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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07 자전거 전국반주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2 (11日 제주-중문)(Bicycle Travel)

by 통합메일 201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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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블로그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과거에 썼던 여행기의 사진들의 링크가 다 깨져서 복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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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준비)(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2 (1日 청주-진천-천안)(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3 (2日 천안-당진)(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4 (3日 당진-보령)(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5 (4日 보령-서천-군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6 (5日 군산-전주-정읍)(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7 (6日 정읍-담양-곡성,석곡)(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8 (7日 석곡-순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9 (8日 순천-보성)(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0 (9日 보성-해남)(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1 (10日 해남-완도-제주)(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2 (11日 제주-중문)(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3 (12日 중문-성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4 (13日 성산-제주)(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5 (14日 제주-부산-울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6 (15日 울산-경주-영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7 (16日 영천)(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8 (17日 영천-대구-가산)(Bicycle Travel)

[자전거여행]2007년 할짓없어서 다녀온 전국반주(全國半走) #.19 (18日 가산-상주-보은-청주)완결(Bicycle Travel)





2007년 6월 21일




06:25

평소처럼 번쩍 눈이 떠집니다.

어제 2시 30분에 잤으니 4시간 밖에 않 잔거긴 한데.. 

그래도 뭐 몸이 피곤하다거나 그런건 없군요. 아직 전날 술 먹은 잔향이 좀 남은 것 외에는요

일단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옵니다.

생각외로 화장실 시설이 좋아서 또 오래 앉아있다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과연 비가 않 왔군요.

찜질방 갔으면 땅을 치며 후회할 뻔 했습니다.

오늘은 어떨지 좀 기대가 되는 데 지금으로 봐서는 뭐 비 올일은 없을 듯 합니다.



어기적 어기적 쉬엄쉬엄 텐트를 걷고 있자니 나머지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군요.

앗흥~ 제 텐트는 접는 것도 참 좋지 말입니다.

두 사람도 화장실에 가서 아침 세면을 마치고 돌아옵니다.



좀 더 밍기적 거리다가 7시 30분 쯤 출발합니다.

당초계획대로 서쪽해안도로를 타고 가다가 중문으로 빠지는 직진코스로 접어들기로합니다.

아~ 해안도로 참 차도 없고.. 바다는 군데군데 얼룩진 것 처럼

그 말로만 듣던 에메랄드 빛깔 바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을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부산 행님이랑 막내는 계속 좋다 좋다 연발이고요.



길 가다보면 이런 해안에 해녀분들을 솔찬히 많이 뵐 수 있습니다.



사진찍을 결 쉬어갑니다.

제주도는 자전거 도로가 참 잘되어 있는 것 같네요.

뭐 차도에 차도 잘 않다녀서.. 차도로도 많이 다니게 됩니다.



여행에 벗이 있다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삼각대가 없어도 전신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훈훈한 촬영의 미학이 떠오르는 군요.






정말 훈훈합니다.

하하하.



형님 사진 하나 박고요~

이제 또 출발합니다.



해안가에 볼 곳이 너무 많아서 자꾸자꾸 쉬게 되네요.

왠지 시간에 맞추어서 적절히 중문에 도착하려면 재낄것은 재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08;40

하하 근데 그래도 자꾸 쉬게 됩니다.

업다운힐이 살포시 반복되는 지형이라는 것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걸까요?

그래도 해남에 비교하면.. 제주도는 꼭 로드 타이어 끼고 달리는 기분입니다.

아.. 지옥의 해남..

발업잔차형도 해남땅은 맞바람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고 하시네요.




자연 생태를 관찰중이신 발업잔차형

충북 땅개인 저는 갯강구를 보고 쥐며느리라고 지칭해버리는 누를 범했군요.

막내는 낚시에 또 일가견이 있는 지 포인트 같은 곳을 지나노라면 낚시 얘기를 꼭 합니다.





와.. 물 진짜 깨끗하네요.

어떻게 이렇게 맑을 수 있을까요?






09:26

오는 길에 마땅한 식당이 없는 지라

편의점을 발견한 우리는 바로 고고싱입니다.

"삼각김밥아 샤릉훼"






참치맛인가? 어떤 삼각김밥을 사면 저 옥수수차가 세트로 공짜입니다.

놓치지 않고 그렇게 구입해주고.. 저는 삼각김밥을 하나 더 샀습니다.

