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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2일. 기타큐슈-후쿠오카(다시 원점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

by 통합메일 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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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1일 목요일


8시30분



맨날 일찍 일어나 버릇했더니


어제 그렇게 무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제법 일찍 일어났다.


오늘 달릴 거리는 70km 정도지만..






하루 종일 빗길을 달려야 할테니 방심할 수 없다.


사실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70km도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거기에다 몸상태도 좋질 않으니..






어제 게스트하우스 사진을 덜 찍은 것 같아서 일어나자마자 좀 찍었다.




어제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했던 장소


소파가 의외로 참 쓸만하다.



세탁기는 5층 복도 맨 끝에 있다.


4층이었나?


아니다 5층인 듯



여기가 5층 엘리베이터 가는 복도


사장님의 배려로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했다.


사장님은 안전하다고 했지만 혹시 몰라 돼지꼬리는 묶어놨다.



여기에 빨래를 말리면 굿



맞은편 건물은 무슨 주차빌딩인 모양이다.



4층 프런트에서 사장이 게임을 하고 있길래 게임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모르는 게임이다.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했다.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굿바이했다.


배웅은 안 해서 신기했다.


신세대인 모양.





자전거와 짐을 챙겨서 1층으로 내려오니 9시다.




불야성이던 번화가도 이른 아침엔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동안 고생한 내 자전거.. 조금만 더 버티자


그러고보니 '차라투스트라라고 이름도 붙였는데..


여행할 때도 그렇고.. 여행기에서도 그렇고 별로 불러주질 못했다.



얼마전부터 짐싸는 방식을 바꿨다.


랙팩 밑의 공간에 캠핑체어가 아니라 페트병을 넣어서 충격을 완화시켰는데


아주 좋은 것 같다.


조금 시끄럽기는 하지만..



자 이제 또 가보자.






비가 오지만 떠난다.




비는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 한다.



어제 지나왔던 길일지도 모르는데 길눈이 어두워서.. 모르겠다.



나가는 길에 자전거 가게가 있길래 봤는데 문을 닫은 것 같아서 그냥 지나갔다.


원체 작아보이기도 하고..





육교를 이용해서 길을 건넜는데..


지금보니.. 자전거는 안 되는 건가......



일본에서 이렇게 대여 자전거는 처음 본다.



참 잘도 만들어놨구나..



비가 너무 심해져서 잠깐 비를 피하는 중


버스 정류장이다.


일본의 버스는 뒤로 타며..


출발하고 정지할 때마다 마치 지하철같이 운전수가 방송을 하고..


승객이 자리에 앉아야만 출발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우 느리다.


후쿠오카에서는 한 버스와 같이 한참을 같이 달렸다.



이게 아마 내가 끼고 달린 강일텐데..



생각 없이 다리를 건너다가 문득 지도를 보니 바로 내 뒤에 자전거 가게가 있다.



이렇게 길눈이 어두워서야;;


구글맵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가능할까 싶었지만.. 고쳐준다고 했다.

시간이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길래 "유큐리 오네가이시마스"라고 했다. (천천히 해주세요.)

메리다를 취급하는 가게엿는데 그렇게 엄청 좋은 건 없었던 것 같다.

메리다 리액도 400이 150만원 정도면.. 우리나라가 더 싼 듯..

메리다가 대만 제품이던가?



그런데 수리비가 2,200엔 정도가 나왔다.

헐.. 지금까지 지불한 수리비 중에 제일 비싸다..

대도시 물가!?


뭐 하여간 내가 지금 싸다 비싸다 가릴 처지는 아니지..



고가도로 때문에 길을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기도 하고..


어차피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니 마음을 다 비웠다.


참으로 일본 다운 풍경..



쭉쭉 나가봅시다.


비가 계속 내리다 말다 했다.


현재 시간 10시30분




치과 대학이다.


여길 졸업하면 음산한 치과를 개업하게 되는데..




296번과 3번 국도 중에서 잠시 아무거나 타도 된다.


3번 국도가 너무 돌아가는 것 같아서 잠시 296번을 타기로 했다.




<어차피 또이또이였을 것 같긴 하다>





그러다가 우와 비 진짜 엄청 온다.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했다.


가고시마에서 만난 억수수준으로 온다.


다루미즈의 억수 정도는 아니다.


조금 멎는 것 같길래.. 다시 출발했다.


도시가 워낙 커서 아직 생각보다 너무 못 왔다.



그러다 또 억수 같이 내려서 이름 모를 건물 주차장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짜증나 ㅋ



그러다 길이 또 무슨 이상한 역으로 올라가서



간신히 길을 찾아 나가고



이런 엄청난 번화가가 나와서.. 무척 두려워하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길을 건넜다.



근데 길에 자전거 통행 금지 표지판이 붙어 있는데 도통 해석이 안되어 곤란했다.


