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공인인가? 그들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기준은 온당한가?
<소개글> 독립 이후 사회의 저변에서부터 시작된 연예사업은 어느덧 상당히 큰 시장으로 성장했고 연예인들이 대중들에게 선망의 직업으로 자리 잡은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저지르는 각종 범죄 소식 역시 우리들에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 되어버려서 이제는 연예인 관련 사건을 뉴스에서 보게 될 경우 우리는 충격보다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 정도에 그치는 수준의 동요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 즉 우리들은 연예인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하여 심각한 질타를 보내면서도 사실 그 내면적으로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 상당히 익숙해져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대중들 사이에는 과연 그러한 연예인들의 범죄를 어떻게 바라봐야만 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공인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쉽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때문에 이 글에서는 과연 연예인들이 공인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들에 대한 가치기준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목차> 1.들어가는 말 2.공인의 정의 3.연예인은 공인인가? 4.맺는말(그들에 대한 우리의 가치기준) |
1.들어가는 말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일종의 선망의 대상으로 간주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사회의 역사라는 것을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그 나이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생각해볼 때 조선시대는 물론 구한말만 하더라도 연예인이라는 것은 하나의 제대로 된 직업으로 여겨지지 않았고, 연예인이라는 것은 기생들에게나 기대되는 역할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제대로 된 직업으로 인정되기 시작하고부터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들이 일으키는 각종 스캔들과 더불어 그들이 일으키는 각종 범죄였다. 스캔들의 경우에는 다분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버릴 수 있겠지만, 음주운전이나 마약, 혹은 음란물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그것을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해버릴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그것은 사회적 문제로 간주되게 되고,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된다.
물론 세간에서는 일종의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고위공직자들이나 재벌들의 범죄 및 비리를 무마시키기 위해서 연예인들의 범죄를 터뜨림으로써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심심찮게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미성년자 성매매를 한다든지, 마약을 복용한다든지, 도박에 빠지게 된다든지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대중은 그전까지만 해도 그들에게 보내던 선망의 시선 대신에 강한 경멸과 배신의 눈초리를 던지게 된다. 언론은 놓치지 않고 그러한 연예인들의 사정을 파고든다.
문제는 대중이 그들에게 보내는 그러한 시선이 단순히 일종의 배신감에서만 기인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다. 즉, 대중들이 그들의 범죄에 대해서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라고 한다면 대중들이 알게 모르게 그들에 대하여 공인이기 때문에 더욱 더 엄격한 도덕적 혹은 법적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 따라서 내가 보기에 우리 사회에서는 “연예인은 과연 공인인가?”에 대한 논쟁이 은은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연예인이 공인인가 아닌가에 대하여 이따금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많은 이들에 그에 대하여 제대로 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공인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고 연예인은 과연 공인인지 아닌지 그리고 그에 따라서 우리는 연예인에 대하여 어떤 가치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2.공인의 정의
연예인은 공인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공인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인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서 사전적 의미를 검색했다. 일단 국어사전적 의미는 공인(公人)이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언뜻 봐서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떠오르게 마련이고 따라서 연예인은 당연히 공인이라는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필연적이고 전파라는 공적 자산을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직업을 유지해나간다는 점을 생각해볼 대 그들이 전적으로 공인이라는 범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국어사전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비교적 융통성이 있는 위키백과 사전의 뜻풀이는 다음과 같다. 즉, 공인(公人)이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서 그에 대한 품평과 비판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허용되는 인물을 말한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뜻풀이를 보면 더욱 더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판가름이 어려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정의에 의하면 연예인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고 그에 대한 품평과 비판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허용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또 어떤가? 네이버 국어사전의 우리말 바로 쓰기라는 코너에는 누군가가 올려놓은 질문이 있다. 바로 ‘공인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서 질문합니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로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뜻하는데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에게도 공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는 것인지 궁금합니다.’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사전에서는 '공인(公人)'을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공적(公的)'을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또는 그런 것'으로 뜻풀이하고 있는데, '공인'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분명하게 범주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가리켜 '공인'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그것이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공인'의 뜻풀이에 비춰 볼 때에는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하여 모두 '공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꼭 알맞은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역시 시원하고 명쾌하게 떨어지는 답변은 아니다.
3.연예인은 공인인가?
