 때가 있었다 여보언젠가 이렇게 불러볼 텐데우리는 잘 늙을 수 있을까한 겹씩 늘어나는 생의 턱을 딛을 때마다오늘과 같은 광명과 재회할 수 있을까 여보사실은 무척 쑥스러운데우리는 잘 늙을 수 있을까삶에 고인 투명함에 허우적거릴 때마다우리는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여보이젠 정말 용기 내어 불러본다우리는 잘 늙을 수 있을 거야괜찮다는 말, 힘내라는 말이질량을 잃고 우주의 미아가 된다 하여도 언제든 손을 뻗어 서로의 꿈을 맞잡고하염없이 그리운 나날의 추억,그날의 볕들에 문득 고개를 들면눈이 ..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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