인도 자체가 통행금지라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쪽만 통행금지라는 것인지..


아마 전자일 것 같은데..


한 50m 정도만 그렇길래 살금살금 타고 지나갔다;;





헬멧에 물이 고여서 고개를 숙이면 주룩주룩 쏟아진다 ㅋ



장관이긴 하군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옴 



내려옴


아니 횡단보도에는 이렇게 떡하니 자전거 횡단 표시가 있으면서..



으악.. 그런데 가다가..


여행기에서 많이 본 육교를 발견했다..


으으으..



여기까지 끌고 올라오는데 진짜 젖먹던 힘까지 다 쓴 것 같다.


힘빠지면 자전거랑 같이 굴러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신 바짝차리고..



내려올 땐 그래도 브레이크 잡고 살금살금 잘 내려왔다.



근데 이제는 길이 위 아래로 나뉘어서.. 위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되어버렸다.


당연히 자전거인 나는 아랫길로..


노면이 그냥 그렇다.



올라갔다가.. 이내 또 내려온다.


이짓을 몇 번 한 듯..



아직 26km..


갈 길이 멀다.



올라와서 좀 달렸더니 또 내려가란다 ㅋㅋㅋㅋ


저 표지판에


국도3호선 본선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달릴 수 없다고 적혀 있었다.


말을 잘 듣고.. 왼쪽 길로 빠져서 또 오르락내리락..



풀숲 작살난다.


잡초와 몸싸움을 하면서 지나가야한다.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고..


저 흉측한 과일은 또 뭐람



터널을 하나 지나는데 터널도 반갑다.




터널보다는 길에 무성한 잡초들이 제일 밉다.


나중에 보니까 슬슬 제초작업을 하기는 하더만..


일본은 제초작업을 할 때도 안전관리요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지나가면


신속히 작업을 잠시 중단한다.


"스미마셍"하고 꾸벅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지나온 길..


풀만 아니면 참 좋은데



여기서 방심하다가 지뢰를 한 번 밟은 듯



오후 3시


비가 멎고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비 온 뒤의 상쾌함이란..


곧바로 해가 나타나지도 않아서 잠시 참 시원했다.



보도블록이 나타나고..


여행 막판에는 그저 머릿속에 온통 길에 대한 생각 뿐이다.



인도 턱 높아요..



4시30분


속도계가 죽었다.



센서 문제인가 싶어 만져봤지만 소용이 없다.


아무래도 아까 풀숲을 헤치고 나올때 문제가 생긴게 아닌가 싶다.



또 마을로 내려와서 달린다.


길이 은근히 짜증난다.



오후 5시 15분


정말 열심히 달려서 후쿠오카 행정구역에 들어갔다.


휴휴휴휴



오후 5시 30분


7번째 스포크가 터졌다.


후후후후


이젠 고치지 않을 거야


안 고쳐줄거야












후쿠오카 도심으로 들어간다.





육교를 이용해 길을 건넌다.


다른 사람들도 다 자전거는 엘리베이터로 옮기길래 따라함 ㅋ




오오 후쿠오카여..


내가 돌아왔다아아아아아



왠지 낯익은 다리


하지만 기분탓



그저 후쿠오카를 관통하는 수많은 강들 중의 하나일 뿐..


노블형과 지나간 강은 아니다



비행기가 지나갔다.



구마모토가 115km


헤헤 하지만 갈 일 없지롱



오후 6시30분


번화한 거리를 만나기 시작했다.





달리다 서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건널목을 매우 천천히 건너기 때문에


도심에 들어와서 달리는 내내 늘 뒤를 돌아보며 다른 자전거가 따라오지 않나 주의했다.


자전거 타면서 후방주의는 필수다.


안전거리 유지도 필수지만..





6시 50분



아이고 근데 가긴 가는 건데..


끝이 안 보이는구나..



7시


드디어 찾아온 이 골목


저기저기 게스트하우스가 지금 내 눈엔 보이는데


그땐 또 안 보여서 ㅋ


지나갔다 다시 돌아오고 ㅋ




카이네 게스트하우스다.



도착하자마자 셀카 찍어서 어머니께 보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일순간에 내게 시건이 집중되는데 이내 신경을 안 쓰는 분위기..


좋다.. 근데.. 왜 카운터 직원도 나에게 신경을 안 쓰는 거지;;


"스미마셍"하니까 그제서야 내게 시선을 옮기고..


예약을 했냐고 묻기에.. 안 했다고..


일본어를 못하는 걸 보고 "에고 이이데스까?"(영어 괜찮아요?)라고 하길래


영어가 나은 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다.


여직원이었는데.. 일본인 치고는 영어를 잘 했고, 자신이 영어를 잘 한다는 자각이 있는지 거침이 없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일본인은 일본인인지라.. 좀 알아듣기 힘들었다.