이와 같은 사전적 의미를 고려해볼 때 결국 공인(公人)이라는 개념이라는 것이 언어의 변천과정 속에서 칼로 예리하게 잘라질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 범주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에 따라서 그들은 공인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의 논의를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그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들은 과연 공인인가 공인이 아닌가? 그에 대한 나의 결론은 그들은 공인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그들은 전파라는 공적자산을 사용하여 자신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소개하고 판매한다. 대중에게 스스로를 각인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상품가치를 올리고 CF나 드라마 등에 출연함으로써 출연료를 받게 된다. 전파라는 공공재를 독점함으로써 얻게 되는 가치 그것은 누군가 그들에게 그러한 공공재를 독점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권위를 부여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것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공공재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공공재의 주인이라면 그것은 결국 대중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지향하는 논의가 연예인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전제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을 고려해볼 때 그들은 공인이로 간주되어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4.맺는말(그들에 대한 우리의 가치기준)
자 이제 우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각종 매체를 통해서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유명인사인 연예인들을 공인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로 정의내릴 것이다. 그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그들이 전파라는 공공재를 통하여 자신의 생계를 이어나가고 자신의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일반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찰해 볼 때 과연 우리는 연예인들의 범죄에 대해서 어떠한 가치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 물론 굳이 말하지 않아도 현재 우리 사회의 대중은 연예인들의 부도덕한 행위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하여 일반인이 그러한 일을 저질렀을 경우보다 더욱 더 큰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것은 대중들이 그들에 대하여 더욱 더 엄격한 도덕적 법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이것은 상당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실제로 상당부분 맞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확대되어가면서 일부 대중들의 경우에는 엄밀하게 따져볼 때 연예인들이 공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리할 정도로 엄격한 도덕적 혹은 법적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들의 그러한 주장을 접함에 있어서 나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있어서 공인이 부담할만한 그에 상응하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그 누구도 자신의 능력이 허용하지 않을 만큼의 책임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들이 전파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있어서, 그리고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있어서 그들은 분명히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당연히 공인이라고 분류하기에는 그들은 그만한 능력을 가지지 않고 있다. 즉,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 그들이 거친 과정 중에는 공인이 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도덕적 소양이나 법적 지식에 대한 교육이나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제로 그들 중 일부는 그러한 측면에서 공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후자들의 주장을 매몰차게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에게 일반인보다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물론 잘못된 것은 그들에게 제대로 된 준비를 시켜주지 않고 또 아무런 검증과정도 시행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일반적인 잣대를 들이대거나 심지어 보다 너그러운 잣대를 적용하게 된다면 그러한 잣대는 모방범죄를 낳거나 사회 전체의 도덕적 경각심이나 도덕적 기준 혹은 민감도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 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들은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바 그들은 비록 부도덕한 행위를 책임질만한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대중을 위하여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라고 해서 마약이나 병역비리에 대하여 일반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거나 혹은 더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회적 비난은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처럼 연예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세대의 경우에 있어서는 저들도 얼마 안 되는 처벌을 받으니 나도 그렇게 해도 상관없겠지 하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를 통하여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연예인들을 데뷔시키거나 육성하는 과정에 있어서 도덕적이며 법적인 소양을 기르고 또 검증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그저 대중이 원하는 겉으로 화려한 모습에만 치중하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된 도덕적 소양을 가진 연예인을 육성해낼 수가 없다. 물론 연예인들에게 있어서 도덕적 소양 따위가 무슨 소양이냐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지금까지의 논의를 다시 읽어보면 해결될 일이다. 연예인일수록 그들이 점유하고 있는 위치 때문에라도 더욱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적용되는 법이고 그것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가 보다 열심히 도덕적인 무장을 해야 할 것이다. 화려한 모습이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들의 대표적 모습도 좋긴 하지만 그것과 함께 좀 더 제대로 된 과정을 통해서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모범적이며 영혼이 건강한 연예인들을 육성해내는 것이 우리 사회를 빛나게 하는 연예계를 화려하게 하는 동시에 또한 건강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연예인을 제외하더라도 여타의 공인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들어가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음모론에 따르면 정치인이나 재벌가들이 자신들의 비리나 부정부패를 감추기 위해서 연예인들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심심찮게 고위 공직자라는 이유로 혹은 돈이 많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도덕적 혹은 법적 기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이들을 목격해왔다. 그런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분노는 점점 쌓여서 결국 연예인들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게 된다. 연예인들의 경우에는 지금 말한 사람들보다 자신을 지켜낼 수단이 없는 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그들은 피해자에 가깝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억울한 연예인들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지금 이 글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이 사회를 보다 정의롭고 건강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연예인들을 공인으로 규정하고 그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연예인들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진짜 공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즉 다시 말해서 지금처럼 공인이냐 아니냐하고 왈가왈부하는 논쟁이 필요 없이 모든 사회인들이 그들을 공인(公人)이라고 인정하고 합의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절대 예외가 없도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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