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다 꿈꾸는 학교 서울대.. 아직도 우리 사회, 우리 교육계에서는 서울대를 얼마나 많이 보냈느냐가 그 학교의 수준을 결정하는 시선이 많이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일반계 혹은 특수목적 고등학교들은 기를 쓰고 서울대 진학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그래서 최근에는 각 시도 교육청 단위로 서울대를 보내기 위한 전략적인 노력이 전개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서울대 입학사정관 등을 초빙해서 강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일선 고등학교에 하달되는 지침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1.상위권 학생들이 과감하게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
2.희망학과를 고집하기 보다는 유사한 비인기 학과로 전향하는 전략을 적극 고려할 것.
1번이야 뭐 이견의 여지가 없다. 아무래도 많이 써야 합격할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결이라는 게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2등급 중반까지 내려온 학생에게 서울대 원서 작성을 독려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2등급 중반의 내신을 가진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걸 피차 서로 알기 때문이다.
한편 2번의 경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애당초 비인기학과를 바라보고 스펙을 쌓아온 게 아닌 이상, 갑자기 3학년 때 와서 비인기학과로 전향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인 것이다. 이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사이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게 된다. 학생은 보통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전략에 부합하는 인기 학과로 지원하려 할 것이고, 학부모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짖도 못하고, 교사는 교육청 지침대로 비인기학과로의 전향을 독려한다. 물론 내신이 1점에 근접해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1점 중후반의 학생들의 경우 이런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떨까? 우연히 입수한 우리 지역 1차 합격자들의 현황을 봤을 때 2번 전략이 얼마나 유효한지는 상당히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지균전형을 제외하고 일반전형에서만 거의 40명이 1차에 붙었는데, 이 중에서 비인기학과라고 할 수 있는 경우만 열거해보자면, 농경제사회학부, 식물생산과학부, 서어서문학과, 철학과(?) 밖에 없다. 그것도 농경제사회학부는 원체 경제학부의 아류학과로 인식되어서 이제는 비인기학과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의문이고, 철학과도,, 다른 대학에서는 비인기학과이지만, 과연 서울대에서도 비인기학과라고 할 수 있을까? 그나마 서어서문학과를 비롯한 마이너 언어학과는 비인기학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여간 통계를 봤을 때, 물론 학생들이 애당초 교육청의 바람을 거부하고 처음부터 비인기학과를 별로 안 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당초 어느 정도의 원서를 얼마나 썼는지까지 보지 않고는 확답을 내리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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