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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청주 전청우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by 통합메일 201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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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이신 할머니가 집에 오셨는데, 뒷골이 당기고 귀에서 이명이 들린다고 하셔서 2014년 1월 6일 오전에 청주시 개신동에 위치한 전청우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충북대 병원으로 갈까 했지만 예약을 해두지 않아서 일단 급한대로 의원급 병원으로 가게 됐다. 이곳은 이비인후과 병원이기는 하지만, 근방의 주민들에게는 '감기'를 잘 고친다고 소문이 나서 평소에는 보통 감기로 방문을 해오던 곳이었고, 할머니와 내가 방문 했을 때도 감기 관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이 많아 보였다.





월요일 오전은 원래 병원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20분 여를 기다려서 진료를 받았다. 할머니께서 이명을 호소하자 의사 선생님은 청력 검사를 받게 하셨다. 그리고 결과를 보더니 아무래도 노화로 인한 증상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노화로 인해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들린다니 씁쓸했다. 그러고보니 최근들어 할머니가 사람들의 말을 잘 못 알아 들으시는 경향이 심해진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 이명 증상에 쓰는 약이 있다고 해서 처방을 받아 약을 샀다. 일주일치의 처방약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일주일 뒤에 다시 결과를 보자고 했다.


어머니는 그냥 이 병원에서 소견서를 받아서 충북대 병원으로 가자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약을 먹어봐서 효과가 없으면 대학병원에 예약을 해서 외래 진료 방문을 하면 될 일 같았다. 어릴 적에는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할머니가 우리 남매의 운동회나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자주 오셨다. 나는 워낙 어릴 때부터 그런 것에 별로 개의치 않아서 안 오셔도 된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굳이 힘든 몸을 끌고 찾아오셔서 자리를 지켜주셨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커서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곤 하니 그것도 참 묘한 일이라고 생각이 됐다. 자식들이 모두 다 바쁘니 할머니는 내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손자에게 몸을 의탁하시는 것일테다. 자식들이 야속할텐데, 자식들과 며느리들 사이에 신호정리하는 재주가 없으셔서 자식 덕 보는 일도 여의치 않으실 것이다. 이래저래, 늙는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씁쓸한 일이라고 해야 할까. 평생을 부비며 산 남편을 떠나보낸지도 어언 10년이 넘어간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끈질기게 논밭을 기어다니느라 몸 이곳저곳이 망가져가는 그녀는 어떤 심정으로 삶을 부여잡고 있을까.


그것에 미처 공감하지 못한채로 어느 순간 그녀를 보내는 날이 덜컥 찾아올까봐 나의 삶은 조용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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