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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4일. 창원-부산(부산 들어가기 왜 이렇게 힘드냐)

by 통합메일 201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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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4일 일요일



사실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체감상 엄청나게 추웠다.


침낭이 문제인지(하지만 2007 여행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썼는데?!)






텐트를 너무 꽁꽁 싸매놔서 그런지 결로가 살짝 생겨서.. 그런 것인지.. 하여간 추웠다.


추운데서 잤더니 뼈마디.. 특히 손목이 엄청나게 아팠다.


그런데 또 해가 뜨니 온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하여.. 더워져서 답답해졌다.


이건 뭐..






어휴


그래도 간밤에 숙직 순찰 걸리지 않고 무사히 푹 잤던 것에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나오자마자 폰으로 셀카를 찍어보는데 이건 뭐 말이 아니다.



자는 내내 불안해던 것이 저 뒤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이었다.


오며가며 텐트 은폐가 들통이 날까봐 많이 불안했는데 무사히 지나갔다.


명목 상으로나마 도시형 농업공원이라고 되어 있어서 이해를 해준 게 아닐까 싶다.







텐트에서 내다 본 풍경


시간은 7시



캠핑 스팟 바로 앞에는 커다란 나무와 화장실이 있다.


낮에는 볕을 가려주는 고마운 나무지만 밤에는 을씨년스러울 수밖에 ㅋ


특히 바람이라도 불면 ㅋㅋ




화장실에 들어가서 셀카를 찍어본다.



캠핑스팟 바로 뒤에 있는 비닐하우스


어젠 너무 어두워서 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지금 보니까 예쁜 꽃모종들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이렇게 좋은 장소였구나 싶다.



확실히 얼굴이 좀 퉁퉁 부은 것 같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자면 이런 상태였다.



확실히 간밤에 이슬이 내리긴 내렸던 것인지..


자전거 위에 올려둔 랙팩 위에 이렇게 물방울이 제법 맺혀 있었다.



멀리서 찍어봤다.


본관 건물은 왼쪽 건너편


화장실 뒤에 숨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작은 숲? 산책로? 뭐 그런게 있고..



어제 봤던 문제의 그 파티마 병원..



캠핑 필수품인 헤드랜턴이다.


고민고민을 하다가 블랙다이아몬드 제품으로 구입했다.


결과는 대만족.


여행 내내 꽤 오래 썼음에도 불구하고 AAA 배터리 3개로 충분했다.


추가 배터리 괜히 가져갔더란.. 배터리 무게도 무시 못하는데;



어제 무지막지한 업힐을 올라보니 아무래도 암만해도 안장이 낮은 것 같아서 안장을 올렸다.


연장은 토픽 헥서스 2



여행 첫날 샵에 들러서 사온 예비 브레이크슈다.


그런데 겉 포장을 안 뜯었더니 부피가 너무 커서 포장을 다 뜯었다.



면도기도 포장을 뜯었다.



그냥 이렇게해서 세면백에 집어 넣는다.


여행이 진행되다 보니 아무래도 패킹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일단 살고 보는 게 우선



도시농업공원이라고 나름 거창하게 만들어놨는데..


뭔가 작기도 작고..


위치가 농업기술원 안쪽이라 접근성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 누가 올까 싶다


근처 어린이집에서 야외학습 같은 거 오기에는 괜찮을 것 같다.



뭔가 멋지게 찍고 싶었는데..


과거와 같은 샷은 못 건지는 걸 보니 확실히 늙긴 늙은 것 같다.







이제 부산은 50km 밖에 안 남았으니.. 여유가 좀 넘친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이 자리에서 하루 더 있다가 가고 싶기도 한데..


왠지 그랬다가는 또 엄청난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촉이 엄습해서.. 조금 쉬다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 햇살이 상당히 강렬해서.. 황급히


텐트며 짐들을 나무 그늘 아래로 옮겼다.


물기가 남은 텐트는 볕에 놔뒀더니 금새 말랐다.