거기에 막내 성민이가 추천한 장라면을 망설임없이 골라주고

공통음료로 쿨피스를 선택했습니다.

세명이 먹어도 나중에 처치곤란이더군요.;; 하악하악





"쥬시쿨아 샤릉훼"

쥬시쿨은 생명수죠.




협재해수욕장이 가는 길에 있길래 

땅개인 저도 들어본 것 같길래..

아.. 그것참 유명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가다가 잠시 쉽니다.



면사무소에 가서 물도 떠왔습니다.

아주 조용히 조용히~

클로킹한 듯이 아주 조용히 물만 뜨고 나옵니다.







11:32

드디어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와우~ 작살나네요.

에메랄드빛 바다에.. 저 멀리 보이는 섬하나..

수심도 완만한 모양인지 아주 멀리까지 사람이 나가있습니다.

이거 굉장한데요?



맑디 맑은 물~

저를 제외한 두 사람은 이미 망설임 없이 신발벗고 양말 벗고 벌써 입수하셨고

저는 망설망설하다가 무좀 치료도 해볼겸 따라서 신발 양말 벗고 입수합니다.



과연 무좀 치료가 될까요??

생명연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난류랑 한류가 소용돌이 치는 모양인지

물속에서도 찬물과 따뜻한 물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마치 어린애 처럼 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ㅎㅎ

8월 초에 친척들이랑 8월말에 졸업여행으로 제주도 또 오는 데

협재 꼭 들려야겠다고 생각을 해줍니다.



해수욕 하고 싶은 데 자전거 여행의 특성상 그게 쉽지를 않은 것에 참

아쉬워하고 계신 발업잔차형





셀카의 달인인 막내 성민;;

연출 같은 경우.. 저는 상대도 안되네요;;

개인적으로 저도 한 연출 한다고 자부했었는 데;

그냥 소심하게 이런 앵글쓰면 괜찮다.. 그렇게 훈수만 뒀습니다;




아~협재

그 말이면 충분한.. 그런 곳입니다.

딴 나라 온 것 같아요~ 후후




"자 어린이들 또 간만에 셀카 시간이예요~"

요런 앵글이 참 괜찮다고 생각됐었습니다만..

버프 땀시 턱이 너무 강조되고.. 고개를 너무 재꼈네요..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 앵글의 단점은 햇빛때문에 카메라를 직시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또 카메라로 햇빛을 가리면 얼굴에 그림자가 져버려요 ㅠㅠ



오오~ 저 섬까지 헤엄쳐가고 싶습니다~

근데 그러다 한번 제대로 떠밀려가면 일본인가요?



으흐~ 좋다

웬지 무좀이 치료된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듭니다.



이제 가야하는 데

신발 신기가 귀찮군요;;

아니 이곳을 떠나기가 아쉽군요;;

정말 텐트치고 하루 조지고 싶습니다만.. 할 수 없죠.



마지막으로 협재를 찍어봅니다.

신혼여행온 사람들도 몇분 보이더군요.



마지막으로 협재에서의 셀카를 찍었습니다.

앗흥~




협재를 나오는 데..

갑자기 그때까진 없던 역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합니다.

역풍.. 후덜덜..

다시 해남의 악몽이 재현될 것 같은 예감에 몸서리를 치게 되는 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신기하게도 바닷물에 소독이 되었는 지 무좀 걸린 발이 상당히 괜찮아졌다는 겁니다.

굿!



13:15

두시간여를 역풍을 헤치고 달렸습니다.

계속되는 완만한 업 다운힐에 다들 지치네요.

역풍 때문에 페달링을 해야하는 다운힐에서는 정말이지 할말이 없어집니다.

한시라도 빨리 중문에 도착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적정선에서 직선코스로

중문으로 가기 위해서 고산방향으로 향합니다.



여전히 포메이션은

따가리샷-발업잔차-막내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뚜르 드 프랑스 마냥 바람을 막아주면서 가야 좋을 것 같긴 한데;;

서로 평속 차이가 많이 나서 간격이 조금씩 벌어진채로 달립니다.



13:26

고산에 도착 하나로 마트에 들립니다.



길앞잡이인 제가 길을 헷깔려하는지라 막내는 길을 물어보러 가고

형님은 양갱과 초코바를 사서 뿌려주셨습니다.

