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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 만성중이염 수술(유양돌기삭개술 및 고실성형술) 간병 후기(간병기)

by 통합메일 2020.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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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다른 것 때문에 방문했던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 어머니는 여기에서 오래 묵은 중이염을 진단받게 된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앓았던 질병인데, 묵묵하게 그냥 묵혀오다가 이제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을만큼 망가져 버렸다고 한다. 그마저도 그냥 끓어 안고 가시려다가 더 늙기 전에 고쳐보려고 수술을 결심하셨다.

청량리 역에서 내려 272번 버스를 타면 50분 정도 걸려 한 방에 이대부중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찾아가면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버스가 언제 오고, 버스에 승객이 많은지 적은지까지도 미리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이화여대가 있었다. 말로만 듣던 이화여대 앞에 와보니 너무 신기했다.

세브란스 병원에 들어갔다. 경황이 없어 사진도 찍지 못했다. 그래서 밤에 찍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그야말로 그 위용에 압도되었던 것일까.

 본관 로비에 들어서니 정말이지 이건 돗뗴기 시장이다. 백화점 같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많았다. 어머니를 기다리면서 한 바퀴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려봤다. 편의점도 들어가봤고, 푸드코트에도 가봤다.

어머니를 만났고, 우리는 본관이 아니라 광혜관이라는 곳으로 병실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늘 그런 레파토리처럼 일단은 다인실 병실이 없어서 1인실을 배정받게 되었다. 하루에 45만원 정도 한다. 실비보험사에 문의하니까 하루에 10만원은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문재인 케어가 힘을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1인실까지 포용하지는 못한다.

신라호텔 수준의 가격이지만, 신라호텔 같지는 않지.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1인실이니까 뽕을 뽑기로 했다. 베드가 많지 않은 병동이었기 때문에 간호사들의 친절도도 매우 높았다. 인터넷에서 세브란스 호텔을 검색해보니 '친절하고 비싸다'라고 나오는 게 실감이 났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하하하. 그래 돈 값을 한다고 치자. 그도 그럴 것이 다음날 다인실에 가보니 뭔가 친절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났다. 다음은 나무위키의 세브란스 병원 문서인데 한 번 읽어보면 재밌다. 간호사들의 태움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화재사건이 있었던 이야기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덜컥 입원을 했는데 3시. 아직 식사시간은 멀었고, 환자복 갈아입기 전에 푸드코트에 다녀온다고 하니까 안 된단다. 그러면 무단 이탈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몰래 푸드코트에 가서 돈까스를 포장해서 먹었다. 어차피 금식은 12시부터라고 안내받았으니 무탈하리라고 생각하면서;; 다음부터는 꼭 식사를 하고 입원하기로..

내일 수술하셔야 하니까 맛있는 것들을 잔뜩 사왔다. 사보텐 돈까스 정식이 9,800원씩 두 개, 호떡이 1,400원인가씩 두 개, 김밥이 4,800원씩 두 개 ㅋㅋㅋ 엄청나게 먹었다. 호떡을 사갔더니 좋아하셨다.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나 걱정이었는데 옆에 있는 탕비실에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도 제법 깨끗하게 씻어서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으니 깔끔하게 처리가 되었다. 여태껏 가봤던 병원 중에서는 깔끔하기로는 일품이었다. 시설이 참 좋았다.

전망도 참 좋았다는 생각이다. 고즈넉한 서울의 풍경. 나름대로의 서울다움이다.

시설도 정말 좋았다. 전용 화장실이 있었고, 자세히 보니까 화장실 천정에 샤워 노즐이 달려있었다. 1인실 뽕을 뽑기 위해서 다음날 아침에 서로 번갈아가면서 샤워를 했다. 1인실이라고 호텔처럼 무슨 어메니티를 주기도 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

작은 티브이가 달려 있어서 재밌게 봤다. 밥이 나왔는데 이번 끼니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어머니는 아까 너무 많이 드셨다고 안 드신다고 해서 내가 다 먹었다. 이거 먹고 밤에 남은 김밥까지 다 먹었다. 살이 찐다.

밥을 먹고, 간호사가 와서 수술하는 귀 뒤와 위쪽을 바리깡으로 면도했다. 굉장히 친절했다. 정감 있었다.

저녁 7시쯤 본관 이비인후과에서 어머니를 호출했다. 수술 안내와 동의서 사인을 받았다. 우리가 묵은 광혜관부터 이비인후과까지는 상당히 멀었기 때문에 에스코트하는 직원이 대동했다. 병원 안에는 보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전령 같은 사람들 같다. 이들은 보통 환자와 약품의 이송을 담당하는 것 같았다. 이런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신기했다. 하긴 생각해보니 예전에 내가 장파열로 입원했을 떄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다.

