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어머니로부터 오늘이 당신의 생신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축하드려요"라고 말로만 축하했다가는 백수라는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푸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뭔가를 해보기로 합니다.
자 우선은 파리빵집에 가서 치즈케익을 샀습니다.
덕분에 통장잔고가 270원을 기록하게 되는군요. 앞으로 이런 일은 두번다시 없을 줄 알았는데.
그리고는 미역국이라는 것을 한번 끓여볼 요량으로 미역국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합니다.
미역, 조선간장, 마늘 다진 것, 소고기 등등이 필요하군요..
집안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 같습니다. 소고기만 빼고요.
우리 집 냉장고에 소고기 따위는 없단 말입니다.
결국은 먹다 남은 삼겹살의 잔해들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미역국에 돼지고기를 넣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 보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기저기서 다 말리는 글들 뿐이군요 ㅋ
그래도 마지막에 손질을 잘해서 넣으면 먹을 만하다는 글이 있길래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고기를 해동시킨 다음에 최대한 소고기틱하게 만들기 위해서 칼을 사용하여 비계를 제거합니다.
붉은 부분만 남기는 거죠. 이런 정성어린 작업을!!
그 다음에는 미역을 불리고, 냄비에 고기와 참기름 마늘다진 것을 함꼐 볶고. .그러다가 미역을 넣어주고..
뒤적뒤적 해보는데 엄청 지저분해 집니다.....
그럼 이렇게 되는군요.... 김이 모락모락나길래 너무 볶으면 안될 것 같아서 물을 부어줍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때가 문제였군요.. 너무 일찍 물을 부어 버려서!!
아무튼 물을 부었으니 어지간히 끓이다가 숟가락으로 맛을 한번 봤습니다.
이건 미역 비린맛은 나긴나는데 뭔가 엄청 싱거운 듯 한 기분입니다.
정말이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런 맛이 납니다.
잠시 고민해보고 역시 간장이 덜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조선간장의 2차 투입을 진행합니다.
"콸콸"소리가 잠깐 났던 것 같네요. 아 너무 많이 넣었습니다. -_-;
다시 간을 보니 이번에는 조선간장 냄새가 진동을 하고 엄청나게 짭니다.
음 일단 좀 끓여보기로 합니다. 점점 엄마가 해준 미역국의 색깔과 비슷해져가고 있었거든요
가만히 끓이니깐 왠 거품이 이렇게......
뭔가 불길합니다.
걷어낼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냅두기로 합니다.
어쩔 수 없지요 제가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두껑을 덮고 컴퓨터를 한바탕 하고 오렵니다.
다녀 왔습니다 김을 내뿜으며 신나게 끓고 있습니다.
간을 봤습니다.
아 예....
역시 짜네요.... 그것도 상당히 짜네요...
인간의 몸의 70%를 이루고 있다는 물을 붓습니다.
콸콸....이렇게 부어도 저 짠맛을 다스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결국에는 어머니가 귀가하셨고.....
아들이 만들어놓은 키메라 같은 미역국을 보시곤 기특해 하시며 수습하려 하셨으나
결국에는 그 짠맛을 다스리지 못하시더이다.
ㅠㅠ
돼지고기는 어느새 잊혀졌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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