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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자전거 여행

2015 일본 큐슈 자전거 여행21일. 벳푸-기타큐슈(11시간50분, 120Km, 뜻밖의 고쿠라)

by 통합메일 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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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10일 수요일


오늘은 정말 일찍 출발하리가 마음 먹고 잤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출발할 수 있었다.


제 날짜에 배를 탈 수 있느냐 없느냐!




아침 거리는 한산하다.


(전날 IISO 이빠이 올려놓은 거 모르고 계속 찍어서 하루 종일 사진이 이렇다;)



전철이 되를 가로지른다.


이따금 전철이 지나가서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나도 저런거 타고 싶다.


그러고보니.. 페리를 제외하고는 차라는 타 본지도 오래됐구나..


청주에서 여기까지 계속 자전거만 타고 왔구나.




저 멀리 엄청나게 큰 배가 보였다.


뭐지 저건?


어디로 가는 배지?



실로 거대하다..


혹시 저게 크루즈 뭐 그런 건가?




벳푸에서 기타큐슈 방향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500번과 10번 국도의 두 갈래 길이 있는데..


500번은 벳푸 뒤에 병풍처럼 늘어선 산을 관통하는 코스였기에 (저기 길 꼬인 거 보셈)


어젯밤까진 분명히 500번을 타자고 마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10번 국도로 달려갔다.


500번은 정말 너무 심했다.




기타큐슈까지 111km 남았다.


이찌이찌이찌


햐꾸쥬이찌


내가 맞다면 '고도리'라고 읽는 걸텐데


새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ㅋㅋㅋ



KFC


일본엔 치킨 문화가 없다지..


비슷한 '닭튀김'으로 가라아게가 있는데


후쿠오카 특산물이 가라아게였던 것 같다.



이건 어디서 찍은 거지



저 산이 닳고 닳을 때까지 달린다.


산이 계속 나를 따라잡는 느낌이 다 들었다.


길은 좋지 않다.


누더기 같은 길이었다.




여길 지나서 7시 30분 쯤에 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운전하시는 닛산 무라노가 아이들을 칠 뻔 한 광경을 목격한다.




다들 놀라긴 했지만..


묵언의 눈초리로 그 운전자를 강하게 비난했다.


아이들도 차를 무서워 한다기 보다는.. 원망의 눈초리로 잠시 그 차를 보다가 지나갔다.




보행자 우선이라는 의식이 잘 교육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하지만 어린이 여러분, 차에 치이면 요단강 건너는 건 의식수준에 상관 없답니다; 




여기서 길을 건너서 왼쪽길로



신호 건너다가 신호가 바뀌어서 길 위에 동동 떠있었다.



다시 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10번 국도에 올라탄 기분..


산을 제대로 비껴가고 있었다.


자전거 도로도 제대로 되어 있고..


좋다.. 업힐도 완만하게 길다.


경찰서



바로 앞에 바찡꼬


괜찮나;;


하긴 합법이니까..


가노야의 호텔에서였나..


TV토크쇼에서 한문으로.. "한국의"뭐라고 나오길래 가만히 들어보니


한국에는 카지노가 내국인들에게 허용되지 않고 외국인들에게만 허용되는 외화벌이의 수단이다.


라고 하면서 자국의 도박문화와 관련하여 화두로 삼는 것 같았다.


도박이 국민들과 너무 가까운 것에 대하여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듯


하지만 도박도 안 하면 일본은 정말 너무 심심한 나라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외부자의 시선에 불과한 거게지만.. 해지면 거리에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보니..


무슨 재미로 사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기에..


이 표시는 내가 꽤 강한 업힐을 올라왔다는 뜻이지..



업힐 후 다운힐..


갑자기 자전거 도로가 사라져서..


타이밍을 봐서 건너왔다.


아부나이..



휠만 성하면 쭈우우욱 내려가면 좋을 길



중간에 또 이렇게 길이 사라졌다.


역주행은 절대 안되니까.. 잘 건너서.. 얼른 자전거 도로가 나오길 비는 수밖에..



다시 만난 자전거 도로



아직도 물이 불어 있다.



지뢰가 나오기 딱 좋게 생겼으니 조심하자.



앗 그런데 달리다보니 웬 책이 떨어져 있다.


