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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7 자전거 전국반주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8 (7日 석곡-순천)(Bicycle Travel)

by 통합메일 201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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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블로그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과거에 썼던 여행기의 사진들의 링크가 다 깨져서 복원합니다.


<이전 목차>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준비)(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2 (1日 청주-진천-천안)(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3 (2日 천안-당진)(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4 (3日 당진-보령)(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5 (4日 보령-서천-군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6 (5日 군산-전주-정읍)(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7 (6日 정읍-담양-곡성,석곡)(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8 (7日 석곡-순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9 (8日 순천-보성)(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0 (9日 보성-해남)(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1 (10日 해남-완도-제주)(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2 (11日 제주-중문)(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3 (12日 중문-성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4 (13日 성산-제주)(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5 (14日 제주-부산-울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6 (15日 울산-경주-영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7 (16日 영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8 (17日 영천-대구-가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9 (18日 가산-상주-보은-청주)완결(Bicycle Travel)


2007년 6월 17일



자다보니.. 뭔가 좀 차갑습니다.

"아.. 축축하다 축축해.. 비가 들이쳤나..." 하면서 눈을 뜨니 기가 막히게 오늘도 여섯시입니다.

전날 자장면 먹고 않 씻고 자서 그런지.. 온몸에 기름칠이 된 기분이네요.




전날 벗어두었던 쫄바지를 다시 입는 데 역시 빨지 않은 탓인지..

축축하고.. 느낌이 별로 좋지를 않습니다;;



짐을 챙기고는 학교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화단에 뭐 이런 돌탑이 있네요..



동네 형님들의 장난일까요?

저 공익하던 학교에서는 아침에 출근하니까 누가 학교 정문 앞에 여자머리카락을

한움큼 잘라서 소복하게 쌓아놨더라는.. 테러테러..



"우와.. 이게 뭐여!"

허.. 학교에 펌프가 있네요.. 그것도 세대씩이나.. 사이좋게

이 학교 참 돈 많은가 보다 싶었습니다..

또 우리나라 교육이 참 개방적으로 많이 발전을 하나 보다 싶네요.

근데 학교에 이렇게 펌프가 있다는 건 또 보도듣도 못한 거라 솔찬히 충격입니다.




이제 학교를 나와서 순천으로 향합니다.

석곡 마을을 가로질러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순천 이정표는 없는 데..

아무래도 벌교쪽을 보고 가야겠죠?



아싸 이젠 순천 표시가 나오네요.

느긋하게 샤방샤방 밟으면서 갑니다.

아직 7:26밖에 안되서.. 오늘은 순천만때문에 어차피 순천에서 잘 생각이거든요.



근처에 주암댐이 있나 봅니다.

라고 생각하고 옆을 돌아보니..



오..이건가 보네요??

반영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넓게 퍼지는 물줄기도 인상적이었고요.



CPL필터를 챙기지 못한 것이 아쉬워 고글의 편광표과를 시험해봤습니다.;;





07:50


순천이 32Km남았습니다.

두시간? 샤방샤방 달려도 세시간이면 제낄 거리네요. 오전중에 순천 끊겠습니다.



07:52

달리보니 길가에 간이 버스 터미널 같은 곳이 있어 그곳에 화장실이 있길래 들어갔습니다.

씻지 못하는 괴로움에서 이제는 잠시 벗어날 수 있겠네요.

관리가 좀 잘 안되는 화장실이긴 했지만 그래도 물이 나와서 시원하게 세수를 했습니다.



아.. 아주 만족스럽네요.


세수하고 나오는 데 왠 부자(父子)혹은.. 삼촌과 조카뻘?로 보이는 두분이 걸어와서

버스를 기다리더군요.. 여행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아버지랑 여행을 다녔으면..'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하지만 바쁘시기도 하고;; 여행에 별 취미가 없으셔서 힘들 것 같습니다;;

뭐 혼자서라도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는 게 또 어딘가요.