벤치에 앉아서.. 어제 잔뜩 산 생수를 하나 까서 커피(카누)를 타 마시며


잠시 책을 읽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뒤쪽 비닐하우스에는 여사님들이 나오셔서 작업을 하셨다.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 분들도 계신데 나는 한량 같이 그늘에서 책이나 읽고 있으니


뭔가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니 뭐 딱히 내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살면서 명확하게 배운 것들 중에 하나는


진정한 떳떳함은 뭔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것



어머니께 안부를 전하고


청주에 있는 아는 형에게 전화를 해서 또 궁시렁궁시렁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일단은 부산으로 간다고 선언을 한 뒤


10시에 출발을 했다.


그러고보니 7시에 일어나서 3시간이나 밍기적 댔다.


하지만 뭐 어차피 50km 밖에 안 남았으니.. 평속 10km가 나온다고 해도 뭐


늦어도 5시에는 도착을 하겠거니 생각이 들었기에 별로 걱정은 안 됐다.




굿바이 창원시 농업기술원


고마운 하룻밤이었다


어쩌면 순찰 도시다 나를 발견하고도 그냥 눈 감아주신 숙직자분께도 혹시 몰라 감사



저 아파트가 정말 야경 풍경은 대단했다


저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참 어마어마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린다.


노면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일반 자전거였다면 별 상관이 없었을 텐데 나에게는 매우 큰 고통이다.


세상에 로드 탈 때보다 노면에 더 민감해지다니.


상상도 못한 상황이다.



용원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한다.



차도에 인접한 자전거도로가 꽤 잘 되어 있어서 따라서 달렸다.


그런데 알고보니 자전거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는 모양이라서 조금 달리다 길을 건너서 제대로 달렸다.



길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신호 대기 할 때 셀카




자전거 도시 답게 이렇게 시민 자전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어제 말했듯, 차도의 한 편에 자전거 도로 라인이 만들어져 있다.


자전거 토로 스타일 중에 가장 좋은 스타일이긴 한데


중간중간 버스 전용 차선에 먹히기도 하고..


차량들이 주정차를 해놓는 경우도 있다.


인프라도 문제지만, 시민 의식도 확실히 중요한 것 같다.


일본의 경우에는 인프라는 좀 떨어져도 시민 의식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좋았다랄까.



CU편의점이 나오길래 보급을 하기로 한다.



뭔가를 엄청 사버렸다.


오뚜기에서 나온 덮밥 세트는 이전부터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거라서 비상식량의 차원에서 구입했다.



아는 형과의 통화에서 형이 바이엘 아스피린을 사가라고 충고를 했기에


약국을 만난 김에 구입했다.


3,500원이었던가.



가음정사거리에서 안민고개 방향으로 우회전



현대 계열사 공장이었던 것 같다.


공단지역이라 그런지 길에 차가 별로 안 타녔다.



쭉 뻗은 길을 따라서 달렸다.



노조투쟁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있었다.


건전한 노조의 활동은 참 바람직한 일이다.



가다가 좌회전이었나..


공장들을 옆에 끼고 널찍한 통행로가 있어서 따라 올라간다.


은근히 업힐이 계속되었다.



네이버길찾기를 썼음에도 여기서 직진할 뻔 했다 ㅋ


좌회전 해야 한다.



11시50분


길가에 중국집이 있길래 볶음밥을 사먹었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점심으로 뭘 먹었더라 기억이 나질 않아 한참을 생각했다.


그래 그러고보니 해물뚝배기를 먹었구나.



안민터널을 향해 간다.


어제 터널 끌바가 생각나서 매우 후달렸다.



저 멀리 보이는 터널



좋다. 자전거 도로가 마련되어 있다.



아크릴 차단막도 쳐져있고 좋다..


좋은데 중간중간 커팅된 부분의 요철 때문에 자전거에 충격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덕분에 또 랙팩이 뒤로 넘어가고


넘어가면서 좌우 패니어를 눌러서 패니어가 휠스포크에 껴버렸다.


