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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김정환
깎아야지 하고서는 차일피일
아무래도 발톱은 손톱보다는 멀다
손톱깎이를 쥘 수 없어 서로에게 유세도 못 부리는 발톱은
작은 빙하 몇 개가 더 녹고 나서야 손톱의 세례를 받았다
깎는 건지 분지르는 건지
쇠를 닮은 꼬랑내가 스멀스멀
하얗게 앉은 때가 문득 나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 근처에 노략질 나온 불개미 몇 마리
한 놈이 자기 몸뚱이만한 내 발톱을 번쩍 물어올렸다
저게 엄지 발톱이었나 새끼 발톱이었나
생각하는 사이 벌써 몇 발자국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중간엔 친구도 만났다
좋은걸 구했다고 자랑이라도 하는가
발톱은 생전 처음 부러운 시선으로 올려다봐졌다
그나저나 턱이 아프지 않겠니
뭐 이런 쓸데없는 걸 구해왔냐고
아버지에게 따귀라도 맞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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