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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항이루호르몬

by 통합메일 201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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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이루호르몬>

 

김정환

 

취한다.

초등학교 때는 친했던 이들과

십년 만에 만나 벌이는 시사토론

나는 오 분에 한 번씩 오줌이 마려웠다.

소변기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1급수처럼 맑은 오줌줄기를 바라봤다.

이게 다 항이뇨호르몬이 안 나와서 그래.”

13개의 과목 중 오직 생물만 좋아하던 친구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 알콜이 항이뇨호르몬 꼭지를 잠가 버렸구나.

근데 가끔은 항이루호르몬 꼭지도 잠그는 모양이다.

이건 아마 내과겠지.

아니 어쩌면 비뇨기과인가.

아무튼 어디든 이렇게 말하지 않겠냐.

가끔은 눈물을 배출해 주시는 것도 건강상 나쁘지 않으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내 그럼 안심해도 되겠군요.

고백컨대 나는 가끔 술에 취해

오랫동안 참고 있던

오줌 같이 맑은 눈물을 질질 싸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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