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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축시]친구네 집

by 통합메일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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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


친구네 집에 갔다
눈 한 번 깜박
술 한 잔 꿀걱
이상하다
우리의 서른에
영하 20도의 바람이 스치우고
늙으신 부모님 보폭에
몇 번 고개 떨굴 틈도 없이
신기하다
내 친구네 집에 갔더니
예쁜 딸이 있어
내 친구가 언제 자식을 낳았나
어둔 골목에서 하나 둘
염초롱한 20대 막차들을 타고
그러니까 그렇게 친구네 집에 갔더니
가라앉는 시선
그 어린 것의 발가락 하나에 멈춰
박하게 베푸는 웃음 한 올에
심장이 저려 송구하고
피가 아려 눈물을 더듬지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친구네 집에 갔더니
친구가 있었고
가족이 있었다
딛고 있는 시간이 무뎌질만큼
예쁜 가족이 있었다.
친구네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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