차들이 자꾸 지나가서 기회를 봐서 얼른 슬쩍 넘겨봤다.


으흠.. 그렇군..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들어있는 잡지였지만..


어차피 다 젖어버려서 쓸 수 없는 잡지였다.











편의점에 들렀다.


<저기 있는 차에 사람이 하나 자고 있는데.. 운전대에 머리를 박고.. 꼭 죽은 것처럼 자서 신경이 쓰였다.>




아침


저 빵이 제일 맛있다.


진리다 진리.


우리나라 소시지빵은 빵의 밀도가 너무 높은데..


저건 빵이 너무 부드러워서.. 소시지가 주인공이고 빵은 거들뿐.. 그런 느낌.


소화도 잘 되는 것 같다.



사쿠라지마의 망령이 아직도 날 따라다니고 있어..


실제로 미야자키까지 도망갔을 때도 화산재가 보여서 경악을 했었다.



현 시각 9시


더워지기 시작했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했으니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타큐슈까지 가야한다!



앞으로 90km


아직 멀었구나..


일본 선거철이라 여기저기에 선거공보물이 붙어 있다.


이따금 확성기를 부착한 스피커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선거유세를 하기도 했다.


시골이라 그런지.. 만화에서 본 그런 대대적인 유세는 목격하지 못했다.



길이 끊어지면 자연스럽게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달린다.


양쪽 다 자전거 도로가 있을 때는.. 지금 내가 달리는 길보다 저쪽 길이 더 좋지 않을까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종종 있었고..



하지만.. 마음을 잡기로..




좋은 길이라고 기뻐하지 않고


나쁜 길이라고 괴로워하지 않는다.


그저 길만 있어다오


어떻게 해서든 나아가리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달렸던 것 같다.





논 진입로를 자꾸 만나서 짜증났던 길


하지만 괴로워하지 않으려 애썼던 길



10시 20분


편의점에 들렀다.


잠깐 들어갔다 나왔는데 전봇대에 기대놓은 자전거가 쓰러져 있었다.


몹시 슬펐다.


카메라 들어있는 째로 넘어가서.. 걱정이 많이 됐는데 다행히 괜찮았던 모양..



우사,라는 마을을 지나는 중이다.


기타큐슈는 직진


우회전 하면 분코타카다라는 반도로 가는 길이다.


레이 게바라님은 해안선을 따라서 거기도 들렀다 올라갔는데..


나는 시간이 없어요~



무슨 신궁..


혹시 이세신궁인가?


아닌데 그건 해안에 있는 건데..


별 관심이 없어서 그냥 패스



우사도 은근히 넓었다.


이게 더 짜증나


끈질기게 이어지는 도시란..



그새 진도를 많이 뺐다.


현재 12시



미치노에키 나카스에 도착했다.


제법 큰 휴게소였다.


느낌이 괜찮았다.





10번 국도가 착하게도 도시를 잘 피해가고 있었다.


덕분에 쭉쭉쭉쭉



훌륭한 도시락이 400엔도 안 하길래 얼른 샀다.


집에 엄마가 자주 해주던 단호박도 있어서 샀다. (비쌈)



자전거는 저렇게 기대두는 게 제일 좋다.


아까처럼 넘어지지만 않는다면..



문 닫으면 저런데서 올라가서 텐트 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2시


여섯번째 스포크가 터졌다.


놀라진 않았고.. 조금 씁쓸한 기분..


분고오노에서의 사토 상이 제법 정성을 다해서 잡아준 건데..


에구 그래도 제법 오래 버텼구나.. 욕봤다..


그렇게 생각했다.


가는 길에 도시 많으니 천천히 고치면 되겠거니 생각했다.




이젠 요령이 생겨서 케이블 타이로 묶지 않고 그냥 저렇게 잘 끼워둔다.




그런데


가면서 고치면 되겠거니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가는 곳마다.. 나를 거부한다.


처음 찾아간 곳은 못 고친다고 했고..


두번째가 여기.. 문 닫음..


세번째도 못 고친다고 했고 (웬 개가 짖어서 깜놀)



일단 가자..


근데 길이 너무 좁은 거 아니니



운전면허 시험장인가 싶다.



좁은 길을 요리조리 힘겹게 올라간다.


길만 있어라.. 가주마..



그러고보니 너 체인점이었구나..