저는 지도보면서 짐을 지키는 막대한 사명을 수행했지요 뭐.. 쳇.. 제길



농협들어가서 길을 물어온다는 막내가 되돌아왔고..

대충 방향은 알겠어서.. 더 확실히 하게 위해

근처를 지나가던 답답하게 생긴 외모의 중학생들에게 중문을 물어봤습니다.

과연 요 학생 요거 답답하게 가르쳐주는 군요;

"고마워요 학생"을 외치면서 그냥 고고고~










아 근데.. 

"차갑~다"

공포의 촉감..

허벅지에 느껴진 물방울의 감촉이 생생합니다.

아닐꺼야.. 내 중추신경계에 버그가 생긴거겠지.. 라고 부정하며

눈동자를 돌려 본 허벅지에는 선명하게 물방을 떨어진 자욱이 얼룩져있습니다.

아.. 



비가 떨어집니다.

즉시 정차해서 각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수처리를 합니다.(고로 사진없음)

저는 배낭에 다시 카메라가방을 넣고 그 뒷편에 땀으로 인한 습차는 것 방지하기 위해

A4용지 한뭉치를 넣고.. 카메라가방 지퍼를 닫고..

위에서 침투하는 습기도 막을겸 힙색도 보호할겸.. 힙색을 배낭 위쪽에 넣고

배낭을 닫고는 홍성-보령 코스에서 얻었던 김장비닐을 씌워줍니다.

패니어에는 그냥 계속 항상 주욱 비닐을 씌우고 다녀서 딱히 필요가 없군요.

지도나 비닐봉지에 넣어줍니다.

체온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방풍자켓도 입어주고요.

발업잔차형도 방풍자켓입고, 패니어에 방수천 씌우십니다. 간편하게~ 유후

어찌나 부럽던지.. 다음에 여행갈땐 꼭 패니어 가져가렵니다.



막내는..

그냥 고고싱;;

젊군요.. 



15:52

마땅히 비 피할곳도 없는 지라..

그냥 사력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버스 정류장이 나오면 쉬어줍니다.

다들 그냥 '망연자실' 쿨럭쿨럭..

중문은 언제 나오려는 지..

할말이 없어집니다.



그냥 아까 협재에서 민박잡을 껄 그랬나 하는 생각들이..

모두의 머릿속에서.. 말만 안하고 있지.. 돌풍처럼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피똥 고생하네요.

계속 고생해~ 피똥



이런때 셀프 놓칠 수 없죠.

버프는 고글에 습기가 차서 내려버렸습니다.

우중라이딩 계속하다보니까 할만하네요.







비도 많이 오는 데.. 점심도 않 먹었는 데

저런데 들어가서 밥 먹고 싶은 생각도 나고요..

발업잔차형은 자전거 산 이후로 자전거에 비 처음 맞히신다는 데..

가슴이 찢어지실 것 같습니다.



도로엔 뭔놈의 공사도 참 많이 하는지라.. 갓길도 부족해서 힘이 듭니다.



그렇게 정류장에서 한참을 쉬는 데..

위쪽을 보니 이런 전단지가 붙어있습니다.

"서귀북초등학교 양지승을 찾습니다"라는 내용이었는 데요..


'양지승'..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같아서 계속 바라보면서 되뇌어봅니다.

그러다 불현듯 머리를 딱 스치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어린이.. 그 유괴되서 살해당한 그 어린이군요;;


형과 동생에게 이야기를 하니까 모두들 놀랍니다.

마치 살인사건 현장에 있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군요.







이후로 중문까지는 쉬지 않아서 사진이 없습니다만..

미친듯이 달리다가 마지막 다운힐이 있습니다.

좀 긴데.. 또 취향이 다운힐에서 미친듯이 쏘는 체질이라서..

근데 비오는 제주는 또 안개가 장난이 아닙니다.

따라서.. 쏘는 데 갑자기 교차로가 나오네요?

"아차"

ABS섞어가면서 미친듯이 브레이킹입니다.

하지만 결국엔 교차로를 건너면서 서버립니다;;

아마 그때 차가 왔으면.. 후덜덜..




뒤에 아직 두 사람이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안전하게 세우고서는

허겁지겁 달려가서 팔을 흔들면서 정지신호를 보냅니다.

