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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각

요새 애들 무식한 건 둘째치고 문장 읽는 능력이 전혀 없는 것 같다.

by 통합메일 201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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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심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토론을 했다.

발제를 한 입장에서 내 글 읽고 공격해 들어오는 이들에게 예를 갖춘다 생각하고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대답을 하기는 했는데 참 힘들었다.


논설문에서 사용되는 논리의 기초 중의 기초 중의 기초 중의 기초 중의 기초 중의 기초 중의 기초는 "근거"다.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근거는 뭐 애기들이 말싸움하면서 외쳐대는 "팩트"를 말하는 게 아니라, 문장의 형식과 구조의 측면에서 볼 때 주장의 다음에는 어떻게 되든 "~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는 근거가 붙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런 주장은 그냥 <빈칸>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반박을 하는데 일단 그런 근거가 안 붙은 문장이 있고 ㅋㅋ 아 진짜 웃기도 않는다. 감상문 쓰는 것도 아니고. 장난질을 하나.


나아가, 문장에 학자 이름 좀 언급했다고 아는 척을 한다느니, 뭐라느니.. 아니 시발 지가 무식한 건 생각 안하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듣는 얘기를 자기가 못 알아듣겠다고 나한테 따지면 나는 그럼 매번 주장을 할 때마다 서양 철학사 전체를 가르치면서 싸워야 한다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무식하면 공부를 할 생각을 하고, 자기가 어리거나 사정이 안되서 공부를 못하면 조용히 눈팅이나 하면 되실일인데 내가 아는 이론을 썼다고;; 그게 또 무슨 내가 엄청 변방에 있는 학자들 쓴 것도 아니다; 검색하면 뉴스 기사에도 나오는 학자들 가져다 쓴 거고, 얼마전에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였던 센델 쓰고 뭐 그런건데 거기다 대고 ㅋㅋ


가장 심각한 것은 문장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지멋대로 짐작해서 공격해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들의 특징 중 하나가 '이분법적 오류'에 골수가 뿌리 박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틀 밖에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 양 쪽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 중간 어디쯤에 나의 논지를 놓으면 그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그냥 자기가 유리한 쪽에다 내 주장을 가져다 놓고 쓰지도 않은 내용을 써서 공격해 들어온다. 그러면 나는 또 예를 갖춘답시고 조근조근 "그런게 아니라, 이러이러하다는 겁니다."라고 하면 또 지멋대로 생각하고. 진짜 이러면


거기다가,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읽기가 힘들다느니, 뻘글을 어렵게 쓰는 재주가 있다느니. 아니 지들 문장이 아름답지 않은 건 생각도 안 하고; 인문학적 레포트는 몇 개나 써봤으며, 소설을 몇 개나 써보셨는지 묻고 싶었다. 굳이 인문학적 레포트 운운하는 이유는 해당 이슈가 이과적 주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장의 구체성을 높여서 이해도를 높이고, 말 꼬투리 잡힐만한 구실을 제거하려면 수사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문장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건 문장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면 얼마든지 분리해서 볼 수 있는 것인데 그 정도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논쟁의 장에 나오려고 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말이 어렵다고 불평들 해댔지만 사실은 꼬투리 잡을 구실이 안 보여서 답답하셨던 거겠지.


"무식한 새끼들은 어떻게 해도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막기가 힘들다.


내가 군중에 대한 혐오는 있었어도. 미계몽자에 대한 혐오는 크지 않았는데..


힘들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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