만약 텐트 같은 거 안 가지고 다닌다면.. 구글맵에서 이 브랜드로 검색해서 다니면 안심할 수 있겠다 싶었다.


10박만 해도 50만원이지만.. 나머지는 뭐.. 게스트하우스를 가도 되니까..



휴.. 길 안 좋다 안 좋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어





여기가 제일 짜증났는데..


마을 깊숙히 있는 걸 간신히 찾아갔는데 문닫음


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


포기하고 다음 마을로 간다..



마을 떠나는 길


시간은 4시 반


벌써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학교 끝나고 자전거 타고 돌아가는 아이들과 나란히 돌아갔다.



유쿠하시로 간다.






마을 초입에 있는 샵에 가서 물으니 


이왕표를 닮은 사장 아저씨가 "데끼나이"라고 하셨다.


이걸로 여섯번째 거절..


하지만 앞으로 더 가면 가능한 샵이 있다고 했다.


지도에서 가장 가까운 샵을 보여주니 여기가 맞단다.


거절은 당했지만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물러난다.


"시쯔레이시마시다."



간신히 찾아갔다.


세련된 사이클샵이길래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안 된단다.. 일언지하에 거절..


아 빡쳐..


안 고쳐 ㅅㅂ,이란 생각을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벌써 6시가 넘어가고.. 어째 오늘 고치긴 글른 것 같다.


이 가게 오려고 길도 돌아왔는데..


다시 돌아서 10번 국도를 탄다.



그냥저냥 달릴만 한 길이었다.



빠찡코 주차장이 텅 비었다.


땅 값 엄청날텐데



마쿠도나르도가 있는 쪽으로 길을 건넜다.


내가 달리는 길이 영 아닌 것 같았다.


건널목이 너무 많아.










이게 신칸센인가? 그래서 이렇게 송전탑이 많은 건가?






오후 6시


편의점에서 저녁을 먹는다.


기타큐슈 거의 다 오긴 했는데..


도시로 들어갈 수록 전진하기가 힘들다.


건널목이 너무 많다.


편의점 사진 찍을 기운도 없던 듯



길이 잘 나가다가.. 갑자기 자동차전용도로로 돌변을 한다.


나 참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서 ㅎ


이게 웬 봉변이야



자전거 차별하지 마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또 내려갔다 올라갔다


똥개 훈련 제대로 하네 ㅋ



얼마간은 이런 길로 갔다.



시간으로 따지는 호텔들이 나온다.



우레탄 자전거길


평소 같은 혐오하는데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ㅋ












오후 7시30분


의지와 상관없이 야간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강변을 따라서 얼마간 달렸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여기서 자전거에 라이트를 달았다.



설마 저 산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맞습니다~)



강변 길 좋았는데 금방 끝나고..



이건 뭐지?


대형 마트를 찍었던 것 같은데..


너무 지쳐서 핸드블러 작렬





시모노세키 23km


고쿠라 5km


이때 내가 고쿠라로 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지명인데.. 잘 기억이 안 난다.


게스트하우스 때문에 기타큐슈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얼마 안 남은 거 같기는 한데..


도저히 안 되겠어서.. 물약을 빨았다.



도시가 약간 떠들썩하더라니..


오늘 여자축구하는 날이란다.





약간 한적한 도로가 나와서 차도를 달렸다.


아니 인도가 따로 없는 길이라 뭐..


너무 좋았다.


일본에서의 라이딩 중에 손꼽힐 정도로 좋았다.


달리면서 꼭 기 기분을 적으리라 다짐했다.


이 길 좋았다.


짧았지만



하지만 다시 인도를 타고..


길이 복잡해서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다.



다음날 이 육교로 길을 건넜던가



다리를 건너고..


뭔가 유흥가로 가고 있다는 느낌..


옷감이 적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많다는 느낌적인 느낌




그렇게 헤메다가 결국 도착했다.



이 빌딩


4,5층이 게스트하우스다.


나카미키빌딩?


어휴 정말로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건물 앞에 주차하고 핸들바백만 들고 올라갔다.


아침 6시에 출발해서 현재 시간 9시


쉬는 시간 제외하고 달린 시간만 11시간 50분, 주행거리는 124km, 평속 10.5km/h


초라한 기록이지만.. 30kg에 육박하는 짐을 실은 나에게는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손목은 내일 자고 일어나면 얼마나 아플지 상상도 안 갈 지경이고..