제가 많이 쏘기는 했나본지.. 한참 있어야 내려오네요.

근데 안전하게 브레이크 잡으면서 내려왔나봅니다.


결론적으로 저만 막장이군요.




중문으로 향하다보니

중문 관광단지랑 그냥 '중문'이랑 갈라지는 곳이 나오길래

노점에서 한라봉 파는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그냥 '중문'으로 가야한답니다.



그냥 중문으로 향해서 갑니다.

인도가 나무네요.





일단 제가 먼저 치고 달려가서 찜질방을 물어서 위치를 파악해놓고 기다립니다.

유력한 식당(제가 먹고 싶은)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곧 오네요.

찜질방 찾아놨으니 밥 먹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두루치기하는 식당이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두루치기를 시킵니다.

사장님께서 가게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시군요.

양이 많아서 호텔 연수받으러 온 학생들도 보통 여기 많이 오고..

여행객들한테 소문도 나서 여기 많이 오고..

하면서 손수 익혀주시기도 합니다.


맛은 '두루치기'입니다.







(마지막 사진)

밥도 비벼먹습니다.

하악하악..

사실 생각해보니 정말 참말로 오랜만에 먹는 밥이라서..

밥알 씹는 기분이 뭐랄까.. 낯설다랄까요?

소주도 1병 해치웠습니다. 캬~



막내가 계속 분위기를 띄워주는 지라 비를 홀딱 맞은 상황에서도 

공기가 침체되지 않고.. 사장님하고 농도 통하고 역시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네요.

근데 결과적으로 나중에 추가 공기밥 값 않 받을 것 처럼 말씀하시더니 다 받으신다고

많이 서운해하던 막내였습니다. 토닥토닥




저녁을 먹고 나와서 이제는 찜질방으로 향합니다.

중문에 하나 밖에 없는 찜질방인가 봅니다.

중문들어와서 천제연폭포 지나서 쭉 더 들어와서

패밀리마트랑 농협이 좌측길건너에 보이면 거기서 우회전하는 곳인데..

자전거를 탄 우리 3인이 건물 앞에 당도하자 노련한 제스쳐의 사장님께서

자전거는 저쪽 창고같은 곳에 묶어두라고 알려주십니다.

근데 이거 뭐.. 훔쳐가기 딱 좋은 그런 분위긴데.. 

찜질방 건물에 놓을 곳이 없을 것 같긴 해서.. 일단은 잘 묶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물쇠를 총동원해서 묶습니다.


짐들을 다 분해해서 3층에 위치한 찜질방 올라가는 데.  스트롱맨이 되는 기분입니다.

요금 7,000


올라가면서.. 옷을 벗으면서 빨래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아직까지 찜질방에서 빨래를 한 적이 없어서 말이죠.

형한테 넌지시 여쭤보니까 "눈치봐서 그냥 어떻게 해야겠다" 하십니다.

아하.. 저도 그래야겠군요.




샤워하고나서 두리번두리번거리니까 발업잔차형은 빨래하고 계시고

막내는 수면 의자에 누워 자고 있습니다.

저도 얼른 빨래감 가져와서 발업잔차형 옆에 앉아 빨래를 합니다.

때밀이 아저씨가 노려보긴 하지만.. 그래도 여행지라서 그러려니 눈감아주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빨고 있는 데.. 갑자기!



건너편에서 한국말의 미학인 된소리 발음이 무성한 문장들이 들려오네요.

"Who sad?"보다 심한 것들요.


빼꼼히 얼굴을 내밀어서 보니..

때밀이 아저씨가 욕을 하면서 뭐 대상없는 분노를 분출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우리 때문에 그런가 하고 다가가니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곳에는

두 대야분량의 빨래들이 비누와 범벅이 된채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a@*(YDIFAK@(P*HFA 이거 당신들꺼 아냐!?"


발업잔차형은 벌써 빨래를 마쳤고 나는 빨래중이고,  막내는 자고 있는 데..

막내가 빨래감 가지고 나오는 건 못 봤는 데.. 그래서


"예? 뭐 이거 우리꺼 아닌거 같은 데요?"

"정말이지 그럼 이거 다 갖다 버린다!?"라고 무섭게 말하길래



좀 자세히 봤습니다.



보니까.. 비누거품사이로 막내의 구멍나고 젖은 운동화가 얼핏보이네요."


