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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교수님>
예상되는 변절, 외로운 교수님
벽이 있다. 이해하기도 극복하기도 힘든 벽이다. 처음에는 그의 학식과 직위에 눌린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외로움이나 세상사에 대한 그의 연륜 때문에 경외를 느낀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결코 그를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간 선종형과 더불어 떠나간 무수한 인간들, 그에게 나는 이미 떠나버린 인간일지도 모른다. 정을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리라.
지금 나는 그에 대하여 연민을 느낀다. 이 가증스러운 감정은 머지않아 무채색의 외면으로 변질되리라는 것을 안다. 주를 부정한 베드로처럼.
미리 나를 떠나보낸 그의 곁에서 나 역시 그를 위해 슬퍼한다. 나라도 이 시대에 살아남은 군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또 연범형과 같은 유형을 낳을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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