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 "돈의 맛" - 그대 아직 돈벼락을 꿈꾸는가?(2014년 1월 4일)
<로또, 스포츠 토토>
방송은 어느 시장을 비추면서 시장된다.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멘트가 귀에 들어온다. '그'를 목격한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입을 모아서 한결 같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인생의 실패자였다고 말이다. 그에 대한 레퍼토리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진부한 것이다. 사업은 실패했고, 파산지경에 이르러, 아내와 이혼하고 자식들과도 생이별을 했던 것이다. 수렁에 빠진 인생의 그였다. 그렇다 이것은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 생의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러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방송은 문을 연다. 아무리 노력해봤자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게 되면서 사람들은 경악을 하게 된다. 가난했던 그들이 벼락부자가 된 것이었다. 시장통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사람은 고급술집의 VIP 손님이 되어 나타났고, 가난한 집배원은 고급 빌라의 주인이 되었다. 시장통 중국집 배달원은 갑부가 되어 나타나서 자신이 일하던 중국집 주인에게 오토바이를 선물했다. 그들은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의 인생을 바꾼 것은 바로 로또였다.
이제 그들은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신화를 듣고는 자신도 그런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그런 인생역전의 꿈을 쫓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그러한 로또에 투자하는 돈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그러한 돈은 투자라고 하기에는 그러한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사람은 터무없이 적다. 대부분은 허탕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인생과 노후를 위해서 주력하고 있는 일로 '로또'를 꼽고 있다고 한다.
우선 제작진은 인생역전 신화의 주인공이 된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 보았다.
일확천금 40억 돈벼락을 맞은 술고래는 당첨금을 받아서 펑펑 쓰고 다녔다고 한다. 고급 유흥가에서 황제로 통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를 포함해서 일확천금의 주인공이 된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모두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있었다. 로또에 당첨된 집배원은 당첨되자 그 길로 직장을 때려치웠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묘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확천금의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이들이 결국 다시 망했다는 소문들이었다. 원없이 써도 다 쓰지 못할 것 같은 그 돈들을 다 써버리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흥청망청 쓰거나 주식에 투자했다가 결국 휴지조각만 쥐게 된다고 했다. 술고배든, 집배원이든, 자장면 배달원이든 하나 같이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집 배달부의 경우 불과 1년 여만에 당첨금을 거의 탕진해버리고 새로운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폭력사건의 피의자로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체포 당시 그는 매우 피폐한 상태였다고 했다. 부인을 폭행한 이유는 자신의 당첨금을 자신의 아내가 마음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의처증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내의 주장에 의하면 자신은 절대 돈을 막 쓰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돈을 막 뿌리고 다니다시피 하는 것은 당사자 본인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점점 자신의 통장에 돈이 사라지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주위사람을 의심하게 된 것 같다.
제작진은 어렵게 그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정말로 아내가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빼돌린 사실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여 자신을 폭력 전과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사실의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이런 사례는 우리들로 하여금 그런 거액의 돈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든다. 돈이 없어서 괴물이 되는 세상이다 보니 돈만 있으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우리네의 세태다. 하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를 방송은 묻고 있었다.
방송은 또다른 사례를 보여준다. 부부 간의 갈등이다. 소금장수인 남편은 복권을 샀고, 그것을 맞춰보라고 아내에게 주었다. 하지만 아내는 당첨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당첨금을 수령해버렸고, 남편은 한참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 복권을 샀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그는 그 당첨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었다. 당첨금을 사이에 두고 두 부부는 매우 심각하게 갈라서고 있었다.
아내는 왜 남편에게 당첨 사실을 숨겼던 것일까? 아내는 남편에 대해서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해놓고 이혼신청을 해버렸다. 그는 재산분할과 양육권을 놓고 소송을 벌였는데 그 소송의 과정에서 아내의 통장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아내가 당첨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아내는 이 사실을 일 년 넘게 철저하게 숨겨왔던 것이다. 남편에 의하면 아내는 행실이 수상했다고 한다. 집안일 밖에 몰랐던 아내는 성형수술을 여러번 하고 정신 없이 놀러다니고 명품 가방을 사들였다고 한다. 아내는 10억을 호가하는 오피스텔의 주인이 되었고, 남편은 중고 화물차로 전국을 누비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아내는 더이상 남편을 만나려고 하지 않았고, 지쳐버린 남편도 이제는 모든 소송을 포기해버린 상태다.
이처럼 갑자기 얻은 돈 때문에 오히려 잃은 게 더 많은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돈을 갈구한다.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지금 이런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일까
이어서 방송은 서로 실랑이 하는 두 사람을 비춘다. 그것은 3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지리한 전쟁이었다. 이제는 진위마저 어지럽게 섞여버린 지겨운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3년 전 복권방에서 만난 두 친구는 전날밤 꿈자리가 참 좋아서 서로 돈을 모아서 로또를 구입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이 당첨이 되어버렸다. 당첨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빌려준 돈으로 당첨이 됐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그 당첨금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당첨이 됐다고 의심을 받는 사람은 자신은 전혀 당첨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자신이 정말로 당첨이 됐더라면 진작에 이민을 가버리지 이렇게 시달리면서 살겠느냐고 말하고 있었다. 돈을 빌려준 측은 이 일로 소송을 걸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당첨을 의심받는 쪽은 당첨금 수령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방송은 이러한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이 로또에 얼마나 투자를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들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그는 꿈을 비롯해서 자신의 모든 일상을 로또 번호에 반영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피곤한 삶처럼 보였지만 그는 그런 삶을 즐기며 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시청자의 눈으로 보기에 그것은 매우 여유없는 삶으로 비춰지는 것이었다.
이어서 방송은 지독한 자린고비라고 불리는 한 노인을 비춰준다. 전기/수도/의복과 관련하여 그는 정말 지독하게 아끼며 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한때의 그는 매우 돈을 잘 버는 사업가였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그 동안의 재력은 거짓말처럼 그리고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돈을 잃자 사람들도 모두 떠나가고 말았다. 병에 걸려 입원을 했지만 아무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줬던 것은 이웃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이웃을 돕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했다.
행복지수가 높은 사회일수록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심각한 병에 걸린 나머지 돈을 떠나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때때로 로또를 즐겨 사는 사람이다보니 그 내용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방송이었던 것 같다. 물론 늘 그렇듯 "나는 당첨이 되도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파국의 길에 대한 경각심은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그런 내용의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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