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기록

흡연자가 꿈꾸는 금연국가로서의 대한민국

by 통합메일 2014. 1. 26.
반응형



나는 흡연자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지는 어언 16~17년 정도 되었다. 학창시절 때부터 피웠다. 대학생이 되면 끊겠다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금연에 대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금연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중간중간 반년이나 한 달 정도씩 금연을 한 적은 있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다 흡연자다 보니 친구들 만나서 술 한 번 마시면 그때부터 또 다시 흡연이 시작되었다.


세월이 변하며 이제는 술집에서의 금연 정책이 실시되었다. 예전에도 술집이 너무 번잡하고 혼란스러우면 바깥에 나와서 피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법이 그러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바깥에 나와서 담배를 피운다. 술집에서 동석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깥으로 나오면 술집 앞에 서서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그중에 하나일 테고 말이다. 그러다보니 길거리가 온통 담배연기와 담배 냄새로 진동을 했다. 그것은


매우 불쾌한 경험이었다.





물론 술집에서 그런 금연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연기와 담배냄새를 맡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정책이고 좋은 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정책이 어떤 대안이 결여된 상태에서 시행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수많은 흡연자들을 그냥 길거리로 내모는 결과만을 초래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순간이 있었다. 술집의 공기는 좋아졌지만, 길거리의 공기는 매우 나빠졌다. 서울은 지역에 따라서 길거리 흡연조차 금지된 곳이 많다고 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곳은 흡연공간을 마련하는데 그래도 좀 신경을 많이 쓰지 않을까 그렇게 짐작을 해본다.


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흡연의 결과물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는 일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흡연자 역시 담배 연기와 냄새는 달갑지 않다. 그래서 전자담배를 알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관리가 힘들고 금액이 비쌌다. 원료 자체를 그리 비싸지 않은데 정부에서 부과하는 세금이 어마어마했다. 전자담배 액상도 담배로 간주하여 거기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해외에서 구매해도 통관과정에서 적발되면 ml당 얼마의 세금을 납부해야한다.


과거 미국의 몇몇 주가 담배를 마약으로 지정하는 과정을 보면서 흡연자로서의 나는 몹시 불안함을 느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것을 바라마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나나 아버지나 뭐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담배는 쉽게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 피우기 시작한 것이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나 사건들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혼자의 힘을 끊기란 어렵다. 그래서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단순히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과 작용하는 이전까지의 다양한 관계와 행동유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과정에 대해 국가가 정말로 국민들의 금연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도 괜찮으리라는 생각이다. 그게 아니라 현재의 각종 금연정책들은 좀 더 흡연자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들이 소비하는 담배에는 50%에 육박하는 세금이 부과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국가이지만 대한민국은 담배의 전매제를 시행함으로써 일반인이 담배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국가가 독점적으로 그것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식으로 침해되는 자유에 대하여 국가는 어떤 식으로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지 지금처럼 대책 없이 술집에서의 금연만을 시행하는 것은 그 거리를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크나큰 불쾌감과 해악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