산을 하나 넘습니다.

어제 담양군청에서 공무원 아재께서 가는 길에 쌈박한 오르막이 하나 있다고 하셨는 데

"피식"입니다. 올라갈만하니까 다운힐이네요.

역시 본좌는 내장산 줄기였습니다.



승주라는 곳을 지나가는 듯 합니다.

친구중에 '승주'라는 이름을 가진 놈이 있어서 인상에 남아 찍었습니다.



09:12

여기가 바로 그 승주인데;;

참 친근하면서 낯선 '이-마트'가 보여서 한컷 찍습니다.



한 30분 더 달립니다.

이제 순천 다 와가는 것 같네요.

순천 관찰,체험학습장이라는 데..

50m라면은 분명 저 건물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흉물스러운게 담력시험하기엔 딱 좋게 생겼더군요;; 관리가 안되나 봅니다.



간만에 만난 왕복 4차선 도로입니다.

갓길이 좀 좁긴 하지만서도 반갑네요~



과적단속사무소가 있습니다.

아무도 없길래 미친적하고 한번 무게 재는 데로 통과해봤습니다.

아무 반응없더군요.. 썰렁해서.. 그냥 고고싱 통과합니다.



10:05

드디어 순천입니다. 야호~



사진찍고 보니 옆에 왠 비석들이 있습니다.

별거 아니겠지 싶어서 그냥 가려고 보니.. 열효문이네요?

그것도 세개나?

효자가 많은 동네인가봅니다.



어줍잖은 눈으로 더듬더듬 읽어보지만 중요한 글자들을 몰라서 못 읽겠습니다;;

아무튼 孝碑입니다.






순천에 도착했는 데..

아무래도 너무 일찍 오기도 했고..

일요일이기도 하고.. 점심도 먹어야겠고..





10:24

가다가 그냥 눈에 보이는 맘에 드는, 땡기는 교회로 향합니다.

'순천교회'네요.

저는 성결교단인데 여기는 침례교단입니다.

아 뭐 이런 상황에서 그런건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하하


사진찍고 자전거 묶고 들어갈라고 폼을 잡고 있자니 입구에서 주보나눠주시는

집사님께서 친절하게 자전거 놓기 좋은 장소 안내해주십니다.

화장실을 물어서 일단 아침에 제대로 씻지 못 했으니 최대한 열심히 씻어주고..

머리도 감습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씩 웃으시면서 '샤워햐 그냥~"하시길래

"아 예 하하;;"로 얼버무립니다.




아.. 머리감으니까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고 정말 날아갈 것 같네요.

쫄바지는 위화감을 조성할 것 같아서 쫄바지 위에 반바지를 덧입고 

쫄바지는 살짝 위로 접어서 않 보이게 합니다.



씻고 나오니 아직 예배시간까지는 조금 시간이 남았나봅니다.

로비로 나오니 청년1, 청년2, 30대장년1께서 아까 저를 안내해주신 집사님한테 들으셨는지

청주에서 왔냐고 재차 물어보십니다. 

"하하 예"

겸연쩍게 대답을 합니다.



"청주.. 청주..."하면서 그분들끼리 뭔가 공감대를 찾으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순천이랑 청주는 상당히 머니까요...

저도 순천에 아는 대학교 친구가 하나 있긴 한데.. '상관없는 거 잖아;;'

이런 생각을 잠시 하고 있는 데


청년2께서 "영수형제 알아요? 장영수 형제! 교원대 다니는 데"



아놔.. 이분께서는 청주를 무슨 집앞 텃밭으로 생각하시나;;

아마도 집은 여긴데 청주로 유학갔나보다 싶어서.


"아뇨 모르겠는 데요 하하;; 교원대면.. 음 학교 되게 잘 갔네요~ 교원대 좋지요"

일단 방긋 웃으면서 최대한 상냥하게 말을 돌려드렸습니다.


