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

by 통합메일 2012. 4. 21.
반응형

벡(BECK) 영화감상문


1.소개

어느 날 우연히 벡이라는 이름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혹시나 했는데 알고 보니 동명의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였다. 만화책의 경우 꽤나 유명해서 나 역시도 모두 다 읽은 것이었는데 전권 약 24권 정도 되는 적지 않은 양의 시리즈였다. 그런데 보통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의 경우에는 플레이타임이라는 영화 특유의 한계로 인하여 원작의 내용이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만화의 경우 24권이나 되는 분량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이 되었다. 과연 원작의 내용을 잘 살릴 수 있을까? 만화책을 보면서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랄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는 그래도 이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영화의 플레이 타임이 2시간 30분 가까이 된다. 보통의 영화들이 대부분 1시간 30분 정도에 그치는 것을 감안할 때 한 시간이나 더 많은 분량은 방대한 만화의 내용을 최대한 영화에 담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그레이트풀 사운드에서도 배경이나 날씨 관객의 숫자 등 준비하기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요소들에 있어서 무엇 하나 빼먹지 않고 그대로 재현해줬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낄 정도였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있어서는 타이라의 경우에는 좀 실망스럽긴 하였으나, 치바도 살짝 좀 실망스럽긴 하였으나, 유키오와 사쿠의 경우에는 준수하다 싶은 수준이었고, 주연 중의 주연인 류스케의 경우에는 정말 원작보다 더 원작 같은 배우를 데려와서 연기를 시켰다. 덕분에 다른 배우의의 미스캐스팅이 모두 상쇄되는 기분이었다.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은 스토리의 변형이다. 원작에서는 류스케의 절친인 다잉브리지의 에디가 총에 맞아 죽는데 그 부분이 워낙 미묘하고 다소 지루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인지라 영화에서는 과감하게 그 부분을 변경했다. 따라서 영화에서는 에디가 죽지 않고 그냥 류스케가 (너무 쉽게) 레온 사익스에게 잡혀갔다가 다시 살아 돌아오고, 란의 훼방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았다.



2.줄거리

주인공 유키오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자신의 재능 따위는 알지 못하고 그냥 있는 둥 없는 둥 학교에서는 빵셔틀 역할이나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다. 그런데 어느 날 길을 가던 도중 불량배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개 '벡'을 구해준 게 계기가 되어 기타리스트 류스케와 알게 된다. 그리고 류스케의 도생 마호와도 알게 된다. 얼마 뒤에는 학교에 사쿠라는 아이가 전학을 와서 그와 친구가 된다. 유키오는 류스케에게 기타를  배우게 되고, 류스케는 유키오에게 기타를 선물한다. 하지만 학교의 불량배들에게 당하는 바람에 기타가 부서지고 류스케는 유키오에게 심각하게 화를 낸다. 유키오는 두 달을 아르바이트해서 기타를 고치고 간신히 류스케와 화해하게 된다. 그 즈음 류스케는 새로운 밴드를 만들기 위해서 멤버를 물색하고 있었다. 타이라라는 유능한 베이시스트를 확보했고, 보컬로는 치바를 영입했다. 하지만 드럼이 없는 실정. 그러던 차에 유키오가 기타를 고쳐서 다시 나타났고, 그와 함께 있던 사쿠와 함께 두 사람은 졸지에 그룹 벡에 합류하게 된다. 기타에 류스케, 유키오, 보컬에 치바와 유키오, 베이스에 타이라, 드럼에 사쿠의 조합인 것이다. 이들은 클럽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시작했고 얼마지 나지 않아 꽤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류스케와 친분이 있는 다잉브리지의 방문으로 그 인기상승률은 더욱더 박차를 가하게됐다. 무엇보다 그들을 흥분시켰던 것은 일본 제일의 락페스티벌인 그레이트풀 사운드에 그들이 나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상업음악자본프로듀서 란의 계략으로 인해 그들의 그레이트풀 사운드 출전은 무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들 침울에 빠져있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류스케의 기타를 뺏으러 레온 사익스가 일본에 왔고, 류스케는 그에게 끌려갔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는 간신히 살아 돌아왔다. 모든 멤버가 침울에 빠져있을 때 류스케는 호랑이굴이라고 할 수 있는 레온 사익스를 다시 찾아가서 모종의 계약을 하고는 그의 힘을 빌려 그레이트풀 사운드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레이트풀 사운드에 출전한 그들은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수 있게 되는데!


3.감상

기억난다. 만화책으로 벡이라는 그룹의 이야기를 읽어나갈 때 단행본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그들의 성공을 보면서 어쩌면 이 이야기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최소한 그들이 세계적인 가수가 될 때까지는 이 이야기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이 만화는 읽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고, 가상의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만화라서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는 없지만 그들은 무척 사랑스러운 밴드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척 인상 깊었던 것은 작중에서 조커로 작용하는 유키오의 노랫소리를 한 번도, 단 한 번도 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모든 악기 소리는 들려주고 심지어는 치바의 랩까지도 다 들려주는데 유독 유키오의 노랫소리만은 딱 mute처리해 버린다. 처음에는 생각하기를 "아 영화 마지막에 하이라이트로 들려주려나 보다"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영화가 끝날 때 까지도 관객은 단 한 번도 유키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제야 나는 느꼈다. 아 이것은 아마도 만화책을 본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만화책으로 이미 벡을 다 본 사람들의 경우에는 만화에서도  매우 인상 깊게 처리하고 있는 유키오의 목소리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을 테니 그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유키오의 목소리만큼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이미지로 대신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 정도의 마음이라면 나는 충분히 배려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아가 류스케가 연주하는 (아마도 대역이겠지만?) 기타 솔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정도 빈자리는 그럭저럭 상쇄가 된다고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