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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5일. 부산(응원군)

by 통합메일 201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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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 0일. 떠난다
  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 1일. 청주-상주(낙동강에 합류하다)
  3.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일. 상주-대구(어맹뿌의 4대강 자전거 종주길)
  4.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3일. 대구-창원(창원에서의 첫 캠핑)
  5.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4일. 창원-부산(부산 들어가기 왜 이렇게 힘드냐)
  6.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5일. 부산(응원군) 
  7.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6일. 부산-후쿠오카(뉴카멜리아호) 
  8.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7일. 후쿠오카-후루유온천(짜릿한 경험, 고마운 사람들) 
  9.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8일. 후루유 온천-오무타(일본에서의 첫 캠핑) 
  10.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9~10일. 오무타-아마쿠사(뱃놀이+첫 게스트하우스)
  1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1일. 아마쿠사-나가시마 대교(절경이 보이는 언덕위 캠핑)
  1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2일. 나가시마-사쓰마센다이(스포크가 부러지다)
  13.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3일. 사쓰마센다이-가고시마(우중라이딩)
  14.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4일. 가고시마-카노야(사타곶을 포기하다)
  15.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5~16일. 카노야-미야코노조(귀향의 시작)
  16.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7일. 미야코노조-휴가 선파크(반갑다 충전기야)
  17.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18~19일. 휴가-분고오노(휴식)
  18.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0일. 분고오노-벳푸(온천 보다는 배산임수)
  19.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1일. 벳푸-기타큐슈(11시간50분, 120Km, 뜻밖의 고쿠라)
  20.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2일. 기타큐슈-후쿠오카(다시 원점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
  21.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3일. 후쿠오카-부산(조립은 분해의 역순)
  22.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4일. 부산-청주(마지막회:생을 여행으로 만드는 일)

2015년 5월 25일 월요일 (석가탄신일)



월요일이지만 석가탄신일이라서 휴일


에어컨 켜고 시원하게 자는데


새벽 5시 30분에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린다.


전화를 받아보니 BD형이다.


아니 이 양반이 지금 설마 정말로 온 건가.


내가 전날 '오시면 제 여행기 속에서 영생을 누리게 되실 겁니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ㅋ


"설마 정말 오신 건가요?"


"내가 정말 왔을지 안 왔을지 맞춰봐라 낄낄낄"


"아니 진짜 온 거예요 안 온 거예요?"


"왔다니까 나와 얼른"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허겁지겁 나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황망해 하던 차에


주유소 뒤쪽으로 낯익은 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사람 진짜 와버렸다.







응원군이 찾아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


과장 조금 포함해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지 않나 싶다.


여행도 좀 풍부해지는 것 같고;


나는 스스로의 캐릭터를 위해서 자신의 취향을 엄밀하게 만들어두기는 했지만


평소에는 그냥저냥 무난하게 흘러가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물은


그냥 함께 흘러가더라도 나의 취향이나 자존감이 훼손된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는


매우 진귀한 인물이다.


이것이 내 나름대로 BD형을 묘사하는 문장인데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다.




근처에 남포동 시장이랑 자갈치 시장이 있어서 그쪽 구경을 한 번 해보고,


내일 찾아가야 할 국제여객터미널을 가보기로 했다.






부전동 헌책방골목을 지나는데


어마어마한 언덕 계단이 나왔다.


저 위에 초등학교가 있는 모양인데..







와 계단 진짜 ㅋ


예전에 다큐3일에서 이 골목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든 걸 본 적이 있어서


한 번 쯤 와보고 싶었는데 뭐 별 건 없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짧기도 했고?


하긴 근데 뭐 헌책방들이 엄청나게 길게 모여있어봤자 뭐하겠는가.


이른 아침이라서 아직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은 덕에


셔터에 그려진 그림들을 다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다시 보니 가게마다 개성 있게 주력으로 취급하는 주제들이 있었다.


어떤 집은 잡지를 주력으로 팔고 뭐 그런..



환전을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아서 근처에 있는 농협의 위치를 확인해두었다.


헌책방골목 바로 앞에 있는 농협이었다.



라이카로 작품사진 찍는 형의 열정에 동화되어 나도 그냥 이렇게 한 번 찍어봤다.



깡통시장이라고 했던가



아침이라 이렇게 호젓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영화에도 나온 국제시장


꽃분이네 가보겠냐고 BD형이 묻는 걸


그냥 됐다고 했다.





손으로 만든 게 분명해 보이는 오토바이;;


손재주가 대단한 거다.



골목





딱봐도


밤이 되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날 것 같은 거리다.


술집도 많고 게임방도 많고.


정말 바글바글 했을텐데


아침이 되니 이렇게 한산하구나.


사람이 정말 없다.



자갈치 시장으로 건너가기 위해서 길을 건넌다.


이때 몰랐는데 낮에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자전거로 지나가기에는 좀 많이 힘들었다.