여권 스캔을 요구하고 (아니 호텔도 아니고 ㅋ)


숙박부에 주소를 대강 적으니까 Full address라고 하며 끝까지 다 적으라고 해서..


분위기가 좀 깐깐한가 보다 생각했다.





시설 안내도 좀.. 건성건성..


내가 뭘 잘못했나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모르겠다.




카이네 게스트 하우스


일부러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일단 샤워..는 당연히 할 수 있는데... 세탁기가.. 없다?


유료 세탁기도 없다?


안내 받은 것도 없고.. 다시 물어보기도 좀.. 어려운 분위기랄까..


자존심이 상한 것도 좀 있다랄까..


아니 내가 너무 소심한거야?



하여간 짐을 풀었다.












일본 지도가 있었는데..


사타곶이 눈에 딱 들어왔다.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 오토바이라도 타고 가고 싶었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세 캔이나 사다가 안주랑 폭풍 흡입을 했다.




<선학 형과 스패니쉬 프렌치>


페이스북하면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엄청나게 큰 배낭을 짊어진 사내 하나가 들어왔다.


등산 여행을 하는 사람인가 싶어 슬쩍 곁눈질로 살펴봤다.


근데 뭐 이미 대화 없는 이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에 적응이 되어버린 탓인지..


그냥 술이나 얼른 마시자고 생각하고.. 두번째 캔을 뜯었는데..




이 아저씨 한국 사람이다 ㅋ


그것도 되게 붙임성 좋은 한국사람


붙임성 엄청나게 좋은 한국사람






내일 돌아가는 마당에 만사가 다 귀찮아져서


일본인 코스프레 하면서 벽 보고 앉아서 술 마시다 잠깐 나갔다 들어오는데


이 양반이 말을 걸어오셨다.


"한국 사람이세요?"


"아 네.."


로 대화의 시작..


(일본인 코스프레였는데 들켜버렸군요~ 토종 마스크란!)


우리 대화의 시작을 보고 카운터의 까칠누님이 드디어 웃었다.


내 마음도 좀 녹은 듯





이선학 이라는 이름의 형은 백패커였다.


비박백팩에 텐트를 넣고 다니면서 캠핑도 많이 하는..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신 것 같았다.






실전 일본어를 좀 하셨고


다 떠나서 붙임성이 너무 좋아서..


게스트하우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제압했다.





형은 시코쿠 섬과 혼슈를 잇는 다리가 참 좋다고 추천해주셨고


다음날 만난 자전거 여행자 김광민 군도 그 다리를 추천해줬는데


나는 내일 돌아가는 배를 타는 것이고....






캠핑을 정말 많이 하셨길래 평소에 궁금했던 두 가지를 여쭤봤다.


1.제 텐트는 왜 이렇게 결로가 생기나요? 결로 때문에 추워 죽을 뻔 한 적이 있습니다.


-결로는 통풍의 문제이지만 잘 때 춥게 느껴지는 건 결로보다는 침낭이 부실함을 의심해봐야 하느니


2.텐트는 보통 어디에 치셨나요? 저는 거의 캠핑장에서만 쳐서........


-사람이 없고, 동물이 없고 그런 아무 곳이나 OK




이 형도 되게 자유로운 영혼이셨다.




나중에 MTB 타고 다시 오게 된다면 그 코스를 넣어서 루트를 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솔까 맨 몸에 MTB면 못 갈데가 없다.




그리고 이 친구 되게 특이한데...


스패니쉬를 쓰길래 "are you spanish?"라고 물으니


기겁을 하면서 "Me? No I'm french!"라고 했다.


자기네 아빠 엄마가 한국에 있다고 했다.


영문을 모를 의문의 남성


되게 잘 생겼다.


실물로 보면 정말 잘 생겼다.


모델해도 되겠다.


근데 너무 깐죽대서 한 대 때려주고 싶다.


근데 피지컬이 꽤 좋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되게 오래 머물고 있는 모양이었다.


게스트하우스 페이스북 들어가보니까 우리가 떠난 후에도 계속 사진이 찍혀 있다 ㅋ




이 사람도 엄청나게 활발해서..


선학형이랑 라이벌이었다.







이미 맥주를 350 350 250 세 캔이나 먹은 상태였지만


형이 맥주 여섯개들이 세트를 꺼내면서 한 2캔인가 더 마신 것 같다.


헤롱헤롱 헤헤헤


술은 역시 좋다.





게스트하우스엔 Curfew인가.. 하는 통금시간이 있는 곳이 있다.


오늘 머무른 이곳이 그러하다.


11시간이 12시를 기점으로 카운터 직원 퇴근하면서 문을 잠그고 가는데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하면서 그냥 무의미;





헤롱헤롱한 정신으로 침대에 누웠다.


드디어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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