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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남성연대의 성매매 합법화 요청에 대한 생각

by 통합메일 201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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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와 상임대표 성

최근 '남성연대'라는 단체와 그곳의 상임대표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 '성재기'라는 인물이 세간의 관심에 오르고 있다. 양성평등이라는 명목 하에 여성가족부라는 정부 부서를 필두로 공적 영역과 사적 여역을 불문하고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사회 전반에서 횡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남성연대라는 단체는 나에게 그리 낯설지는 않은 단체였다. 정확한 시기는 생각나지 않지만 거의 일 년 전에 그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존재를 알게 된 이후에도 '뭐 그런 단체가 있을 법도 하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리 신기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도 남자인지라 아무래도 삶의 과정에서 모종의 역차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법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 것이고, 당시만해도 남성연대의 주장이라는 것이 그다지 구체적이라거나 체계적이지 못했으며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그리 크지 못했고 그나마 있는 관심이라는 것도 공감 반 호기심 반으로 구성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남성연대 상임대표 성재기 씨>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하지만 최근에는 판도가 약간 달라진 것 같다. 트위터나 포털 사이트에서 성재기라는 이름 석자, 혹은 남성연대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그에 따른 사람들의 관심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선 즈음이라 사회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어 있기도 하고, SNS라는 새로운 소통 매체가 남성연대와 성재기 씨 및 그 지지자들의 의견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으며, 루저녀와 보슬아치라는 신조어로 대표되는 사회전반의 여성 혐오의 정서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 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더불어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같은 파워 트위터리안과의 충돌이 그들의 의견에 사회적 관심을 주목시키게 되는 촉매가 되는 감도 있는 실정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세간의 의견이 많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우선은 예상할 수 있듯이 남성과 여성으로 갈라져서 여성은 반대하고 남성은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 있으며, 여성의 입장에서도 남성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입장과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장들이 너무 지나치나고 조심하는 입장이 있기도 하며,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세상에 넘쳐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을 생각하면 그와 같은 이들도 있을만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남성연대를 이끌고 있는 성재기 씨의 경우 트위터 상에서 그를 비판하는 네티즌의 공격에 기발한 답변으로 받아침으로써 그 대화내용의 스크린샷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돌며 '성재기 어록'이라는 타이틀로 공유되고 있다.

그의 발언들을 가만히 읽어보면 개인적으로는 수긍이 가는 점이 있으며 가지 않는 점이 있었다. 진중권 빠돌이를 자처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진중권의 양성평등관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웠던 만큼 처음에는 진중권의 반대편에 서는 것처럼 보이는 성재기의 입장에 마음이 크게 쏠렸다. 그를 비롯한 남성연대 지지자들이 공유하는 고충들에 대한민국의 남성으로서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는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통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욕과 비아냥은 논외로 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이것은 진중권도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양성평등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야 하는 미래를 일종의 전쟁이나 투쟁의 구도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매우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지 않으나 일단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우선은 남성연대가 대선 후보에게 요구하는 10대 공약 중에 하나인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은 남성연대의 공약을 살펴보다가 왜 남성연대가 이것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 의아해 했던 마음이 들었던 게 동기로 작용했고, 이 문제는 개인적으로 전부터 기회가 될 때 한 번쯤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2.매 의 과 


