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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목공풀로 제본하기(목공풀로 책 만들기)

by 통합메일 201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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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공풀> 혹은 <목공용본드>라고 불리는 녀석을 이용해서 제본을 하는, 혹은 책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어떻게 살다보니 이런저런 문구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만년필을 사용하는 인간이 되었는데요 만년필에 대해 알면 알 수록 펜에 대응하는 종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더라고요. 펜이 아무리 좋아도 종이가 형편 없으면 제대로된 필감을 얻을 수가 없는 것이겠죠? 나아가 그렇게 필기한 결과물들을 처리하는 방법도 문제였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로디아나 클레르퐁텐 같은 노트들만을 계속 쓰면 별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이런 노트들은 스프링 노트 한 권에 만원이 넘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더블에이 복사용지에 편선을 인쇄해서 사용을 하고 최근에는 이런 A4용지들을 1/2이나 1/4로 잘라서 용도에 맞게 사용을 하는데요, 이런 필기물들을 엮을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스태플러나 집게로 묶어놓자니 폼도 안 나고 넘기면서 보기에 아무래도 불편하거든요. 그러던 중에 문방삼우라는 카페에서 목공풀로 제본하는 방법을 소개한 게시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도 꽤 많이 했는데 하다보니까 꽤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겠더군요.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오늘 엮일 필기물들 입니다.

A4용지를 4등분한 A6 사이즈입니다.

A4용지 상태에서 프린터로 4등분된 편선을 양면으로 인쇄하여 그 인쇄물을 칼로 자른거죠.

그러다보니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실 종이를 균일하게 재단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제단기까지 알아봤는데 그건 좀 유난인 것 같고.. 제도용 자도 무척 비싸고,, 이건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임용고시 공부하면서 서양윤리 내용 정리한 종이들이예요.



오늘 출전선수 목공용 본드입니다. 목공풀?

<AMOS>제품이 있고 <종이나라> 제품이 있습니다.

매우 다르게 생겼지만 성분을 읽어보면 모두 초산비닐수지와 물을 거의 50:50으로 섞은 제품이더군요.

인터넷 블로그들을 읽어보니 제본을 사용량이 많은 분들은 비닐주머니에 든 오공본드를 구입해서 물에 희석해서 사용하시던데 저는 정말 어쩌다 가끔 필기물을 묶는 수준이니(힘들어요) 그 정도로 많이 필요하지는 않더라고요. 가격은 모두 2,000원 미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특히 오른쪽에 있는 종이나라 제품이 물건인데요 붓으로 되어 있어서 작업하기가 무척 좋습니다. 구입할 때 반드시 붓이 있는 제품으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왼쪽에 있는 내용물을 오른쪽에 있는 용기에 덜어서 쓴답니다.




필기물들을 차곡차곡 잘 여며서 저렇게 집게로 고정시켜 줍니다. 너무 위로 바짝 물리실 필요는 없고요, 2~3cm 정도 여유를 두시고 잡아주시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접착면이 너무 촘촘하게 붙어있으면 풀이 제대로 스며들질 않기 때문에 손으로 이리저리 구부리고 비틀어서 페이지 사이사이가 좀 벌어지게 해준 뒤에 풀을 발라야 나중에 페이지가 떨어지는 상황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발라봅시다. 바르실 때는 최대한 풀이 안으로 스며들도록 중간중간 페이지 세간을 비틀어 벌려주면서 발라주시고요 작업이 끝나 갈수록 페인트 바르듯이 부드럽게 슥슥슥슥 마감을 하심으로써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주시면 나중에 보기가 더 좋습니다. 물론 풀이 마르면서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 많이 평평 매끈해지기는 하지만 심하게 뭉친 곳은 마른 뒤에도 그게 튀어나와 보이거든요.



초벌 풀칠이 마른 뒤에는 이렇게 집게로 잡아줍니다.

완전히 마르는 데는 한 2~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다 마르면 풀이 투명해져요.

하얗다는 건 안 말랐다는 얘깁니다.




아직 안 말랐고요.



초벌칠이 다 마르면 집게를 떼고 재벌을 합니다.

사실 재벌 풀칠을 하는 건 옵션인 것도 같은데 저는 책의 수명을 위해서 이렇게 한 번 더 칠합니다.

재벌 풀칠 때는 집게로 안 잡아줘도 되겠더라고요.




자 이렇게 풀이 다 말랐습니다.




투명투명 영롱한 게 예뻐요.



책의 제목을 써줍니다.

전편엔 붓펜으로, 측면엔 네임펜으로.



페이지를 펼쳐봤어요.

수정테이프는 크기 비교용입니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접착면을 보면 일단 지금으로써는 마음에 들게 잘 된 것 같습니다.

내 손으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즐겁네요.

여러분도 한 번쯤 해보시면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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