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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리뷰

기계식 키보드를 만나다.(체리 G80-3491LSCKO-2 / Standard)

by 통합메일 2011.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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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라서 그 문체가 좀 많이 묻어있는 것 같으니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저 요즘의 나를 잘 살펴본다면 아마도 "과연 인간은 뽐뿌를 받는 동물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무래도 직장도 없고 집에서 운신하는 백수라서 그런지 이래저래 컴퓨터를 켜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뭔가 일거리가 없는가 하고 찾게 되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일거리라는 것이 결국에는 돈을 번다던가 하는 모종의 쓸모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오히려 돈을 쓰는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대다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동시에 뽐뿌를 방어하는 삶이 되어버린 것과도 같은 감이 있습니다.

우습게도 그런 인간이 되어버린 게지요. 실로 어릴적부터 물질만능주의와 황금문명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끊임없이 교육받아 오기는 했습니다만

어차피 그런 교육은 어디까지나 주입식이기 때문에 제대로 저의 인성에 깃들거나 배어들지는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인간인 저는 '기계식 키보드'의 리뷰를 보게 됩니다.

다름 아닌 SLRclub의 기타사용기 게시판에 올라온 '률연'님의 '레오폴드 FC200R 텐키레스 청축'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사실 지금이나 되니까 이렇게 술술 모델명을 읊어대는 것이지 그 당시에는 대체 이 회사가 뭐고 청축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뽐뿌라는 게 무서운 이유는 또 그것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금방 적응하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게에 질문도 던지고, 네이버에 가서 블로그 검색해서 정주행하고, 키보드 매니아라는 동호인 사이트까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는

기계식 키보드를 갖고 싶다는 열망과 그것을 학습하는 속도는 더욱 더 가일층되어만 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무엇을 살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리는 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이 분야가 또 꽤나 매니악한 분야이기도 하고, 타건감이라는 것이 개인간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 분야에 발을 담그신 분들의 경우 그러한 개인차를 엄격히 존중하는 경향이

강한 듯 보여서, 하긴 뭐 존중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대방의 손가락을 가진 기분이 되어볼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꽤나 멀리 헤맸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의 경우에는 그것들의 개략적인 정보를 확인하거나 그것들의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로 '다나와'를 이용하는 편이라서

이번에도 그 시작은 다나와였습니다. 이전에도 한 번 정도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뽐뿌가 왔었기 때문에 한 번 훑어봤던 역사가 없지 않은 페이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탐색이 점입가경에 들어가게 되면 그 용도가 매우 중요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에는 글쓰는 게 취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타이핑에 있어서 최적화된 녀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더군요. 하지만 다나와에 인기상품으로 링크된 녀석들을 보니..

뭔가 좀 고풍스럽다거나 좀 안정된 타이핑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들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도 뭐 워낙 화려하게 광고되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잠시 동안은 원래의 용도를 잊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제닉스 TESORO M7 LED 같은 경우에는 키캡에 LED라이트가 들어오는 걸 상상해보니 너무나도 근사해서 그만 구매결정 페이지까지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격들이 워낙 쟁쟁하기도 하고 해서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고, 자게에 가서 기계식 키보드의 가성비 종결자를 물어보는 둥의 수소문을 했습니다.

분명히 이 시장이 이렇게 작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해서 사람들이 추천한 것이 체리, 레오폴드, 필코 마제스터치 등의 제품들이었습니다.