뭔가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같이 자갈치시장을 헤메는데


딱히 뭐 먹을 게 없었다.


어지간한 것들은 딱봐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딱봐도 치열해 보이는 거리


그 좁은 골목에서 차들이 왔다갔다 했다.



상인들은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좁은 골목에 차들..


여기서 유턴도 한다.






도망치듯 복잡한 골목을 벗어나서


아저씨들이 아침 식사를 하시는 식당을 찾아서 들어갓다.


고등어구이에 밥과 국이 나온다.


사실 먹고 싶었던 게 이런 것이기는 했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워낙 억세시다고 할까;


뭔가 질문을 하면 꼭 화를 신경질을 내듯 말씀하시고;


소주 달라고 하니까 보채지 말라는 투로 알았다고 하시고;


BD형이 계산해서 가격은 모르겠다.



밥 먹고 자갈치 시장에서 도망나와서 국제여객터미널 쪽으로 걸어갔다.


둘이서 얘기하면서 사진 찍으면서 가니까 금방 갔다.


지도 상으로 2~3km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좋은 친구랑 함께 걷는 길이 확실히 가장 빠른 길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길건너 보이는 부산우체국이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찍어봤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우편물도 많아서 저렇게 규모가 큰가 했다.



처음에는 국제여객터미널이 아니라,


연안여객터미널로 잘못 찾아가서 한 번 헤멨다.


역시 하루 전에 미리 찾아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돌아가는 길



이제 돌아가는 길인데..


정오가 가까워지니까 볕이 강해져서 덥다.


쪼리를 신고 다녔는데.. 발도 좀 아프다.


확실히 좀 멀긴 먼 모양이다.



저 멀리 용두산공원이라고 해서 찍어봤다.


한 번 올라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귀찮아서 패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얼른 방으로 돌아가서 에어컨을 켜는 일이다.



헬로모바일 대리점을 처음 봐서 신기해서 한 컷



다시 보수동책방 골목을 지난다.


그늘 좋다.



개팔자 상팔자



부끄러움 타는 아이



들어가는 길에 장을 봐서 간단하게 낮술을 한 잔 했다.


저 토마토는 한 봉다리에 5천원인데


아까 자갈치 시장에서 형이 사줬다.


현금 없이 카드만 한 장 들고 나갔더니..


살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여기까지 달려오신 수고도 있는데 자꾸만 돈을 쓰시게 만들어서 죄송했지만,


모텔비 낼 현금이 모자라서 돈도 빌렸닼ㅋㅋㅋ


배부르게 먹고..........


같이 낮잠을 한 숨 잤다.


서울에 갔다가 밤새고 부산까지 달려온 아이언맨에게 침대를 양보했다.



낮잠을 걸지게 잔다음


뭔가 또 먹고 싶어져서 밖으로 나갔다.





정류장 이름으로도 쓰이던 서부교회


건물이 굉장히 특이했던 기억이다.



딱히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바로 앞에 있는 파파존스에 갔다.


청주에는 파파존스가.. 지웰시티 쪽에 하나 있던가?


생긴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먹어보지 못했고


예전에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 집에 갔을 때 먹어본 이후로 그냥 두번째다.









기본 피자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형이 기회있을 때 먹어두라고 해서 칠리맛? 으로 중간 사이즈 하나 더 샀다.


피자 사이즈가 R(레귤러), F(패밀리), P(?) 사이즈로 되어 있어서..


형이 "P는 무슨 사이즈냐?" 라고 물으시기에


나는 "PIG죠 피그, 돼지새끼들이나 먹는 사이즈라고 P"


라고 해서 같이 빵 터졌다.


방문포장이 30%나 할인이 되는 터에 제법 저렴하게 산 것 같다.





나는 또 술 ㅋ


군대에서 콜라 중독자가 되어버린 형은 운전도 해야 하고 해서 금주


그리고 레알 저걸 진짜 둘이서 다 먹었다.


왜 그렇게 배가 고팠는지는 모르겠는데


서로 이래저래 지친 몸이다보니 몸에서 영양소를 들어오는 족족 빨아들인 모양이다.




이제 벌써 시간이 6시가 넘었다.


이틀 전 내가 저무는 해 때문에 똥줄 타던 때와 비슷한 시간이 되었다.


이젠 형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다시 혼자가 되는 건 둘쨰치고


이 양반 잠도 부족한데 여기서 또 청주까지 3시간 넘게 운전해야 하는 게 걱정이다.


아까 "있을 때 먹어둬"라는 말도 그렇고,


어째 훈련소 들어가는 입대자의 심정이 되어


응원군을 배웅했다.


자전거 여행 간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해서 오는 응원군을 둔 사람이


세상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 같다.



얼마나 복되고 감사하며 행복한 인생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당분간 만나지 못할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한다.




<달린 거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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