"끙...."

"아 이거 저기 자고 있는 친구꺼 같은 데요"

"오라고 해봐"


이건 뭐;; 우리게 맞다고 된 이상 어찌 발뺌할 도리가 없네요

자고 있는 막내를 톡톡 건드리며 기상을 유도했지만 피곤한가 봅니다.

그래서 다시 아저씨한테 가서

"아 아저씨 그냥 저한테 말하세요" 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냥 기다렸다는 듯!!!!!


"이 사람들아 여기 사람들은 여기서 팬티도 못 빨게해 응!?"
"여기 사람들은 여기서 팬티도 못 빨게 한다고"


멍~해집니다.

아놔.. 여기 사람들은 집이 여기니까 목욕탕까지 와서 팬티빨 이유가 없을 것 같은 데

그런 논리를 주장하시는 이유가 납득이 않가서 납득용량을 초과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 뭐라고 하시는 근거를 한번 귀담아 들어보니..




'사람들 다 왔다갔다 하는 데 다가 이렇게 빨래감을 뿔려서 늘어놓고 있으면

어쩌냐.. 여행객이라 눈감아주려고 해도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


듣다보니.. 여행객들한테 많이 시달린 모양인지.. 그네의 지긋지긋함이 와닿습니다.

뭐 결국엔 알았다고 빨리 치운다고 주의주겠다고 하고선 대충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한숨 푹쉬고 곤히 잠든 막내를 한번 쳐다본후에 저는 빨래를 계속합니다.

제것을 다 빨고 막내것도 같이 빨아버립니다.

꼭꼭 짜고.. 신발은 바깥에 신발장쪽에다 뒤집어 놓습니다.



탈의실로 나가서 형한테 빨래 어떻게 말리실꺼냐고 여쭤보니까

일단 수건으로 감아 가지고 나와서 옷걸이에 걸어서 비어 있는 사물함에

걸어서 말리기로 합니다. 오.. 굿아이디어..



옷을 다 걸어 말리고.. 흡연을 위해서 흡연실로 가는 데 컴퓨터 하고 있던

때밀이 아저씨가 흠칫 놀라시는 것 같습니다.

흡사 발자국 소리만 나면  반사적으로 Alt+Tab을 눌러대는 소년의 환영이 보인 것 같아서

뒤쪽에서 몰래 흘깃 보니 한게임 맞고를 하시는 군요.

누군가가 지나가면 바로 네이버..


"아하"

한 15번쯤 부지런히 왔다리 갔다리 해드리면서..

뭐 전화도 하고.. 하면서.. 재미나게 해드렸습니다.

Alt+Tab도 아니고 마우스로 화면전환하시는 건데 제법 상당히 빠르시더군요.

뭐.. 아까의 복수라고 해두죠;; 찌질한 복수;;



막내 감기걸릴라 깨워서 같이 먼저 올라간 형을 찾아 찜질방으로 올라갑니다.

이곳 찜질방은 여기저기에 음식물 반입금지가 써붙여져있습니다.

심지어..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는.. 근데 가짜인 것 같습니다.



역시 우리 막내 활동적 행동파!!

막내는 참 기상천외한 준비물들을 가져왔는 데.. 그중 참 대단한 것이

캠프 파이어를 위한 석유와.. 미숫가루.. 뭐 등등입니다.


갑자기 미룻가루를 먹지 않겠냐고 권유를 하는 막내..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그래도 뭐 막가자 싶어서 먹기로 합니다.

설탕이 없는 우리 막내는.. 주무실라고 하는 찜질방 매점 아주머니께 설탕을 얻는

궁극의 필사기를 선보여주네요...

덕분에 정말 맛있는 미룻가루를 먹고요.하하



코인 컴퓨터에서 생존신고(http://gall.dcinside.com/list.php?id=bicycle&no=46077&page=1&search_pos=-47221&k_type=1110&keyword=%EB%94%B0%EA%B0%80%EB%A6%AC)를 하고.. 이젠 잡니다.

내일은 비가 않와야 할텐데요.

내일 달리게 된다면 1,100고지를 오를 것 입니다.



아.. 1,100....




주행거리: 78.31Km
주행시간:5시간27분16초
평균속도:14.35Km/h
최고속도:47.83Km/h
누적주행거리:918.66

사용금액: 얼추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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