이번엔 장년1께서

"그럼 이런 여행을 다니는 데 어떤 뭐 신앙적 의미가 있는 건 아닌가?"

아.. 여행을 떠나고 마주한 질문중에 가장 심오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철학이란 것이야 밥을 먹고 응가를 눟는데도 의미를 부여하자면 끝이 없지요.

교인들의 이런 가벼운 철학(?)이나 외적으로 드러나는 신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라.





1."자유를 찾아서, 저의 자아를 만나기 위해서 떠났습니다"
2."언제나 주님과 함께 여행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걸로 해줄까 오늘 여기서 밥도 먹을 텐데 2번으로 할까..

슬슬 짜증나는 데 1번으로 시작해서 토론한번 할까.. 고민이 되는 질문입니다.

하하 시험에 들게 하시네요.






난감하게 3초정도 생각하고 있는 데..

그때까지 싱글벙글 웃고만 계시던 청년1이 나서서

"아~ 집사님 내공을 쌓을라고 다닌 거 아닙니까 내공~"

이라고 무마해주셔서 다행히 무사히 그냥 "아예~ 아예"하면서 자리를 빠져나와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갑니다.



성가대도 겉멋과 속멋이 조화가 잘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교회를 오면 그렇듯.. 우리교회는 이런데 여기는 이렇구나 하면서

비교를 하면서 듣고 하니 시간도 잘 가고 좋습니다.

근데 제 옆에 아무도 않 앉네요;; 눈알을 굴려서 다른 줄을 보니 얼추 두명씩은 다 앉았는 데

마지막까지 아무도 않 앉습니다;; 하긴.. 이 옷이면 냄새가 날만도 하기는 하지요..



설교주제는.. 뭐 주께서는 사람을 큰 그릇으로 쓰시려고 연단하신다..뭐 그런겁니다.

시련에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예배 끝나고 얼른 눈치껏 내려간 후에 사람들 사이에 껴서 양은 본좌급으로

속도는 빛의 속도로 점심을 먹은 후에 조용히 자전거를 꺼내서 이제 또 출발합니다.

맨 처음 만난 집사님한테 인사드리니 보성가는 길이 좀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하시네요.

감사했습니다.



자 이젠 순천만을 찾아가야 합니다.

사진 촬영의 포인트~ 순천만





순천시내 지도를 보고 질러가는 데 순천대학교가 길가에 있어서 기념촬영입니다.

들어가볼까 했지만.. 전주의 악몽이 생각나서 왠지 한시라도 빨리 도심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정문 전경만..



13:56

순천만을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네요.

길도 괜찮은 데.. 생각보다 좀 많이 들어가는 게 참 의외입니다.



14:19

순천만 도착~



정확히 말하면 순천만 생태공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갈대밭 사이로 나무 다리로 길을 만들어서 그곳을 거닐게 만들어놨습니다.

정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생각이 되더군요.




자전거는 입장할 때 있는 다리에 묶어 놓고는.. 삼각대랑 카메라만 가지고 다니면서 셀프 들어갑니다.

이렇게 놀다보니 두가지 난관에 봉착했는 데요.

한 가지는 사방에 다 연인이고 가족들이라.. 많이 외롭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사진으로 보던 순천만은 어디서 찍는 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뭐.. 여기 어디이긴 하겠지요..





이곳에는 이런 게들이 정말 많습니다.

널렸습니다.

하지만 잡아선 안되는 거겠지요?

근데 몇몇 아재들이 장난 삼아서 갈대로 요 게들을 낚습니다.

그리고는 그 풀잎으로 게 다리를 묶어 자녀들 장난감으로 선사하십니다.

기분 아스트랄하더군요..


사진은 삼각대에 카메라 고정한후에 대충 거리를 설정하고 mf로 초점거리 고정후

셀프 타이머로 낚시하듯이 찍은 것입니다. 초점거리 80mm



간만에 전신샷입니다. 이쯤되면 몰골이란 단어가 슬슬 등장해야겠네요.