필코 마제스터치가 가장 인지도가 좋았지만 현재로서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이제 레오폴드랑 체리가 남는 건데 레오폴드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스탠다드형 보다는 텐키레스형이 더 잘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래도 텐키를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 텐키레스의 경우에는 세컨드용으로 구매하면 몰라도 입문하는 이 마당에서 사는 건 좀 넌센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정하게 된 것이 체리 키보드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오기는 했지만 그 다음에도 색깔을 정하고, 또 G80-3000과 G80-3491의 차이점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127,500원의 소비가 건전한가 하는 스스로의 엄중한 검증의 시간을 거쳐서 결국에느 충동구매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암만 발버둥치고 그것의 건전성이나 타당성 혹은 정당성을 도출해내려고 해도 결국에는 한 획의 행동으로 끝이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버튼을 누르고는 그 기억도 나지 않는 문구가 사라지고 화면이 깨끗해 졌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멍해졌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배송이 왔습니다. 어휴.. 정말 기다려지더라고요. 뽐뿌를 지독하게 받음만큼 그도 그런가 봅니다.


꽤나 깔끔하게 잘 포장되어서 옵니다.






 



박스의 측면도 뭔가 먼지 같은것도 못 들어가서 저렇게 꼼꼼하게 밀봉을 해서 왔습니다.

덕분에 칼을 어떻게 집어넣어야 할지 좀 난감하기도 하더군요.






 






 





 





 






 



이전에 사용하던 아이락스 KR-6300과의 비교입니다. 좌우로의 크기는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난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뭐 미약한 차이라도 큰 차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사용하면서도 좌우의 차이가 눈에 띄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근데 일반 키들이랑 위의 Function키들의 새간이 넓은 것은 좀 티가 납니다. 특히 이름 바꾸기를 하기 위해서 F2키를 누를 때 허방을 짚는 일이 좀 있습니다.





 









 








 






설치를 하고 아이락스는 잠시 박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참 잘 썼는데.. 사실 저것도 꽤나 큰맘 먹고 산다고 샀던 것데 이것 참 인간의 마음은 간사함 그 자체라니까요.





 



주광으로 찍은 키보드입니다. 오랫동안 펜타그래프만 계속 써서 잘 모르겠지만.. 일반 멤브레인보다도 더욱 더 키보드가 오목하게 파여있습니다.

손가락이 딱 달라붙을 수 있게 만들었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인쇄상태는 뭐.. 양각입니다. 아닌가 음각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양각 같은 음악이군요.







 



아시다시피 엔터키는 ㄴ자가 아니고 그냥 일자형태이고.. 한자키가 따로 없어서 오른쪽 컨트롤키를 한자키로 씁니다.

뭐 딱히 무슨 설정 같은 걸 하지 않아도 오른쪽 컨트롤키는 처음부터 한자키인 겁니다. 오른쪽 ALT키도 그냥 한/영 전환키입니다.

인쇄 상태는 그리 건전하지는 않은 기분입니다. 다음에 레오폴드 FC200R 텐키레스 사게 되면 꼭 무각으로 한 번 사볼 생각입니다.






 


LOCK키의 LED는 이렇게 들어옵니다. 싼 티가 나지요?

덕분에 어머니꼐 가격을 효과적으로 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타건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뭐 제가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쓰게 된 것이니만큼 다른 기계식과의 비교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일단은 손이나 손목에 가는 무리가 꽤나 줄어들었다는 생각은 듭니다. 키압이 약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청축이니만큼 소리가 문제인데,, 구매를 위해 정보를 찾으면서 제가 만났던 동영상들 그 속의 소리들은 사실 그냥 별로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에이 겨우 저 저정도인가? 좀 더 크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맨 처음 제품을 배송 받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설치를 하고 좀 쓰다보니까.. 그러니까 계속 쓰다 보니까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합니다.

꾸준하게 타이핑을 하다보면은 그 소리가 쌓이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랄까요.

아무튼 머릿 속에서 나오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소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 없이 타이핑을 하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어 소리가 좀 크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 소리가 사라진 여백이 꽤 크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뭐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군요. 아 정말 이 분야는 어떤 느낌을 전달하는 게 쉽질 않군요.


마지막으로 타이핑 동영상입니다.

중간에는 그냥 막 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생각하고 있는 것을 치는 부분입니다.




<체리 G80-3491LSCKO-2 / Standard> 타이핑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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