전공의는 아니고 수련의였는데, 제법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마지막에는 약간 귀찮아하는 느낌도 좀 받기는 했으나.. 그래 그 정도의 자세함이라면 만족한다. 어떻게 수술이 이루어질 것이며,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자세하게 들었다. 따스함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 분들도 하루 종일 매일 같이 수많은 환자들과 직원들에게 시달리는 사람들일테니. 그들도 사람이니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따스하면 좋겠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 와중에 친절하기는 했다. 돌아가는 길이 헷갈릴까봐 직원을 불러줄지를 물어왔다. 감사한 의사 선생님.

돌아온 병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다가 눈을 붙였다. 생각보다 어머니는 쉬이 잠이 드셨고, 나는 생각보다 쉬이 잠이 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미처 찍어두질 못했는데, 1인실이라 그런지 간병인 침상이 참 좋았다. 접으면 팔걸이가 있는 소파가 되고, 펴면 침상이 되는 가구가 있었다. 정말 좋았다. 가죽이 싸구려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안락함이란.. 10년 전에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2주 동안 생활했던 간병인 침대는 그냥.. 바닥보다는 약간 높은 곳 정도의 의미 뿐이었는데, 그것에 비하면 이것은 아주 큰 호사다.

다음 날 날이 밝았고, 어머니는 금식 상태다. 귀 수술을 하면 당연히 머리를 못 감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부터 했다.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니 정말 현명한 처사였다. 여차하면 머리를 안 감으려고 했던 어머니를 적극적으로 이끌어서 머리를 감게 만든 내가 대견하다.

나중에 듣기로는 이 곳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수술 순번은 영유아가 최우선, 그 다음이 노년층, 그 다음이 젊은 층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적당한 시간에 입실하셨다. 못 걷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이 와서 어머니는 침상에 태워서 데려갔다. 본관 4층인가 5층인가 하여간 수술방 앞까지 같이 가서 인사를 하고 들여보냈다. 이별은 역시 차분하지 못하고 너무 순간적으로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수술방 입구에는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었다. 열린 문 너머로 안을 들여다 보니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과 수술을 마친 사람들이 오고 갔다. 인큐베이터에 미숙아가 나올 때는 너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수술에서 나오시면 짬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곧 바로 푸드코트로 와서는 8천원짜리 비빔막국수를 먹었다. 맛이 그냥저냥 괜찮았다. 이곳의 푸드코트는 정말 규모가 크고 메뉴가 다양하기 때문에 오래 머물면서 하나씩 맛을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돈이지만 ㅎㅎ 일반적인 곳보다 평균 2~3천원 정도 비싼 느낌을 준다.

병실로 돌아와서 일을 하면서 어머니의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입원할 때 등록해둔 보호자 연락처로 이렇게 수술 현황을 안내해주는 건 정말 좋았다. 다른 병원에서도 꼭 반드시 도입하면 좋은 서비스 같다. 그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참 돈과 의지가 많이 필요한 일 같다.

수술 후의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수술 후 기침, 하품, 재채기 코풀기 하지말기 - 내압이 올라가면 고막이 망가지니까
머리 감지 말기 - 감염의 위험성
심호흡 자주 하기 - 전신마취를 위해 폐 속에 들어간 마취 가스를 빼내고 찌그러져 있던 폐를 다시 자리잡게 하기 위해
물 부터 마셔보고 죽 먹기 - 경구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

어머니가 수술하러 들어가신 동안 나는 이사를 했다. 본관 높은 층 5인실이었다. 1인실에 있다가 다인실로 오니까 확실히 뭔가.. 넓은 집에 살다가 평수를 줄여서 이사 온 느낌이 들어서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ㅎㅎ

그리고 곧 어머니가 돌아오셨다. 아직 의식이 가물가물한 상태. 역시 또 다른 보라색 옷을 입은 분이 옮겨주셨다. 혼자서 어떻게 잘 옮기셨다. 개인적으로는 이때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는데, 의식이 없는 데다가 머리에 붕대가 칭칭 감긴 어머니를 바라보는 심적 고통,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일으켜서 옷을 갈아입혀야 하는 육체적 고통이랄까. 팔에 라인이 꽂혀 있었기 때문에 살살 옷을 갈아 입혀 드렸다. 마취 풀린 다음에 2시간 동안 절대 자면 안 되고 심호흡 많이 해야 한다고 신신 당부를 하셨다. 막 소리 지르면서 진지하게 깨우시길래 나도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어머니를 깨우고 자꾸 말을 시키고 그랬다.

스마트폰을 잘 쓴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정신이 없고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를 것이기 때문에 병실을 옮긴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몇 층이고 몇 인실이고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할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니까 정신줄을 잡으시는 게 느껴졌다. 그런 다음에는 더 이상 할 말이 떨어져서 좀 곤란했는데 어머니 휴대폰에 성경과 찬송 어플리케이션이 있어서, 그걸 이용해서 찬송가 mp3를 틀어드렸다. 그랬더니 믿음의 힘으로 정신을 차리고 잠에서 깨어나셨다.