렌즈 조리개 값이 높아서.. 의도한만큼 배경 날아가질 않습니다.










구경하면서 갑니다~

저 구멍들은 아마도 게들 숨구멍인가요?

어떻게 보면 또 징그럽기도 하네요.


사진 찍고 있자니 오덕이 전신을 감싸고 있는 커플이 지나가면서

"어 칠공주다"하면서 제 카메라를 알아봅니다.

끄응..




작은 순천만을 발견했습니다.

S자 나오네요. 하하;;

'이걸로 끝인가.. 내가 본 사진에는 S자에 배가 막 지나다니던데;; 그거 장난감 배였나;;'

슬퍼질라고 합니다;; 



으음~ 근데 거의 마지막까지 왔다 싶을 정도로 가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14:55

아하..

올커니

그렇구나.

산에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고 거기서 찍는 사진인가보네요.

노을이나 일몰 사진으로 찍어야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일단은 돌아가서

쉬다가 다시 오기로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왠 진사께서 캐논에 28-80L(?)을 끼워서 찍고 계시길래

같은 초행일까 싶어서 "저 혹시 오늘 전망대 올라가실건가요?"라고 물어봤는 데

아니시랍니다. 그래서 "아예"하고 그냥 갈라고 하는 데 잡으시더니

전망대 올라갈꺼면 그길로 가지말고.. 산 뒤로 돌아서 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사진찍는 사람들은 일몰을 찍기 때문에 그걸 찍으면 너무 어두워져서 내려올 수가 없어서

다 그쪽으로 다닌다고.. 그쪽이 빠르다고 그런 좋은 정보를 주셨습니다.

알고보니 댁이 순천이셔서 주말마다 순천만 오신다고 하시더군요.

오.. 부러웠습니다. 하긴 계속 맨날 보면 장관도 그냥 소경이 되겠습니다만..



게토레이1캔, 생수2L, 캔맥주1을 샀습니다. (3.700)

느긋느긋하게.. 야외 의자에 앉아 시간아 가거라입니다.

간만에 여유있네요 이거..



놀이기구 바이크가 혼다제품이군요.

간지대폭발입니다.



16:15

한시간 정도 쉬다가 이제 다시 출발합니다.

이번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자전거도 끌고 갑니다.

다리를 건너면서 보니 배타는 사람들이 있네요.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입니다.



순천만에 왔으니 피똥도 한장 찍어줍니다.

순천까지 참 고생이 많습니다.


(해질녘 가까이 되어서는 전망대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와서 이동하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들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비매너인데 다행히 시간이 늦어서 이전보단 관광객이 많이 줄어서 다행이었어요.)



어떤 아재의 뒷태;;



낑낑대면서 전망대 밑까지 끌바를 해오고 보니까..

자전거 오토바이가 못 다니는 길이더군요..

하악하악;; 어쩐지 사람들 시선이 곱지가 않더라니..


몰랐습니다 ㅠㅠ




아까 그 아저씨가 아르쳐주신대로.. 산뒤로 돌아서 갑니다.

농로를 달려서 눈대충으로 찾아서 가는 데..

어떤 인가를 지날 때였습니다.



"컹컹컹"거리며 개가 크게 짖길래

'아.. 개XX가 엄청 시끄럽네'라고 그냥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 데..

뭐가 달려나옵니다;;





우리 백구.. 묶여있질 않네요........

Free Dog



"끼아아악..." "흐악흐악흐악"

페달링이고 뭐고.. 동공이 커지면서 공포로 호흡이 가빠집니다.

미친듯이 페달을 굴리는 데.. 우리 백구는 바로 옆에서 나란히 달리면서

"쾅쾅" 짖어댑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종국에는 다리를 들고 정면만 주시하고 똑바로 달립니다.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니.. 포기하고 돌아갔군요...





하악하악.. 식은땀 투성이입니다....



시골 마을 골목으로 들어가니..

