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자작시34

[시쓰기]아침고향 아침고향 아침 일찍 일어났다 너무 오랜만이라 고향에 돌아온 것 같았다 고향과 정오 고향과 오후 고향과 저녁 아침에 서있다는 건 흐르는 강과 눈을 맞추는 일이고 그리움의 여유를 갖는 일이며 다가올 저녁과 싸울 힘을 모으는 일이다 세 끼를 꼭꼭 씹어 밥에 새긴 내 잇자국을 삼켜 어두워지는 순간의 틈새와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다시 당신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2013. 11. 26.
[결혼식 축시]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전야(前夜)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전야(前夜) 해가 길어졌어 덕분에 저녁을 먹고 나면 바람을 따라가는 파란 하늘과 작별할 짬이 난다 그렇게 천천히 마주하는 오늘의 전야(前夜), 어느새 하늘이 떠난 버거운 공간을 목 굽은 가로등이 힘겹게 이고있다 이 전야(前夜)의 그 어디에 우리의 초면(初面)이 남아있을까 하여 저 멀리 걸어가는 철없는 그림자를 나는 멀고먼 마음으로 갈무리 한다 지나가버린 것들의 뒤켠에서 멀어져가는 시절을 확인하는 것은 언제나 나의 큰 즐거움이었고 바라지 않아도 흘러가는 시간은 어쩌면 화석이 될 우리의 꿈일 것이다 결국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전야(前夜), 두 사람의 새로운 꿈이 시작되는 날의 전야(前夜)다. 2013. 11.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