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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마크 로스코 전, 매그넘 사진전, 과천국립현대미술관 강행군

by 통합메일 201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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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 (BD)과 함께 서울 한가람 미술관에 마크 로스코 미술전을 보러 갔다.


뭔가..


한 달 전부터 해놨던 약속이긴 했는데


서로 별로 신경 안 쓰고 살다가 술 마시면서 진짜 가기로 해서 가게 됐다.


근데 나는 입장 하기 전까진 이게 사진전인 줄 알았다.


들어가보니 미술전이더라;;


원체 미술 관련해서 내가 참 무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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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연한 얘기지만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어서 관련 사진은 달랑 이거 하나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금요일이긴 했지만 평일도 이 정도라면 대체 주말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건지 상상이 안 갔다.


기념품점에 바글거리는 인파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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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 화가는 후기로 갈 수록 회화적 요소가 희미해져가는 특징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더하여 작품에 힐링~치유 내지는 어떤 종교적 체험? 종교적 체험을 위한 가교로서의 작품?


뭐 그런 걸 지향하게 됨으로써 독특한 개성을 갖게 되는 게 아닌가 뭐 그 정도로 이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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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작품들을 보면 미약하게나마 회화적 요소가 살아 있어서 관찰하는 재미라도 있었지만


후기로 가면, 캔버스의 구성이 다분히 단순해지고..


어떤 것은 정말 캔버스가 검정색으로만 채워져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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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심란했다.


맨 처음 입장하면 벽에 빔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마크 로스코 다큐 같은 걸 보여준다.


대략 '작품을 보고 관람자가 보여주는 리액션(눈물 등등)이 작가에게는 가장 큰 보상이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단 한 명이라 할지라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글과 자신만을 위해 쓴 글은 매우 큰 차이가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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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내부에는 작품들이 걸려있고,


많은 이들이 그 작품들 앞에서 멍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진심으로 나는 아무래도 분석적 사고에 익숙해진 인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들과 같이 멍때리기를 하고 있어도 별달리 느껴지는 게 없었다.


뭔가 치유라도 받아야 하는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사변으로 빠질 수밖에;


게다가 전시장 내부에 끊임없이 음울한 음악이 흐르고 있어서


그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멍하고 쳐다보고 있자니 정신이 이상해지는 기분


몽롱해지려고 하는 느낌이 조금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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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를 다 돌았는데


아직 형은 나오질 않은 것 같고


15,000원이라는 입장료가 너무 아까워서


다시 돌아들어갔다.


전시장 내부에는 '로스코 채플'이라고 하여


3면의 벽에 (유난히 단순해 보이는) 작품이 걸려있고


방석과 소파를 배열해서


앉아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 있었다.


이거라도 해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주저 앉아서 시커먼 작품을 마주했다.


한쪽 구석에는 가부좌를 틀고 요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 앞에는 여학생 하나가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고 있었다;


나름 경건한 마음으로 작품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이건 뭐 면벽 수행도 아니고..


머릿속으로는 인식론에 대한 생각을 했다.


회화적 요소가 사라진다는 것은


내 눈을 통해 본 무엇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종이에 올려 놓은 것


혹은 내 마음의 눈을 통해 본 무엇을 종이에 올려놓은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고, 어떻게 하면 이것을 나의 예술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를 좀 생각해봤다.


한 10여분 앉아 있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왔는데


아직도 형이 안 나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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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로 다시 들어갔다 ㅋ


재입장은 안 되고..


나가는 문쪽으로 완전히 퇴장하지 않고 다시 들어간 것이다.


들어가서 거의 끄트머리 정도를 관람하고 있는 형을 만나서


같이 나왔다.



나오니 슬슬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있었고,


내일 과천 현대미술관을 가기로 하고 오늘 일정은 끝내기로 했다.


모텔을 찾아봤는데 어지간한 곳은 다 6만원을 불렀다.


자포자기하고 과천이나 안양쪽으로 내려가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낙성대~서울대 입구 쪽에 모텔 밀집거리가 있어서 차를 대고 한바퀴 탐문을 도니


백합장이라는 낡은 모텔이 현금 25,000원을 불러서 입장


서울에서 25,000원짜리 모텔이라니 ㅋ


근데 우리는 둘이 가진 현금을 다 모아도 25,000원이 안 되서 결국 카드로 27,000원을 긁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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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 동네를 한바퀴 돌아서


십원집이라는 고깃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술을 더 사서 방에 먹고......


3시가 넘어서 잤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진짜


개 힘들었다.


주변에 라티놀이라는 분식점이 유명하다고 해서 라볶이로 아침을..


에이핑크 손나은 사인이 있더라..







올림픽로를 달려서 한미약품 빌딩 19층에 있는 매그넘 사진전을 보러 갔다.


형이 운전을 하니 나는 편히 갔다.


감사할 따름.


크고 영롱한 사진을 보니 탐스러웠다.


나도 저렇게 크게 뽑고 싶었다.


개중에 초점이 안 맞은 사진을 가지고


의도한 건지 뽀록인지를 놓고 형이랑 옥신각신을 좀 했다.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이라든지 로버트 카파 같이 진짜 유명한 사람들 사진 보다는


다른 사람들 사진이 더 끌렸다.


브레송 사진은 간디 찍은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아 여기 티케팅 하는 아가씨가 예뻤다.






그리고 드디어 과천 현대 미술관


산 밑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코끼리열차를 타고 올라오는 방법과


그냥 차를 가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그냥 차를 가지고 올라갔다.


그런데 주차장이 만차라..


계속 한참 줄을 서있다가 차가 빠지면 한 대씩 들어가고 해서


여기서만 30분 이상 기다린 것 같다.


나중 중간에 지쳐서 잠깐 잤다.



날씨 무척 뜨거움.



초점을 형에게 맞췄어야 했는데..



마크 로스코의 영향을 받은 김정환의 작품들




훔쳐보기라고 해야 할지..



입장..



정정하신 다다익선


이곳은 대학교 1학년 때 미술 강의 이후로 처음이다.



쐐기 모양 진입로


확실히 여기는 건물 자체도 예술적이랄까



BD형의 라이카 M6



황규백이었나..


이분의 판화전이 있었는데


진짜 대.박.


너무 예쁘고.. 갖고 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인간이 이런 걸 판화로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들이었다.




이런 데는 그냥 별로 밋밋



강렬



작품인지 진짜 시계인지 모르겠다.



맨 꼭대기 층에 사진전이 있었다.





붕괴하고 녹아내리는 우리의 도시들을 담은 사진들이었다랄까..


사라져가는 달동네에 깃든 특유한 얼굴을 표현하려한 작품들이었다.




첫 셀카



숙취 때문에 서로 힘들었다


특히 내가 겔겔댔다.




건졌다고 생각하는 사진 두 장



헤헤헤


뽀록을 노리며





관람을 마치고..


형이 친히 남부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셔서..


또 감사하게 편히 잘 왔다.


버스 안에서 진짜 죽은 듯이 잤다.


움직이지 않고 잤다.


옆에 앉은 남학생이 계속 과자를 먹어서 냄새 때문에 좀 거슬리기도 했지만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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