할머니들 세분이 마당에 모여 앉아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길도 여쭐겸 좀전에 있던 일을 얘기하니..

"그개가 (새)(끼)를 났어 그래서 그려"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길을 여쭈니 방향을 가르쳐 주십니다.

꾸벅 감사하다 인사를 드리고 그 길로 향하는 데..


몇번 페달을 밟아 그분들이 멀어지자.. 뒤에서 곡소리 마냥

'가지마~ 가지마'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니 할머니 한분이 손사래를 치고 계시네요.

얼른 돌아서 되돌아가니.. 그물로 길을 다 막아놨다고 하시네요.



"아.. 그래요?"

개한테 물려 죽을 뻔 했는 데 이거 좀 허탈하네요;

때마침 렉스톤 한대가 들어와서 그 차 앞세우고 같이 길 찾아 들어갔다가 그냥 허탕치고

돌아나왔습니다. 멀리멀리.. 길을 돌아서 그냥 다시 원래 전망대로 돌아갑니다.

괜히 좋은 정보라고 솔깃했다가 먼길 돌아왔네요.



17:12

용암산 전망대 올라갑니다~




여행 떠난 후 처음 하는 등산인데 사뭇 힘이 드네요.

역시 아무래도 자전거 타는 근육이랑 산 타는 근육이랑은 엄연히 틀릴 것입니다.



아주머니들께서도 참 잘 올라가시는 데 역시 힘이 듭니다.

하긴 전 힙쌕에 배낭에 삼각대에 카메라에 2L물통을 들고 올라가고 있네요;;



왜 샀을까 점점 후회가 시작되고 있는 문제의 물입니다;;



오르막길이 예쁘게 계속되는 군요.


뭐 내리막도 있긴 있답니다~


자자 100m만 더 가면 되요.






드디어 다 왔습니다.

그토록 조우하고 싶던 순천만 풍광.. 이제야 만납니다.






히야....

비록 날씨가 희끄무리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굉장한 경치였습니다.

우리나라 같지가 않다랄까요?? 

정말이지 감동이었습니다.




히야....

비록 날씨가 희끄무리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굉장한 경치였습니다.

우리나라 같지가 않다랄까요?? 

정말이지 감동이었습니다.


올라온 보람을 많이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하하. 싱글벙글~

사실 높이는 집 뒷산정도 밖에 안되네요. 그저 짐이 많아서 힘들었을 뿐..

땀이 비오듯 났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지라 얼른얼른 일기에 기록합니다.

꼴에 또 정상이라고 해가 저물어가고 바람이 좀 부니 추워져서 천사깃털자켓을 꺼내 입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진사분들이 많질 않네요. 주말인데.

둘러보니 어느 부부께서 두분다 캐논으로 조준하고 계시길래 외로워서 넌지시 말을 겁니다.

삼각대 세워놓고 폼만 잡고 있기에 여행 7일차의 순천만은 너무 외롭습니다.



"두분 다 캐논이세요?"라는 말로 운을 띄워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이 때는 무슨 낯짝으로 그런 멘트를 날렸던지)

주로 아주머니와 대화를 했는 데, 두분께서는 서울에서 오셨다고 하시네요.

순천에서 '선암사'를 추천하십니다. 자연과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정말로 속세를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는 오는 길에 '수덕사'는 들려봤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런 절이랑 비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 포스가 대단한가 봅니다.


"여행 며칠째예요?"

"예, 7일쨉니다"

"빨리 왔네요.. 근데 사진 찍으면서 온거라면 또 너무 빨리 왔다~"

뜨끔합니다. 그래도 순천만 찍는다고 순천에 하루 눌러 앉는 정성 정도면 그래도 꽤 하지 않나요?

선암사 가는 길을 여쭤보니 그건 설명이 어려우니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대화를 해본결과 아무래도 저보다 굉장히 이곳저곳 많이 다녀보신 분들 같습니다.

처음에 얼핏 '초광각 없다'는 말이 들려서 비슷한 레벨인가 싶었는 데..