사타구니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4층이 리셉션


전화기를 들고 어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게스트하우스 사장에게 전화가 연결된다.


굉장히 밝은 목소리.. 일본인 치고는 영어가 참 괜찮다는 느낌..


8분 내로 오겠단다.



기다리는 동안 노트를 들여다보니 한글이 보여서 반가웠다.


근데 글씨 좀 잘 쓰지 ㅉㅉㅉ



아 그래.. 저 주황색 A버튼을 누르면 된다.


얼마지나지 않아 까무잡잡한 피부에.. 혹시 필리핀 사람이 아닌가 싶게 생긴 사장이 나타났다.


나이는 30대 중반?


나중에 알고보니 게스트하우스 갑부라고..


오키나와 구마모토 여기저기에 게스트하우스를 가지고 있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큐슈잇슈를 마쳤다는 얘기를 하니까


내 도미토리를 개인실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단다.


땡큐땡큐




되게 친절한데 친절함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활달함?


여느 게스트하우스처럼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시설 사용 안내를 해주고 바이바이


가격은.. 2천엔.. 굿




엘리베이터로 자전거를 4~5층에 보관해도 된다고 선뜻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5층에는 엘리베이터가 안 서는데.. (올라가는 건 안 되고 내려가는 것만 된다.)


꼼수를 써서 5층에 자전거를 올릴 수 있게 해줬다.


되게 노련하다랄까..



이렇게 좋은 구글맵에 리뷰가 하나도 없어서 리뷰를 적었다.



고쿠라 관광을 왔다면.. 많이 의지가 됐을 숙소다.


세탁기도 무료라 너무 좋음.


와이파이 펑펑펑





복도에서 내려다 본 전망..


유흥거리라서.. 단란주점 같은 거고..


앞에 서있는 정장남자들은 기도..삐끼.. 그런 것인듯



이거 기대했는데 내 입맛에는 별로 안 맞는다.



너무 피곤해서.. 편의점에서 초콜릿이랑 맥주를 사다 마셨다.


맥주 안주로 초콜릿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


거실은 일본인들만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나와있었더니..


웬 아저씨가 나와서 말을 걸었다.


18일만에 큐슈일주를 했다고 하니 깜짝놀란다.


(사타곶은 포기했지만요....)


내일 비가 오든 안 오든 후쿠오카로 간다고 하니까 차들이 쌩쌩 달리니 조심하란다.


(자전거 도로 있잖아요??)


가는 길도 오르락내리락이란다.. 


(지금까지 온 길만하겠어요?)


그래도 느긋하게 말벗을 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으니 이번에는 남녀 커플이 와서 깨소금을 털기 시작했다.


라이터를 빌려달라기에 빌려주면서 대화를 시작했는데..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이 남자가 "엇 한국인이세요?"라고 했다.


그 전까지는 영락없는 일본인 커플로 생각했는데 한국말 들으니까 갑자기 의관을 바로 고치게 됐다.


꼬고 있던 다리를 잠시 풀었다 다시 꼬았다.




대구에 사는 총각인데.. 예전에 일본에 놀러왔다가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이 처자와 눈이 맞아 연애를 시작했다고..


이 처자는 이 게스트하우스 직원이라고 한다.


그들로부터 아까 만난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부자인데 검소해서 차가 없다는 것..


저래 보여도 일본인이 맞다는 것.. 등등





그러고보니 일본에 와서 한국인이랑 이렇게 대화를 해보는 게 처음이다.


첫날부터 미국인이랑 다니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본인이랑 술도 마시고.. 정치 얘기도 하고.. 그랬지만


용하게 한국인을 못 만났다.


동포를 만나니 유난히 반가워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다가 


12시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선물로 준 방에서 누워서..


9% 알콜이 들어간 혈관을 몸에 안고


'해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나의 여행을 보면서 그 먼데까지 가서 구경도 제대로 안 하고 달리기만 하고


맛있는 것도 찾아 먹지 않는다고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얻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후쿠오카까지의 70km 뿐..


스포크가 하나 부러졌지만.. 내일 가면서 고칠 곳을 찾아보기로 한다.


불을 끄고.. 이불을 덮고


아픈 손목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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