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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나오는 좋은 구절 발췌

by 통합메일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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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30페이지를 읽다가 문득 내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음을, 더 나아가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도 좀처럼 고민하지 않고 있음을 자각한다.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토록 지난했던 임용재수 기간은 그 막막함 때문에라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부단히 했던 것 같다.

분명히 과거의 나, 아니 지금 현재의 나 역시도 나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추구했다. 하지만 과연 여기에 '추구'라는 적극적인 동사를 쓸 수 있을까? 기실 그것은 비범함에 대한 적극적 추구라기보다는 평범함에 대한 병적인 기피와 회피를 위해 그 앞에 아닐 비자를 붙여 놓은 것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작가는 '인생의 품격은 평범함이나 비범함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닥치는 대로 산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원망할 수는 없다. 세상은 제 갈 길을 가고, 사람들은 또 저마다 자기 삶을 살 뿐이다. 세상이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소망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세상을 비난하고 남을 원망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극적 선택도 선택인만큼 성공이든 실패든 인생은 내 책임이다.그 책임을 타인과 세상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삶의 존엄과 인생의 품격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죄악과 비천함에서 자기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악당이나 괴물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룰륭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되든 무엇을 이루든 자기결정권 또는 자유의지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인생을 살아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p.37

'내게 적합한 나무, 노력하면 넘을 수 있고 넘는 게 즐거운 벽을 잘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없이 즐길 수 있다.' p.43

(오직 인간만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삶과 죽음을 비대칭으로 만드는 것은 인간이 지닌 이성 또는 지성의 힘이다.' p.48

'정직하게 말하면,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 타인의 위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도개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단지 삶의 환경을 조금 덜 냉혹하게 만들 뿐 그 자체가 내 삶을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p.52

'나이가 많이 든 후에도 철학적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킨 예외적 인물들은 공통점이 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젊은 사람들과 수평적으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p.76

'나는 유물론이 공부할 가치가 있는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유물론은 인간 정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정신과는 무관하게 물질세계가 존재하며, 정신 역시 물질의 운동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할 뿐이다.' p.92

'나는 계급적 귀속이 사회적 의식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며 가장 결정적인 요소 역시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식의 주체는 계급이 아니라 개인이다. 계급적 귀속과 같은 사회적 환경이 곧바로 의식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있겠지. 특히 그런 사회적 계급이라는 것이 연대를 통해 엮이게 되면) p.111

'나는 유족의 선택을 지지한다. 생명은 존엄하다. 그러나 죽음 역시 존엄하다. 김옥경 할머니 유족은 생명과 죽음 가운데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존엄을 선택했을 뿐이다.' p.130

'칸트에 따르면 존엄한 것은 가치를 따질 수 없다. 어떤 것의 가치는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는지, 인정한다면 얼마만큼 높게 평가하는지에 귀속된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은 가치를 따질 수 없다. 도덕적 차원을 가진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선택을 나타내는 것만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인간다움, 존엄성이 그런 것이다. 존엄성의 필수조건은 자유의지다. 살든 죽든 인간의 존엄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p.138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가 즐겁게 느껴지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p.165

'즐기는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일하게 되면 이겨도 남는 게 없고, 지면 최악이 된다.' p171

'경쟁에 뒤질 때마다 열등감을 느낀다면 인생은 참혹한 비극이 된다.' p.172

소통과 인간관계의 비결은 자기의 마음을 닦는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타인을 미워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섣불리 평가하려 하기보다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교감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바꾸어 놓을 수 없다. 바꾸려고 해서도 안 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대한다. 이것이 재미있는 일을 즐겁게 하는 비결이다.' p.178


'필요하고 옳은 일을 하는 것만 생각했을 뿐 그 일을 친절하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뢰를 받지 못했고, 일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좋은 혁신 아이디어와 제도 개선책을 만든다고 해서 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혁신의 동력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옳은 개혁도 실패한다. 훗날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과 참여정부 국무위원으로 일하면서 나는 똑같은 실패를 다시 겪었다.' p.182

'정치를 잘 하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자기의 마음을 잘 다스려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모아 함께 사회적 선을 이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p.185

'사업을 하든, 기업이나 정부에서 조직 생활을 하든, 일을 잘 하려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뜻이 아무리 옳아도 사람을 얻지 못하면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p.186

'내게 정치는 연대의 한 방법이었다. 연대는 아픔과 기쁨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사회적인 선과 미덕을 실현하는 행위다.' p.186

'보수주의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 가운데서 가장 원초적인 것에 기반을 둔다.' p.188