고수시네요 하; 오늘 고수 여럿 뵙니다.













얼마간을 그곳에서 머물면서 계속 찍고 찍고 또 찍습니다.

RAW촬영도 많이 하는 지라.. 메모리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간만의 여유.

사악한 미소가 지어지는 군요.



저쪽이 남해안인데.. 날씨가 흐려서 제대로 관측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도 참 섬이 많아 보이네요.






18:43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려고 하고..

이젠 전망대에서 저 밖에 아무도 없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해지기전에 산을 내려가야 하니.. 이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이제 가야겠습니다.


아까 그 부부 진사님들께서 오늘은 날씨가 글러먹었다고 하셨는 데 딱 맞추셨네요.




산을 내려와서..

해질까봐.. 미친듯이 달립니다.

아까 순천만 들어오는 길에 학교를 하나 봐뒀기 때문에 그리로 갈까 합니다.

어둑어둑해지는 농로를 달리자니 이거 왠지 으슥한 기분이 들어 이따금씩 소름이 끼칩니다.



19:44

순천도사초등학교라는 학교군요..

뭐 어쨌든 집에 왔습니다. 휴..




저녁을 않 먹어서 학교앞 슈퍼에서 빵과 음료수를 샀습니다. (2,200)



오.. 콸콸콸콸 물이 잘 나오는 군요.

빨래도 하고.. 다리.. 상체 팔.. 머리.. 엉덩이;; 뭐 거의 샤워 한다는 수준으로 문질러 줍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사람 마음 참..



아 생각해보니 어제 담양에서 석곡 가는 길에 사고 패니어에 쳐박아놨던 도너츠빵이 생각나서

꺼냈습니다. 이 정도면 뭐 저녁 정도는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놀이터를 찾아서 텐트를 쳤습니다.

모래밭인데.. 모래가 너무 많아서 조금 그러네요. 자전거는 비 맞지 않도록 지붕 밑에..

아무래도 주변에 물이 많으니까 모기도 많은 지라.. 오늘따라 더 신경써서 빛의 속도로

텐트로 들어갑니다. 텐트안에서 빵과 음료수를 먹고 일기도 쓰고~


순천은 '시'라서 그런지 일단 라디오는 잡힙니다. 휴..

오늘 하루도 즐거웠고 수고했네요. 하하


잘라고 하는 데 근데..

"끼익.. 끼익"소리가 나네요..

아놔...




그냥 잘까.. 말까... 잘까.. 말까..


그래도 궁금해서 지퍼를 열고 빼꼼히 밖을 내다보니..

저쪽 그네 있는 데서 들리는 소리네요.. 아씨..

학교가 가로등도 없이 정말 어두웠는 데 어느 간큰 아낙께서 그 어둠속에 그네를 타시나;;

또 마음 한켠에서 떠오르는 학교 괴담 시리즈에.. 

"저 혹시 귀신 아니신가..요?"

라고 살짝 큰 소리로 외쳐봅니다.

못들었는 지 반응이 없습니다.. 계속 그네만 감질나게 타고 있습니다.

"아닌가.."


뒤적뒤적거려 캣아이 530라이트로 그네쪽을 비추니까 LED특성랑 집광성이 좋아서

멀리까지도 비춰지네요. 빛이 비춰지니까 움찔하는 게.. 반응이 있습니다.

귀신 아니네요.


"아 죄송합니다. (귀신인 줄 알았어요)"라고 말씀드리고는 다시 지퍼를 닫고 들어왔습니다.


근처 논에서 와글와글 개구리 아들 손자 며느리 노랫소리가 점점 귀에 익어가면서

잠이 듭니다.


이제 8일째 밤으로..


주행거리:63.80
주행시간:약4시간?
평균속도:약15.19
최고속도:55.17
누적주행거리:607.17

사용금액: 5,900
잘못하다가 주행시간이랑 평속이 날아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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