이건 입원할 때 준 안내장이다. 증명서 발급 신청할 떄 필요하다. 세브란스 병원 진단서와 소견서 발급은 각각 15,000원이다. 입퇴원증명서는 3,000원이고, 의무기록사본은 1,000원이다. CD영상복사는 10,000원이다. 여기까지는 간호사에게 요청해야 하는 것이고,

진료비 영수증, 입퇴원확인서, 진료비세부내역서, 납입증명서, 통원증명서, 상급병실확인서 등은 원무매니저에게 요청해야 한다. 

정신을 차리고 있으니까 전문 간호사가 와서 수술 이후의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아까 받은 쪽지의 내용이 거의 유사했다. 귀에 물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라는 내용 등등등

교직원공제회 실손보험 구비 서류 때문에 필요 서류를 정리해서 간호사에게 전달했다. 1인실 병동에 있을 때랑은 간호사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곳의 간호사들은 일단.. 여유가 많이 없고, 날카롭다랄까.. 사명감에 차있다는 거랑은 좀 다르게.. 절도가 있다는 느낌도 들고.. 실수하면 절대 안 된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하여간 말 걸기가 되게 어려웠다. 아무래도 관리해야 하는 환자 수가 많다 보니까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교직원공제회 ARS로 전화를 걸어서 물어봤다. 수익자여야만 상담이 가능하다고 하길래, 말하기 어려운 어머니가 전화 통화를 좀 해야했다.

상담으로 안내를 받은 건 아래와 같고..


실손보험(100만 초과시 등기 및 방문)

입원 특약 하루 2만원 x 4일 =8만원

상급병실 차액의 50프로의 10만원만 보상 = 1인실 쓴 거 45만원 중 10만원만 받는다는 말임.

실손보험(90%에 대해 심사하여 보상)

통원(종합 2만원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 20만원 한도, 약값 8천 공제 10만 한도)


 

문자로 안내 받은 건.. 일단 통원치료

1.진료확인서,소견서,처방전,진단서,진료기록부 중 택일 1부 
(병명,치료기간)->본인부담금 10만원 미만시 생략가능  
[산부인과,항문외과,비뇨기과,피부과,정신과,성형외과] 금액 상관 없이 병원서류 필수 제출(생략불가) 

2.일자별 진료과별 진료비 계산서 영수증

3.일자별 진료과별 약제비 계산서 영수증 

4.수익자 신분증사본+통장사본
(수익자 통장에서 보험료 자동이체되는 경우는 통장사본 생략가능) 

5.보험금 청구서(동의서 포함 총 3장) 
<홈페이지(www.ktcu.or.kr) → 서식다운로드 → 서식양식안내-보험 → 종합복지급여 보험금 청구서 (다운로드)> 


● 접수방법  
- 팩스 접수 : 02-3278-9696(정액보험 50만원 이하 및 실손보험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  
(정액보험 50만원 이상 및 실손보험 100만원 이상인 경우 병원서류 원본으로 등기우편접수가능)  
- 등기우편 접수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50 한국교직원공제회 보험사업부 지급심사팀(우편번호: 07328) 
v심사 후 지급여부 결정되며,청구내용에  따라  별도의 추가 및 원본서류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보험cs콜센터  드림


입원치료는.......

1.진단서,진료확인서,소견서,진료기록부(수술기록지),수술확인서,입퇴원확인서 중 택일 1부 
(진단명,질병분류번호,구체적인 수술명,수술일자,입원기간.치료기간) 

2.입원 진료비계산서 영수증
3.진료비 세부내역서
4.일자별 진료과별 진료비 계산서 영수증 
5.일자별 진료과별 약제비 계산서 영수증 
6.수익자 신분증사본+통장사본 
(수익자 통장에서 보험료 자동이체되는 경우는 통장사본 생략가능) 

7.보험금 청구서(동의서 포함 총 3장) 
<홈페이지(www.ktcu.or.kr) → 서식다운로드 → 서식양식안내-보험 → 종합복지급여 보험금 청구서 (다운로드)> 

● 접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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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이 지나고, 물 한 모금 하시고 겨우 잠든 어머니.

짬을 내어 찍어본 이곳의 뷰는 또 달랐다. 높아졌지만, 고즈넉하기는 아까 그곳이 더 나았다.

저녁으로 나온 죽은 드신다. 어제보다 찬이 더 좋아졌지만,, 잘 씹지를 못하니 아쉽다.

그래도 크게 아파하지 않고, 웃음도 지어보이시는 어머니. 큰 수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회복이 빠른 수술인지 병원에서는 바로 다음날 퇴원 이야기를 해서 좀 놀라웠다. 아무래도 베드가 귀한 빅5 병원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하루는 더 있다가 퇴원을 했으면 해서 다시 요청을 드릴 생각이다. 음-_-.. 아니 아무리 그래도 바로 다음날 퇴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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