뒤 따라오던 자전거를 신경 쓰느라 속도를 줄이지 않았더니


결국 이런 사단이 나버렸다.


자전거를 옆으로 최대한 붙여서 뒤에 오던 분을 지나가게 하고


터널 한가운데에서 낑낑내며 랙팩을 떼어내고..


스포크에 말려들어간 패니어를 끄집어 냈다.


고생을 하는 건 상관 없는데 휠에 크게 데미지가 가해진 것은 아닐까 장난 아니게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어떻게 무사히 터널을 통과했다.



랙팩도 제대로 갈리고..


뭔가 짐싸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진해구로 들어온 모양이다.


조금 더 가다가 부산 방면으로 좌회전을 한다.



CU편의점에서 들렀다.



아이스커피를 샀는데, 처음으로 얼음컵을 돈 주고 샀다.


분명히 지금까지는 한 번도 얼음컵을 돈 주고 산 적이 없는데..


충격이었다.



충격의 셀카

가족들에게 카톡으로 보냈더니

여동생이 표정이 왜 그러냐고 놀렸다.


극악의 자전거 도로


울퉁불퉁 오르락내리락


여기서 패니어가 또 한번 스포크에 말려들어갔다.


아 진짜 개짜증났다.


이런 일을 한 번 당하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지긋지긋한 보도블록 구간을 지나서 도로 갓길을 달려서


대발령이라는 고개를 넘는다.


쪼끔 힘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업힐 때문에 고생한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바다쪽으로 이렇게 공단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경상도로 들어온 뒤에 느끼는 것은 평야도 많고.. 공단도 많다는 인상..


지방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런저런 산업이 많이 발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고향은 철도도 비켜지나가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발전이 멈춘지 오래고..


지형 자체가 산이 많아서.. 뭐 큰 강이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물론 그래도 난 내 고장이 좋다.



가끔 이렇게 분기점이 생기면서 고가도로가 형성될 때는 앞의 상황을 잘 보면서


그냥 윗길로 쭉 갈 것인지 아니면 밑으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갈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차들이 너무 쌩썡 달려서 하는 수 없이 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







아까 창원에서 보급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서


사뒀던 햄거버와 사이다를 먹었다.


차들이 쌩썡 달리는 도로 위에서 빵을 씹고 있으려니 참 묘하고 을씨년스러웠다.




이제 딱봐도 엄청난 업힐을 하나 넘어야 하는데..


이 아랫길로 내려가서 해안도로를 통해 달릴 수 있지 않을까 매우 고민했다.


그런데 지도 상으로 도로가 아직 완공이 안 된 듯 보여서.. 그냥 산을 넘기로 했다.


아 다운힐도 제대로 못 즐기는데..






결국 넘었다 넘었어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길가의 장미꽃이 너무 예쁘게 펴있어서 야속했다.



근데 또 앞에 업힐 ㅋ


아 죽여버려 진따 ㅋㅋㅋㅋㅋ


이런 길에서는 천천히 접근을 하다가 차가 안 오는 타이밍에 메인도로로 들어가야 한다.


일본에서는 아예 이런 도로가 아예 없던 것 같다.



으아 업힐 갓길이 너무 좁다 너무 좁아..



(힘들고 짜증나서 사진이 너무 띄엄띄엄하다.)


다운힐 내려와서 


잠시 잠깐 좋은 길이 나왔다.


마른 사람의 오아시스란 다름 아닌 이런 것이다.




드디어 부산 행정구역 입성이다.


아 부산 들어가는 거 쉽지 않다.


아직 30km도 안 달렸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못했다.






쫙 뻗은 다리.


뭔지는 모르겠지만 컨테이너가 많다.


고향에서는 이렇게 컨테이너가 많이 쌓여있는 풍경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거 좀 신기하다.




잠시 후 레알


지옥 같은 길을 지나가게 된다.


보도 블록 다 일어나고..


뇌가 흔들거릴 지경이었다.



하나로마트가 있길래 보급을 할까 하고 접근했는데 영업을 안 한다.


