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영화감상문
1.소개 2.줄거리 3.교사관과 동주 4.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문제 |
1.소개
2011년 10월 개봉한 이 영화는 이한 감독이 연출했으며, 유아인과 김윤석이 주연을 맡았다. 보편적인 한국영화의 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족애와 휴머니즘, 그리고 사제 간의 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는 것이 시선을 끈다. 이것은 이전에 개봉된 영화 <방가방가>나 <반두비> 같은 영화에 이어서 우리 사회가 점차 다문화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과 그에 따라 점점 그런 사회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2.줄거리
주인공 도완득은 고등학교 2학년이다. 꼽추인 아버지는 완득이 어릴 적부터 카바레에서 춤을 주는 일을 했다. 카바레가 망하자 아버지는 바보 삼촌과 함께 시골 장터를 돌며 물건을 팔았다. 완득은 가난이 지긋지긋했고, 자신에게 취미에도 없는 공부를 기대하는 아버지가 야속하기도 했다. 완득에게는 옆집에 사는 학교 담임선생님 동주가 무척 큰 영향을 미친다. 동주는 무척이나 열린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다.
담임인 동주는 완득에게 헤어진 엄마의 소식을 전해준다. 그녀는 필리핀 사람이다. 주민등록에는 올라와 있지 않지만 호적에는 그대로 그 기록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알려준 것이다. 완득은 어머니를 만나는 것이 무척 두려웠다. 워낙 어릴 때 이별한지라 그녀의 존재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주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다. 자본가의 아들인 그는 불법 체류자들을 착취하는 아버지에 대항하여 사회선생님 동시에 사회운동가가 되어 불법체류자들을 도왔다. 그러다 경찰에 잡혀가기도 한다.
우연한 계기로 킥복싱에 입문한 완득은 어머니도 만나고 여자 친구도 생기면서 점차 마음의 공허를 채워나간다. 그렇게 여전히 시끄러운 완득의 동네.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지만 어렴풋한 행복은 분명히 그곳에 존재했다.
3.교사관과 동주
동주가 보여주는 교사의 캐릭터는 무척 매력적이다. 주인공은 도완득이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단연 그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무엇이 매력적이냐 하면 진심으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덕에 학생들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인 것이다. 더불어 자신의 안분지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되는 계층에 대해서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지행합일이 되는 인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직을 희망하는 나에게 그런 그의 캐릭터는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바라는 교사의 이미지, 즉 참된 스승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입으로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온몸으로 존재 그 자체로 진리를 보여주는 교사인 것이다.
하지만 곧이어 따라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저런 교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 교사가 되는 데는 몇 가지의 장벽이 존재한다. 우선은 나의 사욕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에서처럼 교사에게 행정적 부담이 주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좋은 학생을 만나는 것이다. 나는 의외로 이 마지막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생은 좋은 선생 밑에서 생기듯, 좋은 선생 역시 좋은 학생 위에 생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는 사제 간의 협동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논리를 이용해서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이 가벼워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어디까지나 학생을 이끌어주는 존재가 되어야지 학생에 의해 이끌림을 당하는 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학생들의 인성 부족 문제를 순전히 교사들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는 적잖은 위험성을 잉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든 교사는 학생의 모자람이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지각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교사의 자기반성을 의미하는 일이지 사회가 교사라는 직종에 대해서 모종의 조준된 비난을 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4.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문제
앞서 언급했듯 이 영화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정확히 말해서는 불법 체류자들의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불법 체류자들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일단 정부의 계획 범위를 벗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취업으로 인해 국내 고용 수요가 불안정해지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의 약점을 이용해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 고용주들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전에 만들어진 <방가방가>나 <반두비> 같은 영화들 역시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들이 불법체류자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의일 수도 있고 타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큰 틀 안에서 본다면 자의적으로 불법 체류가의 길을 걷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생계를 위한 돈이라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그러한 길을 걷도록 등을 떠밀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대사들을 보면 관객들에게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도모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표현되지만 우리 경제의 한 구성원인 그들을 우리는 습관처럼 무시한다. 이것은 백인종에게만 깍듯한 우리네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하겠고, 한국인들의 왜곡된 사회관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불법체류자는 그 존재로 인해 합법체류자에 대한 역차별이나, 고용지수와 같은 문제에서 많은 문제를 가져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 역시 우리나라의 산업을 지탱하는 일꾼이며, 그들이 소비하는 물품에는 이미 모두 세금이 붙어있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나름대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이 영화는 다문화 가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완득의 부모가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그 과정이 언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유감스럽긴 하지만 다문화 가정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적잖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즉 이 영화는 나름의 방식으로 이 시대의 우리 사회를 틈틈이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완득의 어머니는 필리핀 사람이다. 얼마 전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자스민 씨가 배역을 맡았다. 사실 이야기의 흐름만을 놓고 본다면 그녀의 존재는 좀 부자연스럽기도 하다. 이미 가난과 꼽추 아버지의 존재만으로도 완득에게는 적잖은 시련이 닥쳐있는 상태인 것이다. 때문에 필리피노 어머니의 존재는 시련의 과잉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ㅏ지만 그러한 어머니의 존재를 깨닫고 그녀와 만나는 과정이 완득에게 존재가 가진 아픔을 치유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실제 영화에서도 그렇게 전개되었던 것 같다.) 그는 그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그것이 현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어머니와의 첫 만남은 다소 밋밋했다. 극적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별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그냥 만났다. 하지만 물리적인 만남은 이루어졌으되 두 사람은 여전히 불편한 사이로 남았으므로 그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었다. 그들의 진정한 만남은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터놓으면서, 완득이 그녀에게 신발을 사주면서 ‘어머니’라는 말을 썼을 때 이루어진다. 나는 이것이 이 영화에서 극적 효과가 최고에 달한 장면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문화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하나의 현상이 되어가는 그것을 이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단순히 머리로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통해서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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