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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85

얼룩진 양비론 얼룩진 양비론 양비론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접한 것이 언제인지 확실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을 접한 장소는 분명히 인터넷 정치토론 게시판이었다. 그곳에서 이라는 것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단어였다. 그리고 그 단어는 대개의 경우 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했다. . 단순히 양자를 비판한다는 가치중립적인 개념이 그런 식으로 수식되면서 그것은 특정 목표의 가치를 향해 망설임 없이 발사되는 총알 같은 존재가 되었다. 즉 그것은 양비의 논리를 펼치는 이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행위에 조롱을 보내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나의 눈에 그런 세태는 무척이나 불편한 것이었다. 그 불편의 근원은 당연히 위에 숨은 였다. 정치적 영역의 특수성을 내세워 양자택일의 선택지만을 대중에게 강요하는 주장의 소유자들에게 이라는 단어.. 2013. 6. 11.
훈훈한 불편함 훈훈한 불편함 훈훈함에 목이 마른 세상이다. 맥락을 짚어보니 이것 참 잔뜩 엉킨 실타래다. 세상 여기저기에서 이라는 것을 마주한다. 나에게 그것은 거대한 벽과 같은 것이다. 물론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있다. 때문에 이 맥락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 맥락이 내게 불편함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훈훈함이 아닌 것이다. 나의 의심이 닿은 곳은 의 문제다. 그러고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무수히 많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상 그 자체 역시도 이미지이고, 심지어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고 역시도 이미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미지는 상당히 다양한 기능을 한다. 모든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암기하여 인식하는 대신,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들을 조합한 또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외부세계나 자신의 감.. 2013. 6. 11.
인간의 자격(일베 초등교사에 대하여) 인간의 자격(일베 초등교사에 대하여) 초등교사가 일베에 남긴 글이 화제다. 어린아이들을 '로린'이라는 성모욕적인 명사로 지칭하고 성매매 업소 비교 분석기를 작성한 것이다. 물론 엄청난 비난이 가해졌다. 임용합격취소의 주장들이 무수히 많은 댓글로 달렸다.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여럿이었다.하지만 나는 그 분노에 공감하지 못했다.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그가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그 성적 취향에 간섭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가 사용한 단어가 특정 인격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면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쁜 것은 성매매 행위에 별로 충격을 받아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교사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 갑자.. 2013. 6. 11.
일베는 가깝고, 이상적 의사소통 상황은 멀다. 일베는 가깝고, 이상적 의사소통 상황은 멀다. 이성과 감성이 등을 맞댄 존재임을 확인할 때가 있다. 논리에 어긋나는 글을 읽을 때와 매우 논리적인 글을 읽을 때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결코 같지 않다. 그것은 아마 인간에게는 논리 속에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리라. 최근 논란이 되는 일베에 대한 문제에서는 나는 감정의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일베에 대한 세간의 반응을 접할 때 내가 느낌 첫 번째 감정은 불쾌함이었다. 공식적인 지면에서 이루어지는 비판들에서는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지만 일베와 대척하고 있는 일반인들의 모임에서는 거부감을 느꼈다. 두 번째의 불합리는 나는 일베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불쾌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익히 알려진 일베인들의 악행에.. 201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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