대형마트로 분류되어 쉬는 날인가.....



뭔가 불안해서 다시 짐 상태를 점검했다.


랙팩이 패니어를 압박해서 아랫 부분이 너무 휠에 근접해서 불길하다..


패니어 아랫부분을 꽉 채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신축 건물 통유리에 비춰서 셀카



신마트라는 곳에서 보급을 했다.



보급이라고 해봤자..


물이랑 캔커피..


하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5시 30분


드디어 처음으로 바다를 만났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길에 먼발치에서 많이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대면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길가에 그래피티가 인상적이라서 찍어봤다.


그나저나 그림자를 보니 벌써부터 해가 상당히 기울었다.


스스로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체.. 왜 이렇게 진도가 나가질 않는가?


평속 10km/h도 안 나오는 것 같은데...........?



길이 진짜 좋지가 않다.


원체 좁은 도로에.. 가로수 때문에 자전거 하나 간신히 지나갈 폭이 나온다.


5m 달리고 멈춰서 아장가장 지나가고..


그러기를 무한 반복해서 간신히 여기까지 왔다.



가는 길에.. 또 분기점이 나타나서..


도저히 직진을 할 수가 없어서..


쌩뚱맞은 마을로 들어와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시 빠져나간다.


해 저무는 마당에 마음 급해 죽겠는데 진짜 ㅋㅋㅋ



휴우


강서구를 벗어나서 사하구!


사하구에 들어서니 그래도 길이 확실히 확연하게 좋아졌다.


그러고보니 여기가 부산하구둑!?


어제 창원으로 안 빠지고 직진했으면 여기로 왔다는 말인가?


오늘 달린 쌩고생길을 안 달려도 되고???????????????


그런 생각이 드니까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다.


뭐 창원에서 즐겁게 캠핑을 했으니 괜찮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들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초큼 어려웠다.




으아 사자상에 진짜 낙동강 하구둑이라고 써있다.


그러고보니 대구에서 만난 부자 일행은 하구둑을 무사히 찍고 돌아가셨을지 궁금했다.


처음 하는 종주길도 아닌 것 같으니 아마도 잘 돌아갔으리라..



이 사진은 왜 찍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림자?


산?


길?


아파트?



아 또 무슨 다리를 건너게 되는구나..


그리고 나는 부산역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대포는 아는 형(BD)이랑 같이 사진 찍으러 가봤던 곳이라 참 또 친근하다.


그쪽으로 해서 목적지인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도를 들여다 봤는데.. 어째 영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직진하기로 했다.


이건 그냥 잘 한 선택인 것 같다.



후달려서 여유가 없어서 그 동안 셀카를 별로 못 찍어둔 것 같아서 황급히 one more






아깐 몰랐는데


이게 좀 더 부산스러운 바닷가 풍경인 것 같았다.


이 다리 건너면 이젠 하단이라는 지역인 모양..


사하구 하단동?


분기점 사거리를 지나갈 때 보니


터널 부근 잔디밭에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막걸리(생탁)를 여러병 까고 계셨다 ㅋ



6시50분


엄청난 속도로 해가 진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가느라 이것 참 속도가 안 난다.




CU편의점을 또 만나서 보급


이미 해는 다 졌다.


해 지기 전에 도심으로 좁 접근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이미 글렀다 싶어서 이젠 자포자기


저녁시간도 지나버려서 아이고.. 모르겠다.



샌드위치랑 삼각김밥이랑 웰치스로 배를 채운다.



게스트하우스는 여객터미널 쪽으로 가야 있고..


오늘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부산 초입 길에서 체력을 너무 소비했고.. 손목도 완전히.. 그로기 상태다.


또한.. 게스트하우스에 자리가 있다는 보장도 없고..


이 근처에 뭔가 숙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웜샤워니 에어비앤비니 뒤져봤지만 이쪽에는 딱히.. 없었다.


심지어는 이 근처에는 모텔도 없었다;;




산 많은 동네다.



밤의 도시를 달린다.


