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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7

[시쓰기]"부질없다"는 한탄의 상대적임이 가진 절대성에 괴로워 한 적이 아마도 있었을 법도 하지만 아닌 것도 같은 어느 물괴기(활어)의 밤 "부질없다"는 한탄의 상대적임이 가진 절대성에 괴로워 한 적이 아마도 있었을 법도 하지만 아닌 것도 같은 어느 물괴기(활어)의 밤 심연의 바다 속에서 내려다 보는 하늘은 해발 0.1mm의 아찔함이다 기억을 물들이는 피멍처럼 시퍼렇고, 화끈했지 싶은 사랑처럼 눈부시지 투명한 별빛에 아리도록 빽빽한거야 그곳을 나는 늘 등져 버릇했다 "어차피 밤이 되면 존재하지 않는다!" 하늘도 별도 나도 너도 하얗게 지새운 어제와 오늘 사이처럼 하악하악 나는 부레로 외쳤고 기나긴 밤의 해저를 기어다니며 보글보글 나는 아가미로 울었다. 하늘도 별도 나도 너도 사랑도 추억도 시작도 끝도 사라지질 않았다 잠들지를 않았다 2013. 11. 26.
[시쓰기]하얀 나비의 도시 하얀 나비의 도시 밤이 사산한 도시에서 나비는 가장 크고 아름답다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농부는 도시의 자갈밭에 잘게 갈린 발바닥을 끌며 하얀 하늘 밑을 헤멘다 잃어버린 어둠과 축축한 불안을 찾아낸 고양이들은 다른 무리가 냄새를 맡을 틈도 없이 모든 것을 살라버린다 그 붉은 혓바닥은 도시에서 가장 귀한 것이다 간디의 옥수수를 꿈꾸는 아이는 창 밖의 허연 하늘이 움직이는 것을 봤다 그것이 꿈인지 생시인지는 시간조차 알지 못했다 위에서부터 탈색되는 도시는 이윽고 꾸벅꾸벅 졸음에 기댔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아지랑이로 피어오를 때 분명 나비는 그때서야 서서히 날아오른다 2013. 11. 26.
[시쓰기]아침고향 아침고향 아침 일찍 일어났다 너무 오랜만이라 고향에 돌아온 것 같았다 고향과 정오 고향과 오후 고향과 저녁 아침에 서있다는 건 흐르는 강과 눈을 맞추는 일이고 그리움의 여유를 갖는 일이며 다가올 저녁과 싸울 힘을 모으는 일이다 세 끼를 꼭꼭 씹어 밥에 새긴 내 잇자국을 삼켜 어두워지는 순간의 틈새와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다시 당신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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