'진보정당은 인간 본성 가운데 '진화적으로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것'을 대변하고 부추기는 정당이다. 자유, 정의, 나눔, 봉사, 평등, 평화, 생태보호를 추구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p.188

'민주당 최악의 단점은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정치문화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떠난 후 늘 그러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자리를 이미 차지했거나 다음 선거에서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직업정치인들의 기득권과 개인적 욕망이 정치적 대의를 압도하는 정당이 되었다.' p.192

'중요한 건 노는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나 승리를 목적으로 삼으면 놀이가 더이상 놀이가 아니게 된다.' p.199

'영원한 이별의 상상이 가슴 찢어지게 아린 맛을 주는 그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대로를 하라. 그것이 좋은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p.206

'늙어도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설계하고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몇 가지를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따. 돈, 건강, 그리고 삶의 의미다.' p.221

'사상은 계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두뇌에서 만들어진다. 계끕적 귀속이 사람의 의식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을 전적으로 구속하지는 못한다. 생각은 자유롭다. 그 무엇도 가둘 수 없다.' p.245

'인간의 대뇌피질에는 특별한 기능을 하는 신경세포가 있다. 이것이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에 감응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거울뉴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p.245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것은 레닌과 스탈린, 마오쩌둥과 같은 혁명가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회주의 사상과 정치 이론의 실패였다고 해야할 것이다.' p.250

'생물학적 접근법에 따르면 진보주의란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놓는 자발성이다. 이러한 의미의 진보주의자는 생물학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또는 덜 자연스러운 생각과 행동을 한다.' p.251

'진보주의는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놓는 자발성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p.254

'뭉뚱그려 말하면 보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진화적으로 익숙하고 생물학적으로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진보는 진화적으로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p.255

'국가는 그 자체가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이다. 생긴지 만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따. 자연인에게는 살인할 권하닝 없는데 국가에 대해서는 그 권한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법철학적 논쟁은 국가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새로운 것이다. 고작해야 몇 백년 밖에 되지 않았다. 나아가 사형제도가 흉악범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둘러싼 이론적 실증적 논쟁은 더 새로운 것이다. 부당하게 사람을 죽은 흉악범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그들을 가두어 놓고 피해자 유족의 세금까지 포함된 나랏돈으로 옷을 입히고 밥을 먹이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 보수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사형제도를 옹호하며, 사형집행을 지지한다.' p.256

'누구든 유전적으로 무관한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을 기꺼이 내놓는 자발성을 발휘한다면 그 사람이 진보주의자이다.' p.260

'훌륭하게 살기 위해서는 룰륭한 신념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이며, 그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신념이 잘못된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삶이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p.269

'고결한 이상, 바위처럼 굳건한 신념은 아름다울 수 있따. 그러나 올바른 이상과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을 써도 정당하다는 생각은 자신과 타인의 삶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 p.272

'신앙이나 이념은 훌륭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 다른 이념이나 신앙에 대한 관용을 갖추는 것이다. 그럴 때에만 신념은 삶을 풍요롭고 기쁘고 의미있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사람이 이념의 도구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는 것이다. 빛나야 할 것은 신앙이나 이념이 아니다. 정말 빛나야 하는 것은 자연이 준 본능과 욕망을 긍정적으로 표출하고 실현하면서 영위하는 기쁜 삶이다.' p.275

'선악의 잣대로 모든 일을 판단하게 되면 자칫 삶을 이념에 종속시키는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좌익 소아병과 극우 맹동주의, 좌익 전체주의, 우익 국가주의는 모두 동일한 원인에서 파생한 이념의 병이다. 이 병의 원인은 불관용이다.' p.276

'신념은 훌륭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사람은 훌륭해야 한다.' p.276

'삶이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그저 조금 더 길기만 할 뿐 하루살이의 삶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p.315

'아픔을 남기기 위해 사는 것은 자기 자신을 수단으로 만드는 행위다. 그것은 훌륭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훌륭한 인생, 행복한 삶은 죽음 너머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있따. 겉으로 이름이 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남는 것은 그 이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지금 여기'에서 보낸 삶의 내용이다. 이름을 남기는 것이 삶의 이유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삶의 결과일 뿐이다. 누군가의 삶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잊지 어려운 무엇인가를 남기면 그 결과 원하든 원치않든 저절로 이름이 남는다.' p.326

'훌륭한 삶을 살면 이름이 남는다. 그러나 이름을 남겼다고 해서 다 훌륭하게 산 것은 아니다. 이름이 길이 남지 않음을 애석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그것은 행복한 삶의 본질적 요소가 아니다.'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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