어제 창원에서 후달린 경험 덕분에 조금이나마 면역이 생긴 덕분인지..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은데..


체력적으로 힘들다.



대티터널을 지난다.


자전거 도로 있을까 매우 걱정했는데 다행히 있었다.


안민터널에서의 악몽 때문에 짐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많이 되었다.


여기도 커팅 구간마다 요철이 있어서 힘들었다.




짐이 걱정되서 자전거를 세웠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로드라이더가 계셨다.


너무 급정거를 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하니까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면서 쿨하게 지나가셨다.


확실히 자전거 타는 사람은 자전거 여행자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해주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그리고 무사히 터널을 통과해서..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는데..


역시 인도턱 마다 자전거를 멈췄다가 다시 가야 하는 바람에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접촉 사고가 나서 뭔가 웅성웅성하는 모습을 봐서 마음이 더 심란하기도 했다.




밤이 깊었는데 숙소에 들어갔다는 연락이 없으니 걱정이 되어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나도 답답하고, 어머니도 걱정이고..




8시30분~9시



그런데 가다가.. 보니


아까 편의점에 앉아서 찾아봤던 모텔을 만나게 되었다.


이름하여 W모텔


크게 한 번 한 숨을 내쉬고 고민을 했다.


손목 상태도 이젠 한계에 이르렀고..


어제 캠핑을 했으니 휴대폰이나 배터리팩의 배터리도 거의 다 소모가 된 것이고..


오늘은 반드시 숙박을 해야 하니.. 여기서 자자,라고 결단을 내렸다.




모텔 주차장인 줄 알고 들어갔더니..


옆에 있는 맨션 주차장이었다;


이 모텔에는 딱히 주차장이 없는 것 같았다.



하는 수없이


돈과 카메라가 들어있는 핸들바백만 떼어서 들고 올라갔다.


3층 카운터에 마르고 안경 쓴 아저씨가 계셨다.


하룻밤에 4만원.


자전거 들여놓는 것도 괜찮다고 하셨다.


무겁지 않겠냐는 말에,


"아뇨 이 정도는 뭐 괜찮습니다."라고 했다.


정말, 길에서 똥 줄 타는 고통에 비하면 무거운 짐 잠깐 드는 건 아무 것도 아니다.








낑낑대며..


일단 한 번 짐을 올리고


다시 내려가서 자전거를 올렸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안전하게 나의 보금자리로 자전거를 옮겨둘 수 있으니 참 좋지 않은가.




참으로..


맥이 빠져서..


옷도 벗지 못하고 침대에 앉아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TV에서 나오는 소리와 영상이 참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하루 종일을 바깥에서 헤메다 순식간에 어딘가 다른 세상으로 던져진 기분이었다.




이대로 계속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숙소를 잡았다고 말씀드렸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아 너무 개운했다.




바로 앞에 편의점이 있었다.


물가가 확실히 좀 비싸긴 했는데 위치가 워낙 좋아서.. 좋았다.


가서 이것저것 먹을 거리를 좀 사왔다.


아까 하단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랑 삼각김밥을 먹었더니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라면에 생탁을 마셨다.


맛있었다.


이거 원 맨날 술을 마시니 어째 술 마시려고 여행을 다니나 하는 생각도 들고 ㅋ


(근데 일본 가면 이거랑 비교도 안 되게 엄청나게 마신다.)




숙소를 구했더니 잠깐 사이에 마음이 이렇게 순식간에 바뀐다.


BD형에게 전화를 해서 장난삼아 부산 와서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농을 던져봤다.


아직 일본 땅은 밟아보지도 못했는데 멘탈이 너무 털려서 힐링이 필요하다고..


대강 그런 사연을 전달하고 어설프게 전화를 끊었다.




TV가 참 재밌었다.


네이버 길찾기 어플리케이션이 데이터를 다 잡아먹어서 데이터 용량을 500메가 정도 더 충전했다.


일본으로 가는 배는 내일 모레 출발한다.


오늘 고생을 하긴 했지만..


덕분에 나에게는 하루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게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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