<남성연대가 2012년 18대 대선 후보에게 요구하는 10개 공약. 출저-남성연대 홈페이지>


남성연대의 10개 공약은 이미 인터넷 상에 널리 퍼져서 많은 이들에게,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남성들에게 큰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 친 여성적으로 치우진 사회 정치적 정책들에 대하여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안된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여성가족부라는 부서에 대한 공격도 빠지지 않고 있다. 남성연대와 그 지지자들에게 있어서 여성가족부라는 단체는 그야말로 양성평등을 위협하는 부서이기 때문이다.(이 점에는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3항에 위치한 군가산점 부활은 남성의 병역 의무에 대한 보상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보상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여성에게도 남성의 병역 의무에 버금가는 사회적 의무를 부역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예전에 어디선가 여성들을 보육이나 사회복지 현장에 투입하자는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정책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보다 더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군가산점이라는 것은 남성들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절하겠지만 결국 그것이 남성과 여성에 대하여 또 다른 차별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자는 군대에 가고 여자는 사회적 부역을 하게 되면 그 부역의 질과 양의 차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 차원에서 조절을 통하여 대강의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지금과 같이 왜 남자만 병역의 의무를 지냐 혹은 왜 여자의 생체적 조건을 고려하지 못하냐는 주장들 간의 지리한 다툼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뭐 나머지는 그냥저냥 수용할 수 있겠고 이제 두 가지가 의아한 채로 남게 되는 데 '제4항 성매매특별법 폐지'와 '제6항 불법체류자 추방'이다. 논지만 불법체류자 문제에 대해서부터 얘기를 해보자면 이 공약을 보면 남성연대의 사회관이 다소 피해의식과 결부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물론 법치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제정된 실정법에 따라 불법체류자를 적법하게 추방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으나 과거 미국에서 일어났던 남미 불법체류자들의 시민불복종 운동을 떠올리매 대한민국 남성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단체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한다는 것에 대해 뭐랄까 약간 아리송한 기분이 든다. 분명히 그것이 이 땅의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하게 되는 주장이기는 하지만 그런 주장이라면 차라리 민주노총 같은 단체에서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랄까? 더욱이 그 주장이 필연적으로 정치적 자유주의에 있어서 기본요소를 구성하는 시민권의 정의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갈수록 복잡해진다. 뭐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것이 나쁘다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이 문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자 드디어 대망의 '제6항 성매매특별법 폐지-제한적 공창제 실시, 지정지역 혹은 면허제를 통한 합법화'에 대해 얘기를 해볼 차례다. 사실 필자는 이 남성연대의 주장 이전에도 이러한 주장을 몇 번인가 접해본 적이 있다. 대부분은 남성들에 의해서 제기되는 주장이었는데 성매매의 합법화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던 기억이 난다. 일단 그 뼈대를 분석해보자면 도덕 및 윤리적 문제는 제쳐두고 현재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의 실을 고발하고, 새롭게 제기되는 성매매 합법화가 가지고 있는 득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측면만 놓고 생각해보자면 이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게 다가온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말하자면 현재의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사실상 방치하게 됨으로써 성노동자(?)들이 업주나 포주에 의하여 착취를 당하는 구조를 만들어 버리고, 음지에서의 성매매를 간접적으로라도 활성화시키게 됨으로써 각종 성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그런 껍데기만 있는 법을 없애버리고 과감하게 성매매를 합법화시킴으로써 성매매 산업으로부터의 세수를 유발하고, 성매매 여성이나 남성의 인권의 합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으며, 성병들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효율/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현재 법령만 있고 제대로 단속도 관리도 되지 않고 있는 성매매특별법을 상기해볼 때 그 득실을 따져보면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매우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굳이 이런 탁월한 제안에 대하여 조심에 또 조심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지점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문제인 윤리/도덕의 문제가 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3.매 의 적 



1)성매매는 나쁜 것인가?

성매매 합법화의 도덕적 문제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쉽게 얘기 하기가 힘들다. 분명히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을 받고 자라난 우리는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성매매는 나쁜 것이라는 가치관을 주입받으며 성장해왔기 때문에 대체 그것이 왜 나쁜 것인가 대해서 진지하게 그리고 공개적으로 생각해보거나 토론해 볼 기회를 좀처럼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여기에서 일단 해결되어야 할 질문은 "대체 성매매는 나쁜 것인가?"라는 것이 되겠다.

논의를 좁히기 위하여 성매매합법화 논의에서 거론되는 것이 미성년자가 아닌 성년의 여성이며, 비자발적이지만 그녀의 사회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매매라는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전제하도록 하자.

우선 공동체주의나 덕윤리적 측면에 입각하여 우리의 전통 규범인 유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것은 중국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복희, 신농, 황제, 요순, 하, 은, 주의 예에 어긋나며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성(性)에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전통을 통하여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바로 그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다소 동어반복 식의 대답이 가능하다.

한편으로 규범윤리학적으로 따져들어갈 경우 공리주의에서는 성매매를 통하여 각종 사회적 문제, 이를테면 무엇보다 성폭행 같은 것들의 발생이 억제될 수 있다면 그것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절대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성매매 행위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경우는 물론 성매매에 참여하는 극소수의 인원만이 피해를 입고 절대 다수의 국민이 그로 인하여 안전이라는 이득을 얻게 되는 경우에도 그것은 대체로 긍정되는 바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것도 양적/행위 공리주의에서나 적극적으로 부합하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밀의 질적 공리주의나 규칙 공리주의의 단계로 오게 된다면 그러한 성매매로 인한 쾌락 혹은 사회적 이익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저질의 이득에 불과한 것이며,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희생시킬 수 없다는 주장이 가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칸트의 경우에 있어서는 뭐 말할 필요도 없다. 성매매라는 것이 결국 성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성을 포함하고 있는 인간을 얼마간 돈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이상 그것이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게 되어버리고 그것은 결코 긍정될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반대의 의견도 물론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제를 약간 다르게 바라봐야 하는데 성매매를 근절한다는 명목하에 그것을 금지시켜 버릴 경우 다른 직종으로 이직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여성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위의 전제와 같긴 하지만 약간 다르다. 이것은 삶을 위해서 성매매를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여성을 상정하게 된다. 


2)남성연대는 성매매를 나쁜 것으로 보는가?

1)국가의 도덕적 입장


2)나쁜 짓인가?


3)그 누구도 성을 사지 않는 세상



성매매를 합법화 하고 있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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