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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85

쓸모 있는 연애 쓸모 있는 연애 사실 나는 조금의 게으름도 없이 연애를 꿈꾸는 인간이다. 한시도 쉬지 않는 덕분에 뇌의 어디 한 부분이 먹먹할 정도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연애를 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리고 내가 연애를 하지 않는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가만히 세상을 바라보니 기실 거기에 널린 연애라는 것들은 실로 하찮기 그지없는 것들이 많다. 더 나아가서는 쓸모없기도 하다. 이것은 첫 번째로 문화의 문제이고, 인간의 문제이며, 동시에 나 자신의 문제이다.이 세상에 보급된 연애의 문화라는 것들은 실로 하찮다. 연인들은 만나서 매우 소중한 시간과 추억들을 공유하는 듯 보이지만 기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다. 물론 이것은 시간과 재화의 한정이라는 필연의 자연법칙과 맞닿음으.. 2013. 6. 14.
학벌의 아이 학벌의 아이 “헤어 나오려 할수록 더욱 빠져드는 모래지옥”그에게 학벌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비록 그 스스로는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서든 외면하려 해도 말이다.원래 그는 철저한 학벌주의자였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학벌에 집착하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정신이 박힌 이상 당연히 스스로에게도 그러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을 것이다. 그의 수능 장수는 그것으로 설명이 된다. 속물이기는 하였으되 스스로에게 너그럽지 않고 엄격했다는 점에서 그의 근성은 높이 살만하다. 그런 근성이 빛을 봤다면 물론 속물이 되긴 했겠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속물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실패했다. 실패의 충격을 그는 마더 콤플렉스로 달랬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져온 가치관의 반탄.. 2013. 6. 12.
절도의 추억 절도의 추억 도벽에 빠졌던 적이 있다. 무방비의 세상이라 생각했고 숨길 수만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쉽게 부정하고 외면할 수가 없는 이상한 감정이었다. 나는 그 기분에 자만했고 부지런히 적당한 크기의 것들을 옷 속에 감추다 결국 어느 날 들켜버렸다. 잡혀버렸다. 천병관 식으로 얘기하자면 그것은 좀도둑의 법칙이었다.불행 중 다행인 것은 내가 결국은 나름의 해피엔딩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나를 잡은 마트직원들은 나를 물류창고에 구금했고 갖은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폭행의 직전까지 갔지만 그럼에도 끝끝내 나를 경찰에 넘기지는 않았다.아마도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 그 일을 이렇게 은밀하게나마 고백해보는 일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매우 부끄럽.. 2013. 6. 12.
당연한 자유, 이상한 의무 (병역의 의무를 '지극히' 당연시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당연한 자유, 이상한 의무 우리는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생명, 사회, 권리, 의무, 죽음, 전쟁, 평화. 구조와 환경에 대처하는 인간의 적응능력은 우리를 둘러싼 것들이 조금만 변화를 게을리 하여 그것이 흡사 영구불변의 것이 아닐까 생각할 틈을 보이노라면 망설임 없이 그것들을 당연 하시하도록 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의 삶은 여태까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고통이 찾아올 대면 지금까지 누렸던 평안은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된다. 전쟁을 맞이하면 당연했던 평화는 가족과 같은 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목도할 때 나는 우리 사회에서.. 201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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