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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예비군 7년차 드디어 예비군 훈련이 면제됐다. (통일은 대박)

by 통합메일 201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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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05군번이다. 1년차, 2년차까지는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예비군에 편성되어 일 년에 하루만 교육을 받으면 됐다. 그런데 졸업하고 나서부터 헬게이트가 열렸다.







http://www.mma.go.kr/kor/s_navigation/reserve/reserve05/




1~4년차
일년을 반으로 쪼개서 전반기, 후반기가 있으면 전반기 후반기마다 6~8시간 짜리 향방작계훈련을 받는다. 이건 동사무소에 가는 거다. 짜증나기는 하지만 뭐 그래도 하루 갔다 오는 거니까 그럭저럭 할만은 하다. 그리고 동미참훈련(집에서 예비군 훈련장으로 매일 출퇴근)을 24시간을 받아야 하는데, 즉 3일 동안 훈련장으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건데, 하루에 8시간인데, 훈련장이라는 게 보통 확실하게 산을 끼고 있는 곳이라서, 아침에 집합을 해서 인원체크하고, 신분증 내고 총이랑 헬멧이랑 탄띠 받고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산으로 올라간다. 일단 뭘 해도 산부터 올라간다. 올라가서 노가리를 까더라도 산에 올라간다. 그냥 등산도 싫은데, 전투화신고, 헬멧 쓰고, 총 매고, 살쪄서 바지는 쨍기지, 거기다가 줄서서 올라가는 거라 페이스도 말리는 바람에 첫번째 교육장소로 이동했을 때는 이미 제법 땀이 나있다. 아, 이 동미참훈련이라는 건 여름에 하는 거다. 하하하하. 이짓을 3일 동안하면 마지막날 퇴소할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그래도 난 2년 밖에 안해서 다행이었는데 저짓을 4년 동안 해야 했을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예비군 훈련의 고비가 아닌가 싶다. (나는 동원미지정이라 이런데, 동원지정자의 경우엔 2박3일의 훈련만(?) 받으면 된다.)


5~6년차
분명히 매년 예비군 훈련을 받건만, 내가 몇 년차인지 가물가물하다. "올해부터는 하루만 받으면 되나? 아닌가? 올해도 3일 받아야 하나?" 훈련통지서를 받을 때까지는 예비군훈련을 떠올리면 스스로에게 저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5~6년차도 전반기, 후반기 동사무소에 가서 6시간을 뻐기다 와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비군 훈련장에 가는 게 3일에서 하루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건 엄청난 행복이다. 더욱이 1~4년차들과 교육이 겹칠 때면 그들은 3일만 받는데, 나는 하루만 받고 마무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짜증나느 건 마찬가지다. 특히 5년차 때 그렇다. 하루라서 좋기는 해도 훈련이 있기는 있는 것이고, 내년에도 또 이 짓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암울하다. 딱 하루 뿐이지만, 그 하루가 그렇게 싫다. 그래도 6년 차가 되면 정말 마지막 훈련이라는 기분도 들고 해서 6년차의 훈련을 받고 퇴소할 때는 정말 마치 제대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나는 공익출신이라 제대가 아니라 소집해제 기분 밖에 못 누려봤구나; (나는 동원미지정자라 이런데, 동원지정자는 향방작계를 한 번만 받고 나머지 한 번은 4시간짜리 소집점검으로 대신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대망의 7년차






예비군 훈련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물론 그래도 엄연히 예비군에 편성된 인간이기 때문에 전쟁이 나서 예비군 소집령이 떨어지면 8시간 혹은 24시간 이내에 예비군 동대로 집결해야 하는 신세이지만, 북한에 사는 동갑내기 새끼가 이상한 생각만 먹지 않으면 무사히 올해를 넘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올해가 지나면 바야흐로 민.방.위.


민방위라는 건 또 어떤 세계일지 모르겠다. 이것 참.. 나는 국방의 의무가 작금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것에 대해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간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 내게 있어서 병역의 의무는 물론이거니와 이렇게 그 의무를 마친 이에게도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의무가 존재하며, 그걸 이행하고 난 뒤에도 또 그 무슨 의무가 있다는 점이 새삼 경악스러울 따름이다. 언제쯤 이 나라의 국민이 그러한 의무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올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통일은 정말로 대박이다.


  1.  당연한 자유, 이상한 의무 (병역의 의